- 닉네임
- 서홍동주민센터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시려면 사진 한 장을 갖고 오셔야 된다고 안내를 해드렸더니 “뭐가 그리 복잡해?? 내가 신분증 주잖아. 그럼 임시로 낼거 떼주면 되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하고 막무가내로 증발급을 요청하시는 것이었다. 배우자 분 사진을 갖고 오셔야 주민등록증 발급확인서를 받을 수 있다고 차근차근 설명해드려도 내말은 아랑곳않고 복잡하고 시끄럽다면서 “등본이라도 떼달라”고 계속 큰소리만 내시는 것이었다. 순간 나 역시도 참지 못해 그럼 원하시는 대로 등본을 발급해 드리겠다고 퉁명스럽게 말이 나와버렸고 민원인의 큰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때 뒤에서 민원인의 내용을 듣고 계시던 계장님이 그 민원인에게
“선생님, 등본으로는 비행기를 탈수 없으니,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사진을 찍고 오셔서 발급신청을 하시면 저희들이 바로 발급해드리겠습니다.”하고 웃으시면서 상냥하게 말을 건네셨다.
그런데 그 큰소리치던 민원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 그래요? 사진이 꼭 필요하면 찍고오쿠다.” 그러면서 가시는게 아닌가. 나도 나름 친절하게 안내해드렸는데 왜 내말엔 화만 내시고 계장님 말씀엔 조용히 수긍하시는거지? 순간 멍해졌다.
가만 생각해보니 정답은 진심을 담은 미소였다. 화난 민원인에게 진정한 마음으로 다가가서 미소로 친절을 베푸니 민원인은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나도 친절하게 설명은 해드린다고 했지만 내 얼굴엔 미소보다는 빨리빨리 업무 처리를 해야 한다는 다급함이 묻어났던 것 같다. 신속한 민원처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건 민원인에게 진심으로 다가가고 정성어린 친절을 베푸는 마음에 있지 않나 싶다. 민원인에게 감동을 전달하고 그 감동을 민원인도 느껴야지만 그게 바로 진정한 친절이고 서비스가 아닐까.
동주민센터 대민창구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하다보면 가끔씩 민원서류 떼주느라고 수고 많았다고 말한마디 전해주시며 고맙다고 커피 한잔을 뽑아주고 가시는 고마운 분들도 많다. 그럴때면 ‘아 내가 베푼 친절이 민원인에게도 느껴졌구나.’하는 뿌듯함과 함께 민원담당자로서 보람을 느낀다.
화난 민원인도 웃게 만드는 미소의 힘!
그게 바로 마음과 마음으로 전해지는 감동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서귀포시 서홍동 현선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