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자주 하셨던 말은 ‘말은 요구리 똥은 싸구리’였다. 3.1 운동이 일어나던 해에 태어난 할머니는 평생 학교 문턱 근처에도 가보지 않으셨다. 어쩌다 ‘테레비’ 뉴스를 보시다가 ‘말은 요구리 똥은 싸구리’라고 하시면, 추임새처럼 쯧쯧 혀 차는 소리가 이어졌다. 말만 번드르르한 누군가가 마음에 안 드실 때면, 주름 가득한 이마를 찡그리면서 ‘말은 요구리 똥은 싸구리여’하고 혼잣말을 하시곤 했다.격투기 선수가 링 위에서 몸이 먼저 반응하듯, 래퍼가 라임을 맞추듯, ‘말은 요구리 똥은 싸구리’. 애면글면 키운 자식 데려
시나브로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이제는 나이를 숨길 수 없는 시인들이 세상을 떠난 고인을 기리기 위해 토요일 저녁 제주문학의 집으로 향했다. 문충성 시인(1938-2018). ‘제주바다’의 시인이자 제주작가회의 초대 회장을 지냈던 고인의 1주기를 맞아 후배 문인들이 연 조촐한 추모의 날이었다. 1년 전 시인의 부음 소식을 듣고 그와 친분이 있던 몇몇 문인들은 서둘러 뭍의 장례식장에 가려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항공권 전부가 매진이었다. 건널 수 없는 바다가 원망스러웠다. 제주 출신으로 시인의 투병을 옆에서 지켜봤던 김진하 시인 편
# "과정이 없는 정치는 국가폭력"‘60일 지정생존자’라는 드라마가 화제다. 원작은 미국 드라마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료들이 테러로 사망하면서 갑작스럽게 대통령 권한대행이 앉게 된다는 ‘미드’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다. 미드에서는 정치드라마가 꽤 인기 있는 장르다. 웨스트 윙,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드라마가 제법 있다.한국에서는 오래 전 MBC에서 했던 공화국 시리즈가 있다. 1981년 제1공화국을 시작으로 해서 2005년 제5공화국까지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정치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
폭염만큼 뜨거운 제주 지역현안대화는 사라지고...거친 비판만공론화 요구 외면하면 "제주 정치 사망선고"현안 산적...도지사는 개인 방송에서 '꽃중년 놀이' 폭염만큼 뜨거운 지역 현안문제연일 뜨거운 폭염이다.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더 뜨거운 제주다. 제2공항이 그렇고 최근 현직 이장이 주민 총회 없이 사업자와 상생협약을 맺은 제주 선흘 동물 테마파크 역시 폭염만큼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다. 제2공항과 관련해서 공개 토론회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여전히 공론화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갈등은 쌓이는 데 해결 노력
조례 개정안 상정 보류...민주주의 기본도 무시제주도보전지역 관리조례 개정안 상정이 무산됐다. 조례 개정안 발의부터 거센 논란이 있었던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조례 제·개정은 지방의원의 권한 중 하나다. 지방 의원이 제출한 조례 제·개정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조례 개정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입법권 침해다. 이번 제주도의회의 조례 개정안 상정 보류는 의회 스스로 자신의 권한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한다면 반대 토론을 하면 그만이다.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을 본회의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7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직인 원희룡 도지사에게 패배한 지 8개월 만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문 이사장의 취임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이미 지역 정가에서는 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이 JDC 이사장에 낙점될 거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재선 도의원에 도의회 의장까지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알려진 문 씨의 행보는 관심일 수밖에 없었다. 현직 프리미엄에도 원희룡 지사는 조심 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20일 제2공항 담화문 발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20일 오전 담화문의 핵심은 제2공항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며 국토부가 세운 기본계획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부적절한 발표시점원희룡 지사 담화문은 바로 전날 제주도의회에서 제2공항 절차적 정당성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직후에 발표됐다. 도의회 김태석의장, 김경학 의원 등은 제2공항과 관련해 국토부의 일방적 강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아서 논란이 됐다. 도의회가 팩트 체크를 제대로 하지
꼼수다. 막무가내다. 공개토론회를 제안한 것은 국토부였다. 지난 22일 기본계획 용역 착수보고회가 열릴 때만 해도 국토부는 자신만만했다. 김용석 항행정책관은 “(공개토론회)는 저희가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주는 격”이고 했다. 제2공항 반대대책위 주민들과 관계자들에게 “여러분 주장이 얼마나 허약한 지 알려질 것”이라고 거들먹거렸다. 국토부는 14일 기본계획 수립 용역 도민설명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설명회 하루 전에 일방적으로 결정된 설명회다. 반대 주민들의 논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주겠다고 큰 소리쳤던 국토부였다. 설
제2공항, 토건 적폐 VS 지역 자기결정권의 대결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절차에 착수했다.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에 동의하지 않았던 국토부가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제2공항 기본계획 착수보고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지역주민들의 참석도 거부했다. 착수보고회 참석을 하려던 반대주민들과 반대대책위 활동가들은 이 과정에서 국토부 김용석 공항항행정책관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김용석 정책관은 착수보고회를 연기할 생각도 없고 기본계획 용역
퇴진운동에 내몰린 원희룡 지사국내 1호 영리병원 허가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촛불 집회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당장 15일 오후 5시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 집회가 열린다. ‘의료영리화 저지 도민운동본부’는 이날 촛불집회에서 ‘영리병원 철회, 원희룡 지사 퇴진’을 요구할 계획이다. 영리병원 허가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12일 전국 지부장연석회의를 열었다. 이날 노조는 제주 영리병원 철회를 위한 총력 투쟁을 다짐했다. 광화문 촛불 문화제도 열겠다고 했다. 노조 위원장은 “영리병원 반대 투쟁이
문재인 대통령이 강정을 찾았다. 헬기로 와서 헬기로 갔다. 그 수직의 이동에 강정의 목소리는 가닿지 못했다. 수직과 상승의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당신'들만의 대통령이 되었다.문재인 대통령이 강정 커뮤니티 센터에서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때 주민들의 목소리는 경찰에 고착됐다. "문재인 대통령님 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사과입니까." 강정해군기지 반대 싸움에 앞장섰던 강동균 전 마을회장은 철통같은 경찰의 방어막 앞에 주저 앉았다. 그 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들과 만나 마이크를 잡았다. 대통령과의
블록체인이 뭐길래...원희룡 지사가 블록체인에 ‘꽂혔다’. 지난 8월 30일 원희룡 지사는 제주를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였다. 11일은 블록체인 관련 특별 강연까지 했다. 제주상공회의소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개최한 ‘제주경제와 관광포럼’ 10주년 기념 제100차 특별강연회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대해서 역설했다. 지금까지 원희룡 지사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원희룡 지사가 블록체인에 그야말로 꽂힌 때는 길게 잡아야 3개월 정도다. “저도 잘 모르지만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가 논란이다. 제주도가 이 일대 교통량이 급증한다는 이유로 도로 확포장공사를 실시하면서 수령 30년 이상의 삼나무 수백 그루를 베어내어 버렸다. 제주 비자림로(지방도 1112호)는 2002년 건설교통부가 처음 시행한 아름다운 도로 선정공모에서 1등을 했다. 그동안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일컬어졌다. 이 도로를 배경으로 찍은 광고도 여러 편이다.제주시 5.16도로 봉개동에서 구좌읍 평대리까지 27.3킬로미터 왕복 2차로의 이 도로는 울창한 삼나무 숲과 오름, 목장 지대가 옆으로 펼쳐져 있다. 인근에는 사
몇해 전 개봉한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라는 영화가 있다. 부패한 세관 공무원 최익현(최민식)과 부산 건달 최형배(하정우)가 주인공이다. 이 영화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최익현이 최형배에게 나이트클럽을 인수하기 위해 도와달라고 하자 건달 최형배가 이렇게 말한다. “명분이 없다 아닙니까, 명분이.” 아무리 건달의 세계라도 명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 장면이 새삼 떠오른 건 국제관함식 문제 때문이다. 오늘 26일 저녁 7시 30분 강정마을 총회가 열린다. 총회 결과는 찬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문제는 제주국제자유도시다6.13 지방선거 40일도 남지 않았다. 주말부터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잇달아 열렸다. 선거 초판 판세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예비후보, 무소속 원희룡 예비후보의 양강 구도다. 자유한국당 김방훈 예비후보, 바른미래당 장성철 예비후보, 녹색당 고은영 예비후보가 양강 구도에 도전하고 있다.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도덕성 검증도 본선에 돌입하면 공방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다. 인물, 구도, 정책. 선거의 당락을 좌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끼리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문대림 예비후보의 (주)유리의 성 주식 보유 위법성 논란이 경선의 최대 이슈가 되어 버렸다. 예비 후보 사이에 의혹 제기와 당사자인 문대림 예비 후보의 반박, 그리고 상대 후보의 재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박희수 예비후보는 문대림 후보의 사퇴까지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진흙탕 싸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일면 타당한 견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대로 공방이 계속된다면 원희룡 도지사만 득을 보
31일 제주녹지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펑춘타이 중국 제주총영사의 녹지국제병원 방문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보도자료의 요지는 이렇다. 총영사가 녹지국제병원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고 녹지국제병원 허가와 관련하여 제주도청과 정부와 협의 조속히 개설허가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영사관 및 대사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 제주헬스케어 타운 내에 건립 예정인 녹지국제병원은 2017년 8월 제주도청에 개설허가 신청을 냈으나 5차례나 민원처리 기간이 연장되면서 병원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 조속한 승인허가를 원하는 회사 입장
제주 섬이 다시 꽁꽁 얼었다.24일 제주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중산간을 비롯한 도내 주요 도로가 결빙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24일까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가 낮겠다고 밝혔다. 9시 현재 제주지역은 영하 2.1도, 성산 영하 2.6도, 서귀포 0.3도를 기록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늘까지 눈 소식이 있다고 예보했으며 예상 적설량은 제주도 산간 5-15cm, 그외 지역은 1-5cm의 눈이 쌓이겠다고 밝혔다. 대설 주의보가 발효되자 제주도는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열어 신속한 제설 작업과 비상근무 체
제주 4·3 항쟁 70주년이다. 제주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 진영에서도 70주년 행사 준비로 분주하다. 금기의 언어였던 ‘제주 4·3’이 공론장에서 불려지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제주에서, 서울에서, 장소는 달랐지만 침묵을 강요당했던 ‘제주 4·3’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의 작가 현기영, 을 펴낸 김명식 시인 등은 4·3 진상규명 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제주 4·3의 진실을 규명해온 언론의 역할도 크다. 4·3 연구자라면 누
여의도 발(發) 정치 폭풍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안 대표는 당 대표 직위와 권한을 모두 걸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 당원 의견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바른정당과의 당대당 통합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환영했다. 국민의당 개혁 세력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통합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의 반발은 거세다. 사실상 ‘호남의 적폐’로 몰린 박지원 의원은 분노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던 자유한국당은 곤혹스럽다. 가뜩이나 ‘적폐 본산’의 낙인이 찍혀 지지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