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있는 자유학교 ‘폴케호이스콜레’를 아는가. 폴케호이스콜레는 덴마크 말이다. 우리나라 말로 옮기면 폴케는 민중, 호이는 고등, 스콜레는 학교다. ‘민중고등학교’쯤 된다. 폴케호이스콜레는 학교는 맞지만 국가가 하는 교과과정을 따르는 우리나라 교육 기관과는 다르다. 대안교육운동을 하는 배움터다. 우리나라에 있는 산청 금산 제천에 있는 간디학교나 홍성에 있는 풀무학교가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와 비슷하다.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는 말했다. 국가가 학교와 정신병원을 만들면서 사람들을 억압하는 권력기관이 되었다고. 이 말이 맞는다면 덴마
이 책의 마지막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로 끝을 맺는다. 글쓴이는 동백꽃이 제 목숨대로 피었다 지기를 바란다.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는 3만 명 넘는 사람들이 죽었다. 그때 제주도 사람이 30만 명쯤 되니 열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은 목숨을 달리했다.그들은 고사리 마중을 갔던 택이 아버지요, 잡초를 뽑으러 간다던 식이 큰형님이요, 소 먹일 꼴을 베러 갔던 찬이 할아버지요, 보리 베러 갔던 철이 어머니요, 조를 수확하던 숙이 할머니다. 그리고 치마폭에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 장독대를 밝히고, 빈 돌
사람으로 태어나서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사람뿐 아니라 모든 목숨 있는 것들은 평화롭게 숨을 쉬며 살아야 한다. 1947년 3월 1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는 3만 명 넘는 사람 목숨이 사라졌다. 그 수보다 더 많은 집과 동물과 나무와 새들이 불에 타고 굶어 죽었다.그때 제주도에는 30만 가까운 사람들이 살았다. 열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죽은 것이다. 내가 사는 제주 구좌읍 세화리 다랑쉬오름 옆에 있던 마을은 사람과 집이 모두 불타서 마을이 없어졌다. 제주도에는 그렇게 없어진 마을이 여럿이다. 어머니 아
사람과 강아지와 고양이가 같이 살면 어떤 마음일까. 이 책을 쓴 사람은 같이 살던 강아지와 고양이가 하늘나라에 가도 다시 만나는 꿈을 꾼다. 그곳에서는 서로 먹을거리를 나눠 먹고 이야기도 나눈다. 사람만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우주식당에서는 같이 먹는다. 초콜릿 푸딩, 딸기 시럽이 덮인 치즈 케이크,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다.나도 광복이란 이름을 가진 5살 된 여자 강아지와 산다. 먹을거리를 먹을 때마다 광복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람들은 이것저것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데 우리 집 광복이는 그렇지 못하다. 강아지는 소금이 있는
김종철은 녹색평론사 대표였다. 1947년에 태어나서 2020년에 돌아가셨다. 73년을 살았다. 돌아가신 날이 6월 25일이다. 1950년 6월 25일엔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같은 날이라 돌아가신 날을 잊을 수 없다. 그는 돌아가시기 앞서 몇 달 동안 귀울림으로 힘들어 했다. 비행기 소리가 귀에서 심하게 나서 잘 걷지도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평소에 병원에 가지 않던 분이 병원 치료를 했지만 낫지 않았다. 대신 밤이나 새벽에 가까운 산을 자주 올랐다. 그러면 조금은 괜찮았다고 한다. 6월 25일에도 밤인지 새벽인지 모르지만 산을 혼자
덴마크 나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풍차가 있는 나라. 섬이 많은 나라. 인구가 500만 명이 넘는 작은 나라. 모두 맞다. 나는 덴마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하나는 그 나라에는 핵발전소가 없다. 왜 그럴까. 1945년이 지나면서 덴마크도 경제발전을 하려고 많은 전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아무리 연구를 해도 핵발전소를 만들고 나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기술을 만들 수 없었다. 핵쓰레기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적게는 10만 년, 많게는 30만 년이 걸린다. 지금 사는 사람들이
일본에서 2020년에 나온 책이다. 우리나라에는 2021년 10월에 나왔다. 책 이름이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다. 무슨 뜻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떻게 하더라도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이 제 목숨대로 살 수 없다는 뜻이다. 글쓴이는 말한다.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과 모든 목숨들이 살 수 있는 길은 단 하나라고. 바로 ‘탈성장 코뮤니즘’. 다시 말하면 경제성장을 멈추고 민주공동체사회를 만들라 한다.글쓴이는 마르크스 사상을 새롭게 본다. 사람들은 마르크스가 이루려는 사회주의 사회 역시도 자연을 더럽혀서 경제성장을 일으킨다고 싫어했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16년에 나왔다. 우리나라에는 2021년에 옮겨졌다. 이 책을 읽으면 일본 농촌과 우리나라 농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도 석유와 기계를 써서 농사를 짓고, 풀과 벌레를 죽이는 제초제와 살충제를 뿌려서 농사를 짓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 원인도 똑같다. 두 나라 모두 공업 중심 사회로 가서 그렇다. 농촌에서 살던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니 시골에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서양에서 들어온 근대문명사회를 이루려 했다. 일본은 1868년에 있었던 메이지유신으로 산업 국가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뭘까. 딱 하나만 꼽으라면 땅을 일궈서 먹을거리를 거둬들이는 일이다. 그런 농사 일이 점점 힘들어졌다. 농사물이 싼 값에 팔리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떠나기 때문이다. 지난날에는 농사를 지으면 가까운 장터에 내다 팔거나 이웃끼리 나눠 먹었다. 지금은 바다를 건너서 먹을거리가 오기도 한다. 또 비싼 값을 받고 농산물을 팔기 위해 쌀보리 농사보다는 고추, 당근, 무, 인삼, 귤 같은 환금작물을 심는다. 같은 작물을 해마다 지으니 땅이 기름지지 않는다. 농사꾼이 적으니 온갖 기계로 농사로 짓는다. 기계로
《까대기》는 2019년에 나온 책이다.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까대기’는 택배 회사에서 차에 물건을 내리거나 실어주는 일을 말한다. 국어사전은 창고나 부두에서 노동자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이라고 ‘가대기’를 정의한다.《까대기》는 작가가 스스로 택배 일을 6년 동안 하면서 틈틈이 그린 작품이다. 아침 시간에는 택배 일을 하고 낮엔 만화를 그렸다. 한 달에 80만 원을 벌었지만 방세를 제 달에 낼 수 없자 낮에도 일을 한다. 새벽에 3~4시간 쪽잠을 잔다. 그는 20
살면서 더듬거리며 말을 한 적이 있나요. 저는 있어요. 그것도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있어요. 특히 말을 더듬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저도 조금 말을 더듬었어요. 그때는 감기가 옮기듯이 더듬는 것도 옮기나 싶었지요.이 책에 나오는 아이도 말을 더듬어요. 아침에 일어나 눈에 보이는 소나무, 까마귀, 달을 말하려 하면 입 안에서 맴돌지요. 학교에 가서는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아요. 목과 몸 안에서 많은 말을 하고 있는데 목구멍이 꽉 막혀서 입 밖으로 나오지 않고 얼굴만 점점 빨개져요.아이는 아버지를 따라 강에 가지요. “강물이
1801년, 순조가 11살로 조선 왕일 때 일이다. 순조 나이가 어리다고 순조 증조할머니 정순왕후가 나라를 다스렸다.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 100명 넘게 죽이고 400명 넘는 사람들이 유배를 당했다. ‘신유박해’다. 소설 《난주》는 이때를 그린다.소설 주인공 '정난주'는 유배 당한 정약용 조카다. 정난주 남편 황사영도 천주교를 믿다가 온몸에 수많은 칼질을 하는 끔찍한 아픔을 느끼며 서서히 죽었다. 정난주는 제주도로 유배를 당해서 노비생활을 한다. 젓먹이 아들은 제주도로 오기 앞서 노비생활에서 벗어나라고 추자도에 몰래 떨군다. 어머니
차페크는 1890년에 태어나서 1938년에 죽었다. 48살을 살았다. 그는 체코에서 태어났다. 그때는 히틀러 나치당이 세계를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 차페크 형제는 나치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글을 쓰고 활동을 했다. 나치 게슈타포는 카렐 차페크를 ‘공공의 적 3호’로 불렀다. 그는 1939년 독일이 체코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앞서 폐병으로 삶을 달리했다. 3살 많은 형인 요제프 차페크도 1939년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 6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 죽었다. 이렇듯 형제 모두가 나치 전체주의에 온몸으로 맞서 싸웠다.카렐 차페크는 자신이 쓴
나락 하나에 우주가 있다. 나락은 무엇인가. 벼 이삭이다. 풀 한 포기에도 우주가 있고 벌레 한 마리에도 우주가 있다. 장일순이 한 말이다.그는 1928년에 태어나서 1994년에 죽었다. 67년을 살았다. 그의 말은 2021년 오늘 더욱 빛이 난다. 지금은 자연이 더러워져서 사람뿐 아니라 모든 목숨붙이들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장일순은 잘못된 정권에는 협력하지 말고, 폭력을 쓰지 말고 맞서야 한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장일순은 1960~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서 맞서다가 3년 가까운 옥살
2004년 일본에서 나온 책이다. 17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더욱 빛을 낸다. 왜 그럴까.저자는 자연을 더럽히지 않고 땅을 일구는 뜻을 책에 담았다. ‘짚 한 오라기’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쌀과 보리농사를 지으면 짚이 나온다. 이 짚을 벼와 보리에 통째로 웃거름으로 덮어준다. 물론 땅도 뒤집지 않는다. 농약, 비료, 풀과 벌레를 죽이는 약을 쓰지 않고 땅을 일군다. 그렇게 해도 많은 농작물이 나온다. 글쓴이는 30년 넘게 스스로 땅을 일궈서 그것을 알았다.이 책은 단지 자연을 해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이야기만을 다루지는
‘2050 거주불능 지구’를 읽으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우리가 고개를 돌려도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와 당신들 손에 달렸다.사람이 2050년에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처럼 사람이 살면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으면 2050년에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 사람들은 석탄을 써서 기계를 돌리는 1차산업혁명(1760년~1840년)을 일으켰다. 그때부터 이산화탄소를 지구에 많이 내뿜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지구에 사는 모든 나라들이 땅과 바다와 하늘을 파괴해서 경제를 성장시키려고 애를 쓴다. 지금 세상은 사람
《이방인》. 1942년 알베르 카뮈가 알제리에서 쓴 글이다.그는 1913년 프랑스령 알제리 몬도비에서 태어났다. 알제리는 1830년부터 1962년까지 프랑스 식민지였다. 카뮈 어머니 아버지도 그곳에서 나고 자랐다. 그들은 가난한 삶을 이어갔다. 알제리 토착민들은 아랍인이다. 이슬람교를 믿는다. 카뮈가 쓴 이야기 《이방인》에 나오는 주인공 ‘뫼르소’는 아무런 종교도 갖지 않는다. 그는 아랍인을 죽이고 사형에 처한다. 그에게 벌을 주는 검사 판사를 포함해서 그를 둘러싼 대부분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는다. 뫼르소는 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