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랑교육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동물사랑교사 양성과정과 다회차 교육 프로그램 구성, 교육 책자와 자료 제작과 같은 장기적인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제도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그래서 제주동물친구들(제동친)은 바로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더라도 차근차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교육활동에 집중한다. 참으로 반갑게도 '제주특별자치도 동물사랑교육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올해부터 공교육 내에서 동물보호 교육이 이뤄지고 있나. 지난 몇 년간 정규 교육 과정에 동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과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수험생들의 체력증진과 두뇌활동을 돕는 음식, 임신 기간에 따라 임산부와 태아에 좋은 음식, 각종 암환자를 위한 음식 등등, 먹거리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는 관습이 많다.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개장국, 삼계탕, 소고기국 등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진다. 단백질 보충원이 부족하던 시절의 복날은, 함께 특별한 음식을 먹으며 으쌰으쌰 서로를 다독이며 뙤약볕 속 노동에 지친 동료와 가족들을 격
제주에서 4.3 관련 행사가 열리는 날, 비가 내리는 경우가 유난히 많은 느낌이다. 4.3평화공원에서 4.3 예술축제가 열린 지난 5월 13일 역시 그랬다.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라 아침부터 쏟아진 세찬 장대비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막상 개막 시간이 되자 적당히 분위기를 맞춰주는 부슬비로 바뀌었다. 이내 물안개가 자욱한 풍경은 일부러 꾸밀래도 꾸밀 수 없는 무대 장치가 되었다. 행사의 분위기를 돋우어 주었다. 사실 우리 단체에서 4.3 예술축제에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에서 활동가들 사이에 약간의 설왕설래가 있었다. 현재진
지난 2022년 4월 26일 전면 개정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올해 4월 27일 시행 예정으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에 분주하다. 그간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던 속칭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가 도입되는 점이 눈에 띈다.개정령안에 따르면 보호동물의 마릿수가 개·고양이 기준 20마리 이상인 시설은 보호시설의 명칭 및 주소, 운영자 성명, 보호시설 면적 및 수용가능 마릿수 등을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보호실, 격리실, 사료보관실, CCTV를 설치해야 하며 외부 시설의 경우 직사
“동물보호단체에서 하는 봉사 활동인데, 왜 견주 집 청소를 도와주나요?”사무실에서 꼬박 한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하도리 '꼭지네'. 어느 주말 아침, 꼭지네를 향하는 차 안에서 동승한 봉사자가 물었다. 이런 의문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꼭지네 집 청소가 이날 봉사활동의 주요 목적이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진행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집 청소를 도와준다니. 봉사자로서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꼭지네는 조용한 동쪽 바닷가 마을 하도리에 혼자 사는 어르신이 40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거주하는 집이다. 어르신은 10여년 전부터 마
우연히 식당에서 옆 좌석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개 사육장을 운영하는 분이었다. 이제 더이상 돈이 되지 않아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의외로 요즘은 돈이 되기 때문에 접을 수 없다고 한다. 개 식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때에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개들의 먹을거리로 예전에는 잔반을 '얻어다' 먹였지만 요즘은 잔반을 처리해 주면서 돈까지 받으니 그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생활환경과에 문의를 해보았더니 음식물쓰레기는 시에서 관리하지만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곳들은 개 식용농장으로 보내진다
영영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긴긴 코로나의 터널을 벗어나 드디어 일상 회복이 시작되었다.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코로나로 인해 가장 어려웠던 점 들 중 하나는 모여서 시행하는 대면 교육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제주동물친구들(이하 제동친)은 일상 회복의 첫 걸음으로 회원들과 함께 “동물학대 예방과 근절을 위한 시민 워크숍”을 3회차에 걸쳐 진행했다.창문을 활짝 열어 사무실을 청소하고, 교육 자료를 준비해 두고, 테이블과 의자를 정돈하며 기다리는 짧은 시간. 과연 어떤 분들이 오실까 하는 설렘과 기대 반, 아무도 안 오시거나 지루해하면 어
동물농장이나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TV프로그램을 통해 본 동물보호 활동가의 삶은 참으로 드라마틱 하고 감동적이다. 하지만 동물보호 활동이 늘 거창하고 감동적일 수만은 없는 것. 내 주변의 동물들의 삶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작은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관심을 갖고 실천해 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소소하지만 중요한 동물보호 활동이 아니겠는가.오늘은 흔히 마주치지만 쉽게 나서기는 어려운, 하지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주변 동물의 삶에 대한 관심과 약간의 행동력만 있다면 실천 가능한 작은 팁을 말씀드릴까 한다. 바로 적절한 돌봄을
"제가 선택장애가 있어서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굳이 장애라는 표현을 갖다 붙일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 정도로 '선택'이 힘들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매번 '선택'의 순간과 맞닥뜨린다.구조 중 만나는 선택의 순간은 정말 고통스럽다. 생명과 관련되어 잘못된 선택이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앞선다. 하지만 '선택'해야 한다.티앤알(중성화수술)을 위해 민원 지역에 설치한 틀에 아주 마르고 어린 만삭의 길고양이가 잡혔다. 얼른 풀어주면 좋겠지만 고양이가 있던 곳에 누군가 약을 뿌려 위험한 상황이었다. '선택'해야 한다. 위험을 무릅
산더미 같은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버튼을 누른다. '쏴아' 하는 물소리와 함께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에 행복해진다. 생뚱맞게 웬 빨래타령인가 싶어 의아한 분들이 계실까 모르겠다. 그런데 동물보호 단체 일이라는 게 그렇다. 동물과 마주하는 일 외에도 참 많은 일들을 해야한다. 길고양이 중성화를 위한 포획작업이나 구조작업(보통 한마리 구조에도 열 개 이상의 포획틀을 준비해야 한다.)에 나갔다 온 후 포획틀 세척과 덮개 빨래도 그 중 하나다.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목장갑이나 조끼를 빠는 일도 그렇다. 깨끗한 상태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동물들
“급식소 사료가 떨어져 갑니다.”알림 소리에 확인한 문자 메시지에 가슴이 철렁한다. 제동친에서 운영하는 길고양이 급식소를 수년째 관리해 주고 있는 캣맘의 메시지다.“네. 곧 가지고 갈게요” 답장을 보낸 후 사무실 한 구석에 쌓여있는 고양이 사료를 확인한다. 일단 이번 달에 제동친에서 운영하는 세 곳의 길고양이 급식소에 배달할 양은 감당할 수 있겠다. 그런데, 다음 달은 어쩐담?길고양이 급식소 운영 사업은 제동친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그래서 연초에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예산도 물론 배정한다. 살림이 넉넉하면 고양이 사료와 간식
#캣맘고양이 밥을 챙겨준다. 배가 홀쭉한 고양이들이 불쌍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줘볼까 싶었다. 얼마간 밥을 챙겨줬더니 고양이들 사이에 이 '밥집'이 소문 난 모양이다. 밥을 먹으러 오는 고양이가 한 마리 두 마리 늘어난다. 내 소리를 듣고 냥~하고 나타나는 아이들을 보면 그저 이쁘고 뿌듯하다.그런데 그 중 한 마리가 임신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2~30마리가 되었다. 눈에 뜨이지 않는 애들까지 합하면 개체수를 어림조차 할 수 없다. 민원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료값도 만만치 않다. 밥을 잘 주는 데 아픈 애들은 왜 이리 많은건지.
오토바이 뒤에 줄로 묶인 채 피를 흘리며 질질 끌려가는 백구의 사진을 보고 홀린 듯 제주동물친구들을 찾아가 활동을 함께한 지 어언 4년이 흘렀다. 전력을 다하지 못해 활동가라 자처하기 부끄럽다. 하지만 4년은 짧지만은 않은 기간이었다. 동물 보호 운동이라는 링 위에서, 여러 가지 동물권/동물복지 문제와 씨름했다. 다양한 인간 군상을 겪으며 심리적 에너지를 헛되이 소모하는 듯한 씁쓸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밥도 돈도 안 되는 이 일에 왜 이리 매달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다른 활동가의 푸념이 격하게 공감될 때도 있다. 그간의
폭우 속에 앉아있던 갸날픈 강아지 한 마리가 멈춰 세운 차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니네 집은 어딘데 이곳에서 떨고 있는게냐.' 일단 차에 올라탄 녀석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동물등록 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동물등록 칩 덕분에 주인을 찾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너 잠시 집을 나온 게로구나.'하지만 견주를 만나자마자 들리는 첫마디는 안도의 한숨을 불길함으로 돌려놓았다. " 에휴... 칩은 괜히 해가지고..."일단 못들은 척했다. "비가와서 놀래서 집을 나갔었나
얼마 전 산뜻한 기사를 하나 접했다.이런 내용이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에서 퓨마 한 마리가 어느 날 유유히 사냥을 나섰다. 풀숲에서 먹이감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고양잇과 동물 특유의 침착함으로 숨죽여 한발 한발 다가섰다. 사냥감을 향해 점프하려 발을 내디딘 순간, 철컥하며 앞발에 날카롭고 차가운 통증이 느껴졌다. 아뿔싸! 덫에 걸린 것이다. 발을 빼보려고 애를 썼지만, 덫은 오른쪽 앞발을 점점 파고들었다.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 걷고 또 걸었다. 굶주리고 아픈 퓨마는 국립자연공원에서 결국 쓰러졌다.퓨마는 구조돼 치료를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믿기 어려운 뉴스들. 잔혹하거나 끔찍한 사건의 연속이다. 이젠 사이코패스니 소시오패스니 하는 단어들이 낯설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와 더불어 공감능력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필요한 덕목으로 대두되고 있다. 제주동물친구들은 2016년부터 동물보호교육을 간간이 진행해왔다. 유아기부터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가르치고 바른 인성을 갖도록 하고자 시작했다. 수업 내용과 나름의 커리큘럼을 수정, 보완해 왔다. 초창기였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한 어린 친구의 소리가 들려왔다. "강아지 너무 귀여워. 엄마에게 사달라고 해
이제 음력 설도 지났으니 진짜 2021년이 된 느낌이다. 해가 바뀌며 2021년 2월 12일 자로 새롭게 적용되는 동물보호법도 여러 가지 눈에 띈다. 내용을 찬찬히 살피다 보니 유달리 반가운 문구가 있다.“동물보호법 제8조4항(소유자 등은 동물을 유기하여서는 아니 된다)을 위반하여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 등은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과거에는 동물 유기 적발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었지만, 개정 법률 시행으로 인하여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변경된 것이다. 과태료에서 벌금으로 고작 한 단어가 바뀐 것뿐인데, 실
연초부터 경악할 만한 학대사건이 우리를 분노케 했다. 양천 양부모 입양아 학대살해사건(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아동학대, 노인학대, 동물학대 등은 약자에 대한 학대라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한다. 자신보다 약한 대상을 골라 행하는 가장 치졸하면서도 비열한 폭력이다.학대사건은 신고 후의 처리방식이나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점의 양상이 비슷하다. 첫째, 업무담당자들의 전문성 결여다. 학대가 맞는지,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등에 대한 일차적 판단이 안 된 탓에 정인이에 대한 세 차례 학대신고가 있었지만 간과되었다
최근 제주 지역 집단감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확진자는 물론 자가격리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밀접접촉자들이 감염되거나 자가격리 대상이 되면, 가족들은 생이별을 겪게 된다. 최근 제주에서 부모가 모두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고 초등학생 자녀는 음성 판정을 받아, 어린아이가 홀로 집을 지키게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제주도 보건 당국이 급히 나서 친척이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 19 감염으로 인해 노인이나 어린이, 장애인 등의 취약 계층이 홀로 남겨질 경우 돌봐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꼭 마련되어야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예전과 달라졌다. 구조를 하기 위한 시스템도 많이 마련되었고 시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졌다. 이제는 무작정 구조해 달라는 전화보다는 구조를 도와달라는 전화도 종종 온다. 단체나 타인에게 떠넘기려 하지 않고 스스로 구조를 진행하고자 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구조는 단체든 개인이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개인이 혼자 어려울 때면 단체가 개인의 구조를 도울 수도 있다. 개인의 지원요청을 모두 다 응해줄 수는 없지만, 단체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도울 방법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