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제주대학에서 시간강사로 학생들에게 제주지질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제주'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제주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제주에 거주한다고 반드시 제주를 상세히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삶의 영역을 넓혀주는 길이 된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화산섬이다. 화산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제주대학에는 아직 지질학과가 없다. 누구나 필요성을 말하고 있을 뿐, 관련 강좌도 없고 담당 교수도 없다. 제주의 대학은
4·3의 ‘전국화·국제화’가 다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전국화·국제화’라는 구호에는 제주 4.3 진상규명 운동이 그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역이라는 한계를 온전히 넘지 못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2000년 제주 4·3특별법 제정 이후 진상규명운동과 명예회복의 법제화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동시에 그것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최근 발족한 ‘4·3 진실과 정의를 위한 국제네트워크’는 제주를 비롯한 일본, 미국, 유럽, 대만의 4·3단체들의 국제적 연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4·3의
세계유산국제협약을 준수하지 않아 온 제주도오영훈 도정은 용천동굴하류지역을 원형을 보전하여 주십시오오영훈 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세계자연유산 보존에 큰 관심을 가져 국회에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과 관련된 행사와 도지사 후보시절에도 실질적인 세계자연유산 환경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유산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에 따른 지원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그리고 도민주권의 도정을 펼치겠다며 용천동굴하류 등재와 동부하수처리장의 문제는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가치와 주민의 입장에서 해결하겠다고 월정리 비대위와 마을회의 질의에 대한 답변
늦었지만 오영훈 도정의 출범을 축하한다. 출범을 앞두고 발표한 101개 도정과제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임기 동안 성실히 실행해주기를 기대하면서, 그중 이른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공약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 지사는 임기 2년 내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도민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로드맵과 함께 정책대안으로 5~6개 기초자치단체가 적당하다는 견해까지 밝힌 바 있다.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그 실천 로드맵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왜 5~6개의 기
34년 전에도 제주공항은 포화였던 모양이다“제주공항의 포화로 공군 및 민간 공항 건설은 관광개발에 고무적이다.”“공군기지 설치도 경제적으로 유익하다.”“군사기지의 용도는 한국 공군기지와 민간여객기용일 뿐, 미군기지는 아니다.”성산에 짓겠다는 제2공항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34년 전 워딩이다. 1988년 9월 13일, 모슬포 송악산 공군기지 건설반대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자, 간담회에서 당시 제주도지사가 했던 발언이다.34년 전에도 제주공항은 포화였던 모양이다. 군사 목적을 애써 외면하며 경제적 이득을 강조하던 행정관료의 처지가 딱해
대한민국은 21세기 현재, 윤석열정부체제가 공정을 화두로 출범하였다지만 언론에 드러나는 실상들을 보노라면 기득권이 저지른 전혀 공정하지 않은 비리들로 넘쳐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세상은 공정해야 올바른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이 공정치 못하면 각종 비리들이 판치게 되고 매우 오염된 사회로 전락해 국민들이 살기 매우 힘들어지고 국가 막장 테크를 탈 수 밖에 없다’는 말은 우리사회에서 공정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엿볼 수 있게 한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넘어 자산 불평등으로 대두되는 불로소득의 존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
윤석열 대통령이 6월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라는 말을 하였다. 한때 ‘교육부’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교육의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인적자원을 공급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것이어야 하는가?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청소년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고, 행복지수는 최하위이다.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공부를 강요하는 나라에서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
제주 6·1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타 지역에서 국민의힘의 승리와 대비되는 결과이다. 그런데 제주에서도 예외가 있었다. 정당과는 무관하지만 교육감 선거가 그것이다.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후보를 자처했던 김광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일단 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이번 기회에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교육과정을 돌아본다. 당선자도 IB교육과정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상대적으로 진보후보로 알려진 이석문 후보의 1호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IB정책은 이석문 후보의 낙
‘정치 축제’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제주지역에서 진보의 깃발을 내건 후보들은 단 한 명도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진보정당 득표율은 지난 선거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공고한 거대양당체제에 기반한 여러 요인이 먼저 거론됩니다. 하지만 그 외적 요인들은 이미 드러난 지 오래인 상수입니다. 시선을 진보정치와 진보정당 내부로 돌려 치열한 성찰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제주투데이는 지역 시민들이 직함과 대표성을 내려놓고 자신의 이름으로 얘기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제주지역 진보정치 및 진보정당의 한
잘못된 탄생애당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이었다. 박진경 추도비를 말함이다. 1948년 5월 6일 부임하여 불과 한 달 열흘 뒤인 6월 18일, 부하들의 총에 맞아 숨진 연대장을 추도하는 비석이다.널리 알려진 그의 폭언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는 전임 연대장 김익렬 회고록에 나온다. 박진경의 참모였던 임부택 대위의 법정 증언에서도 이 섬뜩한 취임사는 반복 소개된다.작전 한 달 만에 6000 명을 체포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 1948년 6월 12일) 역시 그의 진압이 무차별적이었음을 암시한다. 미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