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투_볼륨]은 도내 행정과 각 기관의 책임자 급 인사들을 만나 지역 현안과 정책에 대해 묻고 듣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제주의 미래는 마냥 밝은 유토피아일까요, 아니면 어두운 디스토피아일까요. 전세계적인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제주의 미래 전망 역시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지난 10여 년의 시간 동안 급속히 개발된 제주는 그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도 겪고 있습니다. 제주투데이는 이와 같은 기본적인 문제의식 아래, 주요 인사들이 제주의 현안을 어떻게 진단하고 고민하는지 두텁게 묻고 듣고자 합니다. 첫 번째 순서는 강병삼 제주시장입
제주시에 있는 장애인거주시설 중 한 곳이 자체적으로 시설 폐쇄를 결정했다. 그 시설은 종사자와 그 거주시설에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에게 일방 통보하고 제주시청에 폐쇄신청서를 냈다고 한다. 폐쇄 결정과 그 과정 두고 말이 많다.먼저, 관련 사회복지법인이 시설 폐쇄를 안건으로 다룬 회의보고서는 해당 안건에 관련 '백지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도청에 보고된 당시 회의 자료는 다른 안건은 논의 과정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지만 시설 폐쇄 안건은 논의를 하고 결정은 했으나 회의록은 '비공개'라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이 개인정보
아침에 부랴부랴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일찍 법원에 도착했다. 재판이 열리는 302호 법정은 아직 안내 모니터조차 켜지지 않았고, 한 법원 직원은 덜 마른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황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법정 앞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잠시 후, 제주사회를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이번 사건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서 대표가 여유롭게 4층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선고를 앞둔 피고인임에도 연신 웃으며 일일이 호화 변호인단과 서로 덕담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니 화가 치밀어 올라 잠시 호흡이 가빠졌다.제주지방법원 302호 법정 앞 의
1995년, 그 해엔 기억할 만한 몇 가지 일들이 있었다.군대 영장이 날아들었고 다니던 대학은 휴학했다. 활동하던 밴드는 잠정 해체를 했다. 새 일렉 기타를 갖게 됐고 멋드러진 태광 오디오가 생겼다.갑자기 할 일이 없어지자 하루종일 기타를 쳤다. 그러다 지루해 지면 오디오로 음악을 틀었다. 평범하고 수수한 날들이 계속 됐다.주방을 개조한 나의 방은 낮에는 죽은 듯 늘어졌다 밤이 오면 갑자기 활기를 띄었다. 옅은 조명과 빨간색 촛불, 진득한 블루스 음악이 흐르는 뮤직바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러면 기타를 놓고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애월읍에 소재한 구엄초등학교가 6월 1일 자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1930년대에 일제는 공립학교 설립 계획을 추진하여 1923년 4월1일 개교한 사립 일신학교 학생과 모든 문건 및 자금을 수탈하여 구엄리에 학교 부지와 교실을 마련하여 1939년 5월 24일 전라남도 도지사로부터 인가를 받아 같은 해 6월 1일 6년제 구엄공립심상소학교로 통합 개교했다.초등학교령에 의하여 1941년 4월 1일에 구엄공립국민학교로 개칭되었고, 그 후 6·25와 제주 4·3 등 격동기 제주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100년의 연륜을 꿋꿋하게 이어오며
이 책은 2002년에 나왔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옮겨서 나왔다. 지금부터 21년 앞서 나온 책이다. 지금에 와서야 더욱 뜻이 깊다. 우리나라는 젊은 사람들이 혼례를 치루지 않고, 혼례를 치룬 사람들도 아기를 하나 낳거나 아예 낳지 않는다. 또 아기는 대부분 병원에서 낫는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반 넘게 배를 갈라서 아기를 낳는다. 유럽에 있는 많은 나라들은 점점 배를 가르며 아기를 낳는 일이 줄어든다.글쓴이는 말한다. 아기를 낳을 때 기계를 쓰면 아기가 자라면서 거칠어진다고. 또 아기가 서둘러 나오도록 약을 먹으면 아이가 자라
제주의 5월은 아름답습니다. 온갖 꽃들이 아름답고, 새순과 묵은순이 어우러진 나무의 녹색 향연이 아름답습니다. 제주의 5월은 분주합니다. 아름다운 제주를 즐기러 방문하는 사람과, 맞이하는 사람으로 분주합니다. 관광객들이 싱그러운 표정으로 제주의 5월을 향해 첫발을 떼는 곳, 제주공항입니다.하지만 관광객들에겐 낯선 제주민중의 역사가 제주공항 곳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재수의 난으로 대표되는 제주민중 저항의 역사가 새겨진 ‘진터왓’, 일만팔천 신을 영접하던 ‘오리정’, 일제의 정드르비행장 건설 이후 세 번의 철거로 지도에서 사라진 마
(제주도 공공주도 2.0 풍력개발계획의 문제와 해법①에서 이어집니다)풍력자원의 공공성과 공익성의 측면에서 2.0계획은 타당한가?앞서 서술했듯 제주도가 공공주도 풍력개발 투자활성화계획(공공주도 1.0 풍력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제주에너지공사를 사업시행예정자로 지정하면서 지구지정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부여한 이유는 분명하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간사업자의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공공성 훼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 1.0계획은 이를 잘 추진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실제 2.0계획에
([부부해방전선] 흔들리는 당근 속에서 장범준을 보게 된 거야에서 이어집니다.)“사북이다!”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던 그의 목소리와 표정은 급격하게 불행해졌다. 믿거나 말거나 장범준이 썼다던 드럼이 주인공인 그 드라마에는 어떤 반전도 없었다. 제주의 옛날 사람이 포착한 드럼을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할 리 없었다. 사북 인근에서 남편보다 한 발 빠른 구매자가 나타난 것. 그럼 그렇지. 다시 말하지만, 나에게는 그 드럼을 허락할 의사가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그가 현실을 받아들이고 제풀에 지치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는 자꾸
족낭은 종낭이라고도 하는 때죽나무를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때죽나무과의 낙엽 교목이며 줄기는 갈색이다. 우리나라에는 중부지방 남쪽으로 산야나 계곡 주변에서 자생한다. 수피는 매끄러우며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다.5월 중순부터 6월 상순까지 해발 고도가 낮은 산야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차츰 높은산까지 작은 종모양의 꽃들을 잎 겨드랑이마다 흐드러지게 피운다. 귀여운 꽃방울들이 나무밑을 향하여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을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아리따운 소녀들이 은방울 귀고리를 달고 있는 듯하여 매우 귀엽다.때죽나무라는 이름은 작은 열매 속에
‘도시는 누가 만드는가’하는 질문은 ‘어떤 관점에서 도시를 만드는가’하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 이는 소수의 정책 입안자 및 집행자의 능력과 관점도 중요하지만, 성별, 연령, 지역, 계층 등 다양한 사람들의 정책 참여와 요구 반영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에서 정책행위자들이 시민들의 다양한 위치와 요구를 파악하는 것은 필수적인 작업으로, 이는 무엇보다 정책에서 편견과 선입견을 제거할 수 있게 한다. 한 예로 도시 제설작업을 들어보자.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 제설작업의 우선순위는 어디인가? 보통 자동차가 많이 다니는 주요도로에
지난달 4월 26일, 대전정부종합청사 문화재청 앞. 월정리 해녀들은 서러움의 울분을 토했다.세계유네스코 등재 제주 용천동굴이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 전 제대로 조사조차 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공사강행으로 위협에 빠져 있다. 그 현장을 밤낮으로 지키는 해녀들. 기자회견 사회를 보고 있던 나와 현장에서 연대하고 있던 사람들도 함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문화재청 관계자들은 그들이 어떤 불찰을 저질렀는지 민원을 제기하겠다는 해녀들을 문전박대했다. 결국 긴 실랑이 끝에 겨우 공식적인 민원을 넣을 수 있었다. 세계자연유산을 지키고 있
공공주도 1.0 풍력개발계획이 문제라는 제주도2015년 9월 2일 제주도는 공공주도 풍력개발 투자활성화계획을 발표하고 한 달 뒤인 10월 1일 제주에너지공사를 사업시행예정자로 지정하면서 지구지정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부여했다.이렇게 제도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당시 제주도는 풍력발전 개발지역에 대한 주민수용성 문제, 피해보상 협의, 형평성 논란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함으로서 제주 풍력자원의 균형적 개발과 신재생에너지(풍력) 보급에 크게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민간사업자가 직접 지구지정 단계에 참여해서 사
15일자로 다음과 같이 명함. △ 편집국장 김재훈
남편이 새벽부터 나를 흔들어 깨웠다. 눈을 떠보니 5시쯤 되었나. “사고 싶은 드럼이 당근에 나왔어!” 이 남자가 밤을 샌 건가? 그러고도 남을 자이긴 하다. 직장인 오케스트라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J부부를 만났는데, 그들 덕분에 엉뚱하게 그의 ‘음악인 로망 버튼’이 눌려버렸다. 게다가 그 부부 동반 모임에는, 데뷔 30년 차인 우리나라 최고 밴드의 베이시스트까지 있었다. 다 음악을 하는데, 우리 부부만 아니었던 것이다.그의 단순한 사고 회로가 작동했다. 그는 우리 부부만(혹은 나는 빼더라도 자기만이라도) 뭐든 연주하면 일 년에 한
1270년 6월. 삼별초가 난을 일으켰다. 멀고 먼 강화도에서 벌어진 일은 탐라국을 뒤흔들었다.무신정권이 마침내 무너지고 개경으로 고려정부가 환도를 결정하자 삼별초는 말하자면 초개와 같이 버려졌다. 초개란 제사에서 신의 모형으로 만들어 받들어지지만 제의가 끝나면 버려져서 아무나 짓밟는 존재란 뜻이다. 고려 유일의 엘리트 군사집단으로서의 자부심이 땅바닥에 떨어졌으니 고려정부가 원하는 대로 고분고분 해체할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대몽항쟁의 유일한 정예군으로서 탄력을 받아 나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했다. 결과는 역사가 알려주는 것과 같다.
역사용어 바로 잡기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국에 왔던 모양이다. 한·일 관계의 새로운 미래가 열릴 전망이라 한다. 그렇게 되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그런데 기시다 총리는 일본제국의 한국 강제 병합을 인정할까? 아니다. 그들은 여전히 강제성을 부정한다. 양국이 상호 합의 후 조약에 의해 나라를 합쳤다는 주장이다.왜 합쳤다는 것일까? 일본은 나름의 논리가 있다. 19세기, 서양 제국주의가 강성해지면서 아시아로 침략해 들어왔다. 아편전쟁으로 아시아 최대 강국인 중국이 절반쯤의 식민지가 되었다. 이건 동아시아 한, 중, 일 모두의 위기였다.그 위
이제 며칠 후면 나이롱 책방 탄생 2주년이다. 정확히 나이롱 책방 중앙성당점 개점 2주년이다. 처음 문을 열었던 삼양점은 임대 재계약이 불발됐다. 이런 이유로 2022년 5월 15일 지금의 자리에서 책방 문을 다시 열었다. 이 장소는 우연 같은 필연의 힘에 이끌려 정착하게 됐다. 처음 책방 자리를 알아볼 때처럼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하루는 제주시 서문시장 뒤쪽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터덜터덜. 발이 이끄는 대로 한참을 걸었다.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골목 하나가 그
“인류가 얇은 얼음 위에 서 있고, 그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 기후 시한폭탄이 똑딱이고 있다.”현재 기후위기 현실에 대한 유엔사무총장의 경고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이하 IPCC)가 올해 3월에 열린 58차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한 ‘제6차 평가 종합보고서’를 두고서 한 말이다.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 지구 지표 온도는 1850~1900년 대비 현재(2011~2020년) 1.1℃ 상승하였고, 지구온난화가 심화되어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서 가까운 미래(2021~2040년)에 1.5℃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노동자역사 한내 제주위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재일제주인 최대 밀집 지역 오사카시 이쿠노구(生野區)를 다녀왔다. 답사를 통해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재일동포(자이니치 코리안), 특히 재일제주인의 삶을 살펴보고자 했다. 아울러 일본 내에서의 제주4·3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운동 현황과 우경화되고 있는 일본 사회를 4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오사카성(城)도요토미는 미천한 신분으로 최고의 권력자에 올랐기에, ‘신분, 계급에 관계 없이 잘난 놈 밀어준다’는 오사카 정서를 만들어냈다. 탄탄하게 쌓인 성벽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