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 사고로 인해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능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내려는 일본정부 방침을 두고 논란이 한참이다.지난 4일에는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보고서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며 ‘방류에 따른 인체, 환경적 방사능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한다. 동시에 ‘방류 방침을 권장하거나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해양 방류 방침이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우려를 제기했다’라는 내용도 담았다. ‘방류 결정은 일본정부의
한여름으로 가는 길목 파란 하늘, 숲 속 산딸나무가 유난히 아름다운 계절...숲으로 들어서자 조금은 어두컴컴하지만 숲이 뿜어내는 서늘한 싱그러움, 그리고 고목 아래 이미 꽃잎을 떨구고 흔적을 남긴 '박새'의 도도한 모습에 눈길이 간다.연초록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는 오래된 나무가 있는 숲 속 풍경 새들의 고운 노랫소리, 나뭇잎 스치는 바람소리, 흙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푹신 거리는 자연의 소리, 연둣빛 나뭇잎 사이로 햇살 쏟아지는 소리, 나무냄새, 꽃냄새, 풀냄새 맡으며 쉬엄쉬엄 여름의 숲을 걸어본다.숲 가장자리에는 이미 시들어
'재즈 보컬'하면 루이 암스트롱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가 가진 특유의 허스키 보이스와 스캣, 선명한 트럼펫 사운드는 '재즈 그 자체'임이 분명하다.하지만 스윙시대인 30년대에는 빅밴드의 화려한 연주에 밀려 보컬은 그다지 부각되지 못했다. 그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빅밴드가 해체되고 캄보 위주의 소규모밴드가 유행하자 대중들은 가사가 있는 보컬 재즈를 찾기 시작했다.그리곤 재즈계의 3대 디바라 불리우는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 사라 본에 이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더불어 프랑크 시나트라, 토니 베
권정생.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살아있을 때 어른들 욕심으로 아파하고 쓰러지는 아이들을 살리려고 애를 썼던 사람. 남북이 갈라진 아픔을 온몸으로 느끼며 남북이 평화롭게 하나 되는 일에 힘을 썼던 사람. 그는 1980년 초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를 썼다.1951년 1월 북녘에 살던 아홉 살이 된 아이 ‘곰이’는 한국전쟁을 피해 남쪽으로 피난을 내려오다 비행기에서 퍼붓는 폭격으로 죽었다. 그 해 북녘 군인 아저씨 ‘오푼돌이’도 압록강까지 후퇴했던 부대가 중공군 도움으로 다시 서울로 내려오다가 온 산이 흰 눈으로 뒤덮인
어느덧 ‘취향의 섬 북앤띵즈’가 문을 연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18개월의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았다. 책방 근처에 서귀포여자고등학교가 있다. 교복을 입고 책방을 찾은 여고생들이 기억에 남는다. 책을 사려고 동네의 작은 책방을 찾아온 소녀들의 마음을 가늠해 보니 ‘청량감’, ‘수줍음’, ‘설레임’ 등의 단어가 몽실몽실 가슴에 떠오른다. 덕분에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잊지 못할 손님은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겨울에 찾아왔다. 책방지기는 그날 눈보라가 너무 심해 책방 문을 열기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다가온 무더위를 몸소 느낀다. 절정에 다다른 무더위와 이를 견뎌내야 하는 이 계절이 두렵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리쬐는 햇볕, 이로 뚝배기처럼 달궈진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푹푹한 열기 그러다가 지겹도록 매섭게 쏟아지는 폭우들과 습도 등은 이미 지구가 아프고 병들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매년 겪어야 하는 이 여름은 더 무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에 더 두려울 뿐이다.2년 전이었을까. 개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LP 를 구매했다. 말 그대로 92년 발매
열려있는 파란 하늘 찬비와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주었던 샛노란 봄은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며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연둣빛으로 한창 무르익어간다.초록초록이 내려앉은 천의 얼굴을 가진 한라산, 그 멋스러움에 다시 찾게 된다.하원 수로길은 영실 주차장에서 영실 제1교를 지나 영실 등반로 방면으로 500m를 걸어가면 길 오른편에 들머리가 보이고 한라산 둘레길(동백길)로 이어진다.자연림 속에 수로를 따라 걷는 하원 수로길은 편도 4.2km로 왕복 3시간 정도 소요된다.하원 수로길은 한라산 중턱 숲이 가장 울창한 구간에 1950년대 후반
LMO(유전자변형생물체) 주키니호박을 재배한 것은 아니었다.인터넷사이트에 주키니호박 판매 글을 올리고 주문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들어오라는 주문이 들어오기는커녕 판매중지됐다는 메시지가 핸드폰으로 들어왔다. 이상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주키니호박을 판매하는 사이트나 생산자가 있는지 검색했다. 세상에나, 그 어디에서도 그 어떤 생산자도 주키니호박을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올 초 LMO 주키니호박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봤다. 한 종자회사에서 검역을 거치지 않고 들여온 LMO 종자가 판매됐다. 그 종자가 자라 주키니호박이 생산됐
“우진동에 사시는 김씨 어르신도 찾아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아이고. 니는 모르면 말도 마라. 그 집은 개가 하도 짖어서 들어가지도 못한다. 김씨는 우리양반 갑장이라 내가 챙겨보는데 요즘 얼굴도 못봤다. 니가 가도 절대 못본다.”“형님. 근데 올해는 마을대청소 안하냐고 누가 물어보던데?”“지난해 대청소한다고 방송을 그렇게 해도 나오지도 않는데... 이 무슨!”“며칠전에 청년회가 마을길에 풀을 깎았는데, 풀을 깎았으면 훅 부는 걸로 치우면 되는데 저렇게 그냥 어지럽혀 놓고 갔다.”벌써 2시간째다. 50대 막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틀낭은 산딸나무, 고장은 꽃의 제주말이다. 층층나무과의 틀낭(산딸나무)는 초록빛 나뭇잎이 활력을 더해가는 5월과 6월의 산야에 하얀 나비떼가 나무위에 앉은듯 긴 꽃자루를 뽑아올려 화사하게 꽃을 피운다. 제주 한라에서 북상하는 여름을 따라 남과 북의 황해도까지 녹색숲이 우거지면 하늘로 향하는 나무위에는 하얗게 하얗게 무리지어 앉은 나비와 같이 화사하다. 이것은 초록색에 가려지는 녹색꽃에 매개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눈에 띄는 색을 가진 가짜꽃이 꽃받침을 대신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이렇게 색깔에 홀려 날아온 곤충들은 하얀 십자화의 가운데
제주 한림읍 금릉리에 ‘수릉콪’이라는 해안지대가 있습니다. ‘콪’의 면적은 대략 5000평으로 작고 아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작은 ‘콪’에서 제주 돌담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습니다.‘수릉콪’의 풍경을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집담’이 마을의 집들을 연결하고 있습니다. ‘집담’ 사이로 길을 튼 ‘올래담’이 크고 작은 ‘밭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밭담’과 ‘밭담’ 사이에 ‘산담’이 여럿 자리하고 있네요. ‘밭담’의 끝에는 크고 건장한 ‘잣담’이 서 있습니다. ‘잣담’은 해변가의 곡식들을 지켜내기 위해 땅의 끝자락에서
지난 13일 아침 8시 구좌읍 평대리 바다, 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서명용지를 들고 해녀 탈의장을 찾았다. 요즘 제주 해녀들은 제철인 성게를 채취하는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해녀들이 탄 오토바이들이 하나, 둘씩 해녀 탈의장으로 모였다. 다들 물질 준비 채비로 분주하다. 쑥도 좀 뜯어 챙기고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시며, 얼굴에 선크림을 바르고 뇌선약 도 챙겨 먹으며 고무옷을 입었다. 빡빡한 고무옷을 꾸역 꾸역 말아 입고 수경, 오리발을 챙기고 생명줄과도 같은 테왁을 들고 해녀들은 거친 바다 앞에 섰다.물질에 나서기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