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불법적 정보 비공개 관행 뿌리 뽑아야우리나라는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관리하는 정보에 대히여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물론 공개 의무가 필요한 사항을 따로 정하기는 하지만 국방과 외교, 대북관계 등 공개하기 민감한 자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이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에 의해 정해진 사항이다. 그런데 이렇게 법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자의적으로 법률 해석을 통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불법행
황칠낭은 두릅나무과 상록 활엽교목 황칠나무의 제주말이다. 황칠나무는 지구상에서도 한국의 특산식물이며 그중에도 제주도가 주산지로 자생하는 식물이다. 황칠나무는 겨울이 따뜻하고 공기습도가 높은 계곡 주변이나 촉촉한 부엽토가 쌓인 상록수림 지대에 섞여서 자생한다.황칠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서귀포 지역에선 해발 700고지 밑까지도 자생하지만 한라산 북쪽으로는 해발 500고지 아래 계곡이나 곶자왈 상록수림 지대에 자생한다. 언제부턴가 황칠나무는 남해안 지방까지 옮겨 재배되고 있다.자연적인 서식지에서의 황칠나무는 상록수다. 이런 상록
책방지기 강선미씨의 이전 직업은 은행원이었다. 창구 업무가 아닌 고객들의 불편 상담을 맡았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은행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았다. 무수한 타인들 중에는 친절한 이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이들도 꽤 됐다. 낮은 자세로 대할수록 그를 낮춰 보는 이들도 있었다. 일과 삶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라면 사회생활이 어려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선미씨는 당시 삶의 대부분을 남에게 맞추며 살았지만 정작 그의 내면에는 공허함이 커졌다. 타인을 배려하느라 마음속에 자신의 영역과 입지가 점점 좁아진 것
제주 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을 따뜻하게 읽어온 김신숙·현택훈 두 시인의 [시인부부 제주탐독]이 이번 회로 마무리 됩니다. "서로 함께 부르는 노래"를 찾아나가는 두 시인. 두 시인이 함께 불러갈 "내일의 노래"들을 기대합니다.제주장애인주간활동센터와의 인연은 3년 정도 되었다. 나는 제주역사 강사로, 아내는 제주어 강사로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진행했다. 특수교육에 대한 이해가 없던 우리는 처음에는 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 1년이 지나고 그래도 나름 소통이 된 아내는 살아남았고, 나는 계약
올해도 어김없이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또다시 겨울을 맞이한다. 이미 무척이나 차가운 공기로 인해 옷장 속에 묵혀두었던 두꺼운 패딩을 꺼내고, 온수 매트와 히터를 구매해 미리 월동 준비를 마쳤다. 카페나 가게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그 공간에는 캐롤이 흘러나온다. 조만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차트에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mas Is You'는 당연하듯이 상위권에 자리를 할 것이다. 그러면 비로소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겨울의 절정이 왔음을 음악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계절에
어떤 방식으로 가사를 쓰냐는 기자의 질문에 밴드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은 이렇게 대답한다."가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중요한건 멜로디죠. 멋진 멜로디만 있다면 어떤 가사를 붙여도 다 어울리니까!”그렇다. 멜로디의 힘은 강하다. 우리는 가사가 없는 연주 음악들을 때 혹은 낯선 언어의 노래를 들을 때 화성과 멜로디만으로도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게 된다.그것이 바로 음악의 본질이고 힘인 듯하다. 하지만 가끔은 멜로디를 잊게 만드는 노랫말들이 있다. 일테면 글만으로도 시가 되고 노래가 되는 그런 곡들 말이다.낯선 언어는 불투
아이들이 일제히 운동장으로 쏟아졌다. 마침 쉬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푸르른 나무나 파아란 하늘에 비길 수 없을 만큼 맑고 빛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을 가장 충만하게 살아갈 때 절로 피어나는 표정이리라. 잠시 스쳐 지나간 아이들의 해맑음에 모났던 마음이 차분히 정돈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대흘초를 지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또 하나의 풍경은 내 마음을 흔들었다. 바람결에 노란 잎을 떨구며 마을 길의 경계를 나누는 커다란 팽나무 한 그루. 한 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두꺼운 줄기 둘레에 넓게 뻗은 나뭇가지, 그
“게난 할망 농산게”무경운 무투입 농사에 관심을 보여 이것저것 질문하고 대답하는 중이었다. 관심을 보였던 내 농사를 별거 없다는 듯 하시보거나 비아냥거리는 숨은 뜻이 가득하다. 할망농사란 말에는 조그맣고 보잘 것 없는 농사란 말의 의미가 숨겨져 있고,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그래서 집에서나 소비하는 하찮은 농사라는 의미가 강하지만 숨겨져 있다. 농약은 물론이고 비료나 퇴비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갸우뚱하면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경운 농사라는 말에는 가당치 않은 소리를 한다는 반응이고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말에는
광활한 백사장과 제주다움이 물씬 풍기는 민속 해안로 표선리는 표선면의 면소재지로 5개의 자연취락을 형성한 해안마을로 마을 동쪽으로 하천리, 서쪽으로 세화 2리와 경계를 이루고 마을 서북쪽 매봉(매오름)은 표선리 전체를 매의 날개로 감싸 안은 듯한 형국을 하고 있다.마을 해안에 넓게 펼쳐진 '한모살(표선 해비치 해변)' 썰물 때 드러나는 드넓은 백사장은 밀물때면 원형 호수로 바뀌는 색다른 멋을 가지고 있고, 당케포구는 제주올레 4코스(표선~남원올레) 시작점이기도 하다.매오름(매봉)은 표선면 표선리 일주도로 한지동 북쪽 연변에 위치한
사람이 살면서 사랑하는 마음 없이 살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살면서 사랑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하지만 사랑이 무엇인가 알려고 하는 사람은 적다. 그냥 느낌으로 사랑이라는 마음을 알 뿐이다.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을 쓰면서 사랑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은 말없이 서로 느끼는 마음일 수도 있지만, 배워서 알아야 할 느낌이라고 말한다.프롬은 1900년에 태어나서 1980년에 죽었다. 그는 사는 동안에 스스로 사랑을 찾으려 애썼다. 혼례를 몇 번 치르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삶을 살
1. ‘궤’라는 제주말이 있습니다. ‘궤’는 자연적 ‘굴’, 특히 바위틈에 생긴 빈 공간을 말합니다. 주먹만 한 것에서부터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것까지, 크기와 상관없이 ‘궤’라고 부릅니다. 딸이 시집갈 때 아버지가 만들어주는 ‘반닫이장’ 또한 ‘궤’라고 합니다. 정성과 여유가 있는 집은 값 비싼 굴무기(느티나무)나 사오기(산벚나무)로 ‘궤’를 만들었고, 정성은 많지만 어려운 집은 마당에 심어놓은 먹쿠실낭(먹구슬나무)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굴무기로 만든 ‘궤’를 높이 쳤지만, 사오기로 만든 ‘궤’ 또한 고급이었습니다. 제주 ‘궤
한 해 동안 새로운 책 7만 종이 생산된다고 한다. 한 달에 200종의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이다. 1종당 100권이 생산된다고 해도 700만 권이다. 그렇다면 이 책들은 모두 소비가 될까? 잘 알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선택받지 못한 책들은 어디로 갈까? 언젠가 누군가 대화를 하던 중 ‘책들의 무덤’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생산과정에서 착오가 있던 책, 재고로 쌓인 책들이 모이고 쌓여 있는 걸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이곳으로 모인 책들은 다시는 그곳 밖으로 나올 일이 없다. ‘쓸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쓸모를 상실한 비운의
자정이 가까워져 가는데 남편의 행방이 알 수 없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결국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남편이 집에서 낮 1시쯤에 나간 것 같은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핸드폰도 카드도 가져가지 않았어요. 예? 마지막 모습요? 방에서 낮잠 자고 있었어요. 술? 술은 일 년에 두세 번쯤 저랑 같이 만나는 친구들 모임 제외하고는 술 안 마셔요. 우울증요? 그런 건 없어요. 아픈 데요? 없어요. 오늘도 비 오는데 조기축구에 다녀왔어요.”112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만 해도 설마 안 들어올까 싶었다. 혹시 편지라도 있을까 싶어 침대
'부하고 평안한 마을'의 뜻을 가진 김녕리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 22km 떨어진 해안가에 위치한 농촌과 어촌이 함께 하는 전형적인 농어촌마을로 구좌읍에서는 가장 큰 마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그 연대가 확실하지 않지만 궤네기굴에서 선사유물들이 발굴되는 점등으로 보아 그 연대가 약 2천 년 전후로 추측된다.김녕이라는 명칭은 고려시대에 김녕현(金寧縣)이라는 명칭으로 처음 나타난다.일제 강점기 기간에 동김녕리와 서김녕리로 나누어졌다가 주민 투표를 통해 2000년부터 김녕리로 통합되었다.바당밭, 빌레왓을 일구며
지난 10월, 제5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월 1일부터 9일까지 50편의 장·단편 독립영화를 감상한 관객은 700여명에 이른다.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의 관객수를 회복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도민들이 직접 시상에 참여하는 관객심사단(혼듸피플) 제도도 부활한 해였다. 영화제는 끝났지만 더 많은 제주도민이 독립영화의 매력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관객심사단과 집행위원들의 글을 4차례 나눠 보낸다.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짓는 건물
지난 10월, 제5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0월 1일부터 9일까지 50편의 장·단편 독립영화를 감상한 관객은 700여명에 이른다.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의 관객수를 회복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도민들이 직접 시상에 참여하는 관객심사단(혼듸피플) 제도도 부활한 해였다. 영화제는 끝났지만 더 많은 제주도민이 독립영화의 매력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관객심사단과 집행위원들의 글을 4차례 나눠 보낸다. 가족의 정의를 찾아보니 주로 부부로 시작돼 혈연으로 묶인 관계를 말한단다. 이에 따라
초겨울 후두둑 인도에 떨어진 낙엽들을 키 작은 중년여성이 일일이 쓸어 담고 있다. 아마 공공근로를 하시는 분으로 보인다. 정성껏 낙엽을 모아 비닐에 담아두면 시간 약속이나 한 듯 트럭 한 대가 바로 다가와 훌쩍 싣고 떠난다. 길 가 양편으로는 몇 장의 현수막이 각자의 사연을 담아 바람을 맞으며 앞뒤로 흔들리고 있다.방금 업무보고를 마친 듯한 공무원들이 한 손에 두꺼운 수첩을 들고 성큼성큼 지나친다. 민원 보러 왔다가 잘 안 풀렸는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지나가던 행인들이 이건 무슨 일이지 궁금해하며 곁눈질로 힐끗 쳐다본다. 2022년
‘그래 좀 헤매면 어때. 잘 도착했잖아?’길을 헤맸다. 나는 이미 건입동에 도착했는데 다시금 주소를 확인하니 내가 가야 할 곳은 제주시 노형동이었다. 아뿔싸. 어디서부터 잘못된 정보를 진실로 여겼는지 나는 이 원도심에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책방은 집과 생각보다 꽤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굳이 먼 길을 돌아온 것이었다. 약속시간에 늦지는 않을까 조금 초조해졌다. 건입동에서 노형동으로 가는 길이 왜 이리 멀담. 그래도 처음 집을 나설 때 여유롭게 출발한 덕에 약속 시간은 맞출 수 있었다. 약속을 맞추니 안도감이 들
만장굴 미디어아트 정말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괜찮은 걸까?문화재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 내부에서 '대형 빔 스크린'을 활용한 미디어아트쇼를 진행하고 있다. 무려 한 달간이나 진행되는 이 행사를 두고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옛 만장굴의 신비한 모습을 지리학적 환경적 가치로 계승한다고 홍보한다. 자연·생태적 요소와 친환경적 미디어맵핑 기술을 융합했다며 열을 올리고 있다. 미디어아트와 친환경이 도대체 어느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지 이해해가 어렵지만 어째든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친환경적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름 내내 맹위를 떨쳤던 초록의 잎들이 낙엽으로 떨어져 거름으로 돌아가고 있다. 검붉게 익은 열매들은 새들의 입과 똥구멍을 거쳐 씨앗으로 뿌려지고 있다. 나무는 이렇게 스스로 떨구고 스스로 먹힘으로써 생명을 이어간다. 단풍잎도 생명을 잇기 위한 몸부림의 산물이다. 갈잎나무들은 추운 겨울에 대사활동을 왕성하게 하면 잎과 줄기가 지닌 수분 때문에 얼어 죽게 된다. 그래서 갈잎나무들은 최저기온이 5℃ 이하로 내려가면 겨울을 날 준비를 시작한다. 갈잎나무는 먼저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떨켜층을 만들어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는다. 그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