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4월 26일 전면 개정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올해 4월 27일 시행 예정으로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에 분주하다. 그간 법의 테두리 밖에 있었던 속칭 '사설 유기동물 보호소'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가 도입되는 점이 눈에 띈다.개정령안에 따르면 보호동물의 마릿수가 개·고양이 기준 20마리 이상인 시설은 보호시설의 명칭 및 주소, 운영자 성명, 보호시설 면적 및 수용가능 마릿수 등을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보호실, 격리실, 사료보관실, CCTV를 설치해야 하며 외부 시설의 경우 직사
풍부한 물의 마을 동명리는 한림읍에 속한 21개 행정리 가운데 하나로 북쪽으로는 한림리, 동쪽으로는 금악리와 옹포리 등이 인접해 있다.수류천촌(水流川村)의 유래와 명월성지가 있는 한림읍의 유서 깊은 마을로 과거 명월리에 속해 있다가 1861년(철종 2) 분리되어 동명리가 되었다.동명리가 분리되기 이전에 옛 명월은 웃명월, 동명월, 서명월 등으로 나뉘어 있었고, 웃명월은 상명리, 동명월은 동명리, 서명월은 명월리로 바뀌었다.현재 동명리는 진근동, 남문동, 한천동, 문수동 등 4개의 자연마을로 이루어져 있다.동명리는 한림읍 지역의 상수
조선 숙종 때인 1702년에 나이 쉰, 지천명에 이른 이형상이 한양을 출발해 한달여를 여행한 끝에 당도한 곳은 제주였다. 알아듣기 힘든 언어, 깔그락한 밥, 미친 듯이 불어대는 습한 바람, 그런 건 참을만했다. 변방의 수령으로 가란 임금의 교지를 받들었을 때 각오한 일이니까 말이다.이형상을 힘들게 한 것은 다른 데 있었다. 도대체 같은 조선의 백성인가 싶었다. 모든 게 달랐다. 뱀을 모시질 않나, 남녀가 함께 목욕을 하질 않나 동성동본끼리 결혼하질 않나, 벌거벗고 물질을 하지 않나. 게다가 굿판은 미어지는데 서당이나 향교의 마당엔
풍경1. 뿔쇠오리와 마라도 고양이요즘 우리 마을 핫이슈는 섬에서 섬으로 이주(?)해서 세계자연유산본부에 주소가 생긴 ‘마라도 고냉이’들이 아닐까한다. 최근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유산본부가 마라도에 살던 고양이 마흔 일곱 마리를 제주세계자연유산본부 뒷 마당으로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세 고양이들의 충성스런 집사이자, 마을 곶자왈에 멸종위기조류 생태조사 뿐 아니라 그걸 찍어서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거문오름마을의 산새들”이라는 엽서북까지 판매하고 있는 아마추어 조류 사진가로서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조심히 밝혀 본다.언뜻 믿기 힘들겠지만 마
생강나무는 녹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키는 3미터 내외로 자라는 암·수 다른 그루의 나무다. 노랑 매화꽃이 피는 나무라 하여 ‘황매목’이라 하며 일본에서는 향내가 나는 매화라 하여 ‘다꼬우바이(단향매)’라는 이름을 가졌다.생강나무는 우리나라 따뜻한 서귀포의 계곡 주변부터 한라산 해발 1100고지 습지까지 자라는 식물이다. 한반도 자생지의 북방한계선은 개마고원까지니 백두산이 한반도의 머리 부분이라면 남쪽섬 발등에서 부터 한반도의 어깨높이까지 남과 북으로 매우 광범위 하게 자라는 식물이다. 이렇게 남북으로 길게 뻗은 산맥을 타고 한반도에
“햇살이 포근한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보네”라고 자판기 커피를 뽑으며 입사동기인 동석이가 인사를 건넨다. 나는 “봄이면 뭐하냐. 피곤해 죽겠는데”라고 쏘아붙였다. 계속되는 야근으로 몸이 천근만근인지라 기분 좋게 답할 여유가 없다.동석이도 사정을 뻔히 아는지라 조금 미안했는지 “그래도 다음 주면 저축해둔 휴가 몰아서 쓸 수 있으니 제수씨랑 어디 놀러라도 다녀와. 나도 가족들이랑 며칠 여행 가기로 했어. 애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라며 위로를 건넨다. 나도 ‘그래 이번 주만 지나면 제대로 쉴 수 있겠지. 동석이 말대로 오랜만에 휴가나 가
치유 받지 못한 상처는 과거가 아닌 현재가 된다. 4·3 생존자들은 4·3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4·3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고, 이것이 다시 자아를 상처 입히는 방식으로 재현, 반복된다. 한 4·3 생존자는 지금도 차 소리와 호루라기 소리가 나면, 4·3 당시 군인들이 호루라기를 불며 사람들을 운동장에 집합시키고 차에 올라타서 호송되었던 기억(학살로 이어지는)이 떠올라 갑자기 구토증세가 나타나고 몸이 바들바들 떨린다고 호소하였다. 이러한 트라우마의 기억은 집단적 기억에도 영향을 미친다. 몇 해 전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정에
제주의 앞바다에 거대한 위기가 드리워지고 있다. 후쿠시마 핵오염수가 ‘해양투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지금으로부터 12년 전,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부에 9.0의 대지진이 벌어졌다. 쓰나미의 여파로 후쿠시마현의 원자로 1·3·4호기가 폭발했다. 폭발한 핵발전소를 냉각하기 위해 일본은 바닷물을 가져다가 원전을 냉각시켰다. 이제 방사능에 오염된 핵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겠다고 한다.문제는 일본의 초동대응이 미흡하게 진행되면서 멜트다운 즉,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게 되고 1200℃의 통제불능(스테이션블랙아웃) 상태에 빠지면서 1
음력 2월, 영등달~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에 찾아온 '영등할망'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할망의 변덕 할망이 영등에 뿌린 칼바람은 헤아릴 수 없지만 영등달 15일에영등할망을 실은 배가 우도를 떠나야 제주에 봄이 온다.봄은 어느만큼 왔을까? 가냘프고 여린 모습의 아기씨 '변산바람꽃'잠시 피었다가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봄의 왈츠는 세복수초에서 시작이 된다.늦은 오후, 마음은 벌써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굼부리로 달음박질하지만 굼부리로 향하는 발걸음은
지난 3월 6일 환경부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동의)’를 국토부에 통보했다. 바로 이틀 후 국토부가 기본계획(안) 보고서를 제주도에 송부하면서 제2공항관련 논란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환경부의 ‘조건부 동의’와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제주도 패싱’이란 말까지 나올 만큼, 반민주적이고 제주도를 철저히 배제하는 과정이었으며, 기본계획(안)을 제출한 이후엔 ‘속도전’이란 말까지 동원됐다.이어지는 기본계획의 고시, 환경영향평가절차 등의 과정에 대해서는 ‘제주도의 시간’이 될 것이란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들불축제가 대면행사로 4년만에 진행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한 탓에 축제를 기다리는 사람도 분명히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다만 들불축제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도 이번 축제가 다가올수록 커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왜 들불축제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일까?#목축문화 전통을 계승한다는 거짓말가장 먼저 불편한 점은 들불축제가 모티브인 전통목축문화를 전혀 계승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들불축제에 대해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 가축에게 먹이기 좋은
안녕하세요! 요행입니다. 지난해 5월 이 첫인사를 드렸는데요. 와우! 어느덧 10개월이 흘렀습니다. 봄이 절정일 때 출발해 여름, 가을과 겨울까지 얼추 4계절을 함께했네요. 늘 잊지 않고 제 칼럼을 찾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격려와 응원의 댓글도 하나도 빠짐없이 읽고 있어요. (사실 아주 여러번 읽고 또 읽었답니다. 댓글이 참 큰 힘이 돼요.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돌이켜보니 제가 여름, 겨울방학도 없이 달려왔더라고요. 그래서 봄방학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3월 한 달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