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날씨가 가장 춥다는 소한이 지나고 남쪽이라 따뜻할 줄 알았지만 웬걸~ '대한이 소한의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피부에 와닿는다.군산 주차장에 차 한 대를 주차하고 안덕계곡을 지나 산이마을 쉼터 맞은편에서 시작된 군산으로 가는 좁은 농로길에는 겨울 스산한 바람이 자연스레 몸을 움츠리게 한다.농로 따라 한참을 걷고 나면 제주올레 9코스와 마주하게 한다.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오름 모양새가 마치 달이 떠오르는 모양과 같다는 '월라봉', 그리고 마을의 수호신처럼 위풍당당 용암돔 '산방산'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
2024년의 시작은 매콤한 겨울한파와 함께 했다. 그 유명한 제주 바람에 얹힌 겨울의 한기 가득한 히스테리는 온몸을 경직하게 만들었다. 몸속 혈관들이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나는 이 겨울의 겨울다움이 반가웠다. 인류의 어리석음으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 후세대는 추운 겨울 계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의 기록에서 열람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때마침 추위에 움츠린 몸과 마음에 뜨거운 피를 돌게 할 반가운 공연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27일 저녁 08시 신제주 레드제플린에서 열린 '빅 대디'와 '오믈락 밴드'의 공연
온 세상이 반짝이는 겨울...폭설이 내린 제주, 중산간 높은 산지에 눈이 쌓여 언 곳이 있으니 산간도로는 교통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하지만 산록도로는 이미 제설작업을 끝내 교통에는 별문제가 없다.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붐비기 전에 일찍 서둘러 가자! 자연 눈썰매장으로...가을의 억새와 메밀꽃 풍경이 아름다웠던 초원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풍광으로 노루손이 오름 일대에 눈이 쌓여 장관을 연출한다.좁은 도로에는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로 벌써 혼잡하고 눈썰매를 타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누군가 진심으로 만든 동글동글 제법
토종 푸른독새기콩을 수확하고 판매를 고심한 적이 있었다. 한 알에 100원씩 받아도 내 인건비는 안 나올 만큼 적은 양이었다. 첫 농사에 첫 수확물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상 위에 펴 말리면서 콩이 다 마를 때까지 어찌 팔아야 될까를 한참 고민했다. 씨앗을 심고, 밭고랑 사이를 누비며, 검질을 매고, 콩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은 컸으나 막상 수확을 하고 나니 머리가 조금씩 아파왔다. 그렇다고 콩 한 알에 100원씩 팔 수는 없는 노릇. 그 후로도 며칠을 고심하다 청국장을 띄우기로 결정했다. 물론 나는 청국장을 먹어본 적이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족이 있습니다》는 돈이 없고, 몸이 튼튼하지도 않고, 권력도 없고, 이름이 나지 않아도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바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삶이다.사람이 개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그린이는 말한다. “가족은 꼭 부부나 형제자매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평생 바다에서 일을 하면서 혼자 살았던 할아버지는, 먹을거리와 잠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개와 한 식구가 된다. 할아버지와 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같이 봄꽃 놀이를 가고, 여름
몰마롱고장은 수선화과 수선화를 기리키는 제주말이다. 아래아 발음 'ㅁ'과 'ㄹ'은 동물 말을 뜻한다. 마롱은 마늘을 뜻하며, 고장은 꽃의 제주말이다.식물 이름에 동물 말을 갖다붙이는 것은 크다는 뜻이며, 큰 마늘같이 생긴 꽃피는 식물이기에 몰마롱고장이라 한 것이다.수선화의 이름은 물 수(水), 신선 선(仙), 꽃 화(花)다. 해석해보면 물가에서 신선놀음하는 꽃, 또는 물가에 신선처럼 피는 꽃이 된다.한국 본토 육지에서 수선화의 계절은 만물이 생동하는 봄철에 꽃을 피운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12월 부터 이른봄 3월까지다.북풍이 사납게
한라산 자락이 내려다 보이는 제주의 향기가 묻어나는 제주 속 작은 제주 '휴애리' 가장 먼저 만나는 노란 물결의 제주의 봄 '휴애리 유채꽃축제' (매년 10월~4월 중)바람 끝에 매달린 향긋한 꽃향기에 빠지게 한다.암반 사이로 시원스레 떨어지는 폭포소리 다양한 색깔의 꽃보다 아름다운 배추 '꽃양배추'가 돋보이는 겨울화단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매화올레길 나비가 모여있는 듯 풍성하고 다채로운 빛깔의 수국온실 등 관람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포토죤을 만날 수 있다.간밤에 온도가 내려갔는지 음지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다.겨울과
2024년 새해 첫 도정 현안 및 정책 공유회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역사회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직 내부에서 불거진 성비위 관련 문제를 언급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성인지 감수성’ 함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쪼록 새해 벽두부터 강조된 사안인 만큼, 공직사회를 시작으로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성인지 감수성을 이야기하는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지 말이나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상영 선흘2리 전 이장은 20년간 학교에서 지리와 사회를 가르치다 제주로 이주했다.선흘2리에 야생동물 사파리를 조성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반대하며,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후 이장으로 선출됐다. 주민들과 함께 전임 이장과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의 비위를 밝혀내는 성과를 올렸다. 1973년생인 그는 제주 지역 첫 70년대 생 '육짓것' 이장이다. 3년 동안 이장으로 일하면서 제주 지역 마을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의 마지막 '이장일기'다. 수고 많으셨습니다.오랜 고민
2023년은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된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수개월 동안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현상에 의한 것이라고도 여겨지지만, 무엇보다도 그 원인은 온실가스배출에 의한 지구기온상승의 영향임이 명백하다고 지구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산업화이전 평균기온보다 섭씨 1.5도를 넘은 날도 있었고, 11월에는 처음으로 2도를 넘는 날을 기록했다고도 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인 온도상승한계를 넘은 기록이다. 다만 아직은 일시적인 상승일 뿐,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이에 따라 가뭄, 홍수, 폭염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 '제주올레' 차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다 보면 놓치는 것들, 쉬엄쉬엄 걷고 싶은 만큼 걷다 보면 진짜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겨울비 내리는 포구의 아침은 어둡지만 하늘도, 바다도, 땅 위 숨을 고르는 하나하나가 생기가 넘쳐난다.바당올레와 마을올레가 반복되는 제주올레 5코스(남원~쇠소깍 올레, 14.4km)는 작고 아담한 기다림의 길목 '남원포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산책로로 꼽히는 '큰엉해안경승지'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 '건축학개론' 속 서연의
지난해 두 장의 음반 녹음과 프로듀싱으로 정신없이 바빴고 음반 모니터링과 믹싱작업을 하는 동안 귀와 정신은 혹사당했다. 눈 깜짝 할 사이 일년이 지나가 버렸다. 지난해 만큼 음악을 특히, 재즈를 덜 들었던 때가 있었나 싶다.얼마전 느닷없는 폭설에 예정된 스케줄은 모두 취소돼 이틀 동한 휴식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거리는 한산했고 창밖은 온통 눈이었다. 작업을 멈추고 흩날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오랜만에 음악속에 푹 빠져들었다.지난 한해에 발매된 재즈앨범 중 인상적인 몇 장의 음반들을 정리해 본다.Fred Hersch & Esperan
'저슬탈'은 장미과 상록 덩굴식물의 열매로, 야생 겨울 산딸기를 말한다. 제주어로 저슬은 겨울, 탈은 딸기다. 즉, 겨울에 나는 딸기라는 뜻이다.늦봄에 나는 딸기, 여름에 나는 수박, 가을에 나는 귤. 최근에는 비닐하우스와 유리하우스 에서 사시사철 온갖 과일들이 나오다 보니 겨울에 나는 딸기라고 해도 무감각한 표정으로 받아들인다.우리나라에 온실 농업이 일반농가에 알려진 것은 불과 50여년 정도 밖에 안된다. 그래서 수박은 여름과일이고 딸기는 늦봄에 과일이다.인간의 손길로 재배되지 않은 과일을 겨울에 들판에서 따먹을수 있다면 깜짝 놀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가장 제주다운 문화공원 '돌문화공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2023~2024년)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의 형성과정과 제주민의 삶 속에 녹아있는 돌문화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박물관이자 생태공원이다.한파를 동반한 폭설과 함께 강풍이 몰아쳐 하늘도 땅도 바다도 마비...도로는 제설작업으로 원활한 교통 흐름이지만 역대급 폭설로 사방이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한 제주돌문화공원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는 귀를 열어주고 돌담마다 두툼하게 쌓인 눈은 겨울 수묵화를 보는 듯
2023년의 달력은 어느덧 12월 한 달 마지막 페이지만을 남겨두고 있다. 흐르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라는 것을 중년의 나이에 이르러 깨닫게 되더라. 시간이라는 무형의 실체는 나이의 숫자만큼 비례해 무심하고도 빠르게 흘러간다.올해 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주 인디(JEJU INDIE)’다. 이곳은 사설 공연장 겸 펍(Pub)이다. 주인장은 과거 1990년대 중후반에 제주인디 음악씬에 혜성처럼 등장하여 대중들로부터 큰 화재를 몰고 다녔던 전설의 밴드 ‘에로스’의 보컬 이력을 소유한 인물이기도 하다.제주도심 생활권 30분 이내의 시내
제주남방큰돌고래나 푸른바다거북, 점박이물범 등의 해양생물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이들 해양생물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만큼 보호가 필요한 해양생물은 많다. 다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천연잘피다.천연잘피는 국제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큼 중요한 해양생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없다. 그만큼 홍보도 안되어 있고, 이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의 대한 복원과 서식지 보전
제주도는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나는 그런 제주도에서 나는 4년 6개월째 살고 있다. 제주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나를 많이 부러워한다. 나는 날마다 바다와 숲과 밭과 파란 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다. 하지만 꼭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제주도는 지금 온갖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제주도에서 와서 살아보니 어떠냐고. 나는 몸은 행복한데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내가 처음 살던 곳은 제주 조천읍 선흘2리다. 한라산이 가까이 보이고 세계자연문화유산인 ‘거문오름’이
제주시와는 달리 한라산을 가린 구름 물때에 맞춰 마음 급하게 썩은 섬 '서건도'로 향한다.바당올레가 아름다운 일강정 바닷길에는 돌멩이 부딪혀 달그락거리는 맑고 경쾌한 아름다운 소리, 12월인데도 따뜻한 날씨 탓에 자연스레 겉옷을 벗게 한다.신비의 바닷길 서건도 바다 갈라짐 현상은 평상시에는 육지(육지와의 거리는 300m이다)와 떨어져 있는 섬이었다가 해수면이 낮아지는 저조 시에 주변보다 해저지형이 높은 해저면이 노출되면서 육지와 섬이 연결되는 현상으로 모세의 기적이라 불린다.썩은 섬(서건도)은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가
힐링 여행지 '아름다운 섬 속의 섬, 우도'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지대(현무암)로 완만한 경사와 비옥한 토지, 풍부한 어장, 우도 8경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구좌읍 종달리에서 약 2.8km 떨어진 제주도 동쪽 끝자리에 위치한 섬이다.제주도의 부속도서 유인도(8개) 중 면적이 가장 큰 우도(6.03㎢)는 1986년 우도면으로 승격되면서 섬 전체가 우도면에 속해 있고 우도봉 자락에 자리 잡은 우도의 관문 '천진리' 우도에서 가장 먼저 아침햇살을 맞이한다는 '조일리' 서쪽으로 지는 해가 곱게 비친다는 '서광리' 5개의 자연부락으로
내가 처음 제주학사에 오고 인생에서 할 인사는 거의 다 하던 때가 있었다. 바로 처음으로 한라산을 등반할 때였다. 한라산을 처음으로 올라갔기에 정상에 올라가면 어떤 경치가 펼쳐져 있을지, 또 얼마나 힘들지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가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상에 도착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는데 가면서 뜻밖의 것을 얻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힘내세요’와 같은 인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올라가며 마주치는 분들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올라가고 그분들은 “힘내세요! 거의 다 올라왔어요!”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