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음력 2월 초하루는 하늘의 북쪽 끝 영등나라에서 이곳 제주까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바람의 신 천하를 바람으로 움직이는 영등할망이 오시는 날이다.영등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에 찾아오는데 할망이 맨 처음 도착하는 바람 길의 올레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이므로 제주사람들은 복덕개를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영등올레라 부른다.영등할망이 오면 한라산과 세경너븐드르(뭍의 밭), 그리고 바당밭까지 씨를 뿌리고 영등달 15일에 영등할망을 실은 배가 우도를 떠나야 제주에 봄이 온다.그 때문에 제주사람들은
또 비다.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지만 올겨울은 더 유난하다. 어릴 때 기억으론 겨울이 건조하단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도무지 건조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칙칙한 나날들의 연속이다. 어렸을 적 중산간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무말랭이 만드는 작업을 겨우내 했다. 무를 썰어 찬바람에 자연건조했다. 앙상하게 마른 무말랭이를 거둬들이고 커다란 마대 자루에 담는 작업을 하노라면 손끝이 다 헐었다. 겨울 찬바람에 손등이 트고 그것도 모자라 손끝과 손톱도 모두 헤졌다. 요즘의 날씨라면 과연 무말랭이를 앙상한 가지처럼 말릴 수 있을까? 여름이나
가장 먼저 만나는 노란 물결의 제주의 봄 '휴애리 유채꽃축제' 바람 끝에 매달린 향긋한 꽃향기에 빠지게 한다.일찍 찾아온 봄을 만난 설렘도 잠시 요즘 화제의 중심에 선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매력적인 스토리와 함께 제주의 구석구석 숨겨진 아름다운 곳들~직접 방문하고 싶어 찾아 나서는 여행자들을 위해 촬영지 따라 길을 걸어봅니다.한라산 자락 어느 개천에서 난 용 같은 삼달이 어느 날 모든 걸 잃고 곤두박질치며 추락한 뒤, 개천을 소중히 지켜온 용필과 고향의 품으로 다시 돌아와 숨을 고르는 이야기 그리고 용필이와 삼달이가 다시 사랑을
먼낭은 감탕나무과 상록 활엽수 먼나무의 제주말이다. 키는 약 10미터 정도 자라며 가지는 사방으로 균형있게 뻗는다.어린 가지는 암갈색이며, 굵은 가지와 줄기는 회백색이다. 진록색의 두꺼운 타원형 이파리와 함께 하얀눈 내리는 겨울에도 빨강색 열매는 싱싱한 생명력으로 다가온다.먼나무의 주산지는 제주도이며 전라남도의 보길도에도 자생한다. 제주도에는 서귀포 천지연 난대림에서 시작, 한라산 해발 400고지 아래 상록수림대가 주 자생지다. 그 외로는 곶자왈 상록수림대에서 가끔씩 볼 수 있다.꽃은 5월 하순부터 6월사이 백색계통의 작은 꽃들이
최근에 영국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지구의 대멸종에 관해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였다. 지구는 정말 오래전부터 생명을 품은 행성이었다.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지구는 생명을 품어왔고 그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한 생물의 대멸종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그중에서 가장 최악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에 일어났다. 이 페름기 대멸종으로 인해 지구상의 육상생물 70%와 해양생물의 96% 이상이 사라졌다. 지구라는 행성이 존재해온 시간 동안 가장 끔찍한 최악의 대멸종이었다. 물
서른 살 무렵, 이태원의 재즈 클럽에서 기타 트리오 연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아! 15년 정도 연습해야 저 무대에 설 수 있겠구나'재즈는 내가 하던 락 음악과는 연주 형식이 많이 달라 기존의 습관을 버리는 데만 2여년이 걸렸다. 즉흥연주가 중심인 재즈 연주는 유리처럼 투명했다. 실력이나 감정을 감추거나 덧칠할 수가 없었다. 조금 쉬운 길로 가려다 와르르 무너져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당시 연습일지의 맨 앞 장엔 웨스 몽고메리의 이런 말이 써 있었다."음악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당신이 음악에게 주었던 것들 뿐입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이다. 유럽연합을 포함한 64개 국가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national election)가 치러진다. 이들 국가의 인구수를 모두 더하면 세계 인구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지난 1월의 대만 총통 선거에 이어, 2월에는 파키스탄에서 총선이 실시됐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대선과 총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3월에는 전쟁 중이라 불확실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4월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에서도 총선이 실시된다. 유럽연합에서는 6월 유럽의회 선거, 일본에서는 9월 자민당
일 년 중 날씨가 가장 춥다는 소한이 지나고 남쪽이라 따뜻할 줄 알았지만 웬걸~ '대한이 소한의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피부에 와닿는다.군산 주차장에 차 한 대를 주차하고 안덕계곡을 지나 산이마을 쉼터 맞은편에서 시작된 군산으로 가는 좁은 농로길에는 겨울 스산한 바람이 자연스레 몸을 움츠리게 한다.농로 따라 한참을 걷고 나면 제주올레 9코스와 마주하게 한다.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오름 모양새가 마치 달이 떠오르는 모양과 같다는 '월라봉', 그리고 마을의 수호신처럼 위풍당당 용암돔 '산방산'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
2024년의 시작은 매콤한 겨울한파와 함께 했다. 그 유명한 제주 바람에 얹힌 겨울의 한기 가득한 히스테리는 온몸을 경직하게 만들었다. 몸속 혈관들이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나는 이 겨울의 겨울다움이 반가웠다. 인류의 어리석음으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 후세대는 추운 겨울 계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의 기록에서 열람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때마침 추위에 움츠린 몸과 마음에 뜨거운 피를 돌게 할 반가운 공연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27일 저녁 08시 신제주 레드제플린에서 열린 '빅 대디'와 '오믈락 밴드'의 공연
온 세상이 반짝이는 겨울...폭설이 내린 제주, 중산간 높은 산지에 눈이 쌓여 언 곳이 있으니 산간도로는 교통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하지만 산록도로는 이미 제설작업을 끝내 교통에는 별문제가 없다.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붐비기 전에 일찍 서둘러 가자! 자연 눈썰매장으로...가을의 억새와 메밀꽃 풍경이 아름다웠던 초원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겨울 풍광으로 노루손이 오름 일대에 눈이 쌓여 장관을 연출한다.좁은 도로에는 일렬로 주차된 차량들로 벌써 혼잡하고 눈썰매를 타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누군가 진심으로 만든 동글동글 제법
토종 푸른독새기콩을 수확하고 판매를 고심한 적이 있었다. 한 알에 100원씩 받아도 내 인건비는 안 나올 만큼 적은 양이었다. 첫 농사에 첫 수확물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상 위에 펴 말리면서 콩이 다 마를 때까지 어찌 팔아야 될까를 한참 고민했다. 씨앗을 심고, 밭고랑 사이를 누비며, 검질을 매고, 콩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은 컸으나 막상 수확을 하고 나니 머리가 조금씩 아파왔다. 그렇다고 콩 한 알에 100원씩 팔 수는 없는 노릇. 그 후로도 며칠을 고심하다 청국장을 띄우기로 결정했다. 물론 나는 청국장을 먹어본 적이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족이 있습니다》는 돈이 없고, 몸이 튼튼하지도 않고, 권력도 없고, 이름이 나지 않아도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바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삶이다.사람이 개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그린이는 말한다. “가족은 꼭 부부나 형제자매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평생 바다에서 일을 하면서 혼자 살았던 할아버지는, 먹을거리와 잠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개와 한 식구가 된다. 할아버지와 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같이 봄꽃 놀이를 가고,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