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부부의 제주탐독]생각의 교환1(클릭)'에서 이어지는 글이다.청소년 책 활동가 ‘나를 6기’ 학생들과 『맹추선생』에 실린 단편 소설 중 「잠과 전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열다섯 살 H는 『맹추선생』의 전체 주제를 교학상장이라고 말한다. 배움에는 서로 아래 위가 없다는 것이며, 학교는 학생들과 선생님이 서로 성장하는 곳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선생님 입장에서 썼지만 그래도 선생님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한다.J도 열다섯 살인데, 책을 충분히 읽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피피티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원희룡씨가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무책임하게 도지사직을 던지고 떠난 이후 권한대행으로 제주도정을 운영·관리하는 것은 구만섭 행정부지사다. 구 부지사 취임 이후 제주도에서는 굵직굵직한 정책들이 발표되었다. 그리고 이 정책들은 도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되었다. 그런데 정작 도민사회는 이 정책들을 잘 알지 못한다. 정말 도민을 위한 정책일까?#구만섭 행정부지사의 굵직한 정책들구만섭 행정부지사가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은 ‘제주형 뉴딜 2.0’ 계획이다. 취임 후 약 3달 반 만에 내놓은 정책으로 형식적으로는 제주도의회와 공
내 한의원 단골 환자중에 우크라이나 출신 유치원 선생님이 있다. 금발 머리에 파란 눈을 가진 전형적인 슬라브 민족의 특징을 가진 선생님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공격이 시작된 다음 날 한의원을 방문했다. 슬픈 얼굴의 선생님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에 관해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서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어떨 것 같냐고 물어왔다. 나는 확실치는 않지만 한 달 이내에 러시아도 서방의 경제 제재에 결국 휴전을 하지 않겠냐고 안심을 시켜주려 대답을 건넸다. 하지만 그녀는 상당한 두려움에 싸여 러시아가 극
삼나무가 울창한 숲 길 '삼울길' 하늘을 찌를 듯한 50여 년생의 통 바람이 부는 수직의 정원에는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장승들이 크게 웃어주고 울창한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 길을 걷는 동안 초록이 눈 앞에 가득한 숲길은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가게 한다.삼울길을 지나 장생의 숲길로 들어서자 오랜 가뭄과 꽃샘추위,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 숲 속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 차가운 땅 위로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가냘프고 여린 모습의 꽃 아기씨 '변산바람꽃' 숲 속 나무 그늘 아래는 솔
한때 사진을 배우려고 했다. 상가리에 사는 사진가 형이 도와주겠다고 해서 사진 수업을 들었다. 형은 내게 사진만 보여줬다. 사진첩을 펼치거나 웹사이트에 들어가 사진들을 보여주며 사진에 대해서 말했다. 나는 사진기 다루는 법에 대해서 빨리 알고 싶은데, 형은 카메라 없이 사진 수업을 했다. 나의 조급한 마음 때문이지 그 수업은 오래 가지 못했다.그 형을 따라 출사를 나간 적 있다. 화북동을 걸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온다는 마을이었다. 형은 사진 찍을 곳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곧 사라질 수도 있는 풍경이라서 그랬을까. 형은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신자유주의 정책 실험장이 된 제주. 제주의 현실은 주류사회가 추구해온 미래 모습이 아닐까? 청년들이 바라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제주투데이는 제주 청년 보배와 육지 청년 혜미가 나누는 편지를 통해 그동안 주류사회가 답하지 못한 자리에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 협력으로 진행되는 [보혜미안편지]는 음악·영화·책 등 다양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10회 연재된다. 이들이 끌고온 질문에 우리 사회가 책임있는 답을 하길 바라며. 대통령이 바뀌었습니다. 대통령이 5년에 한 번씩 바뀌는 것은 당연한
동백꽃이 동박새와 사랑을 나눈 뒤에 한 치의 미련도 없이 떨어졌습니다. 흰 보자기에 황금술잔을 올려놓은 수선화도 추사의 붓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일찍 나온 복수초가 찬바람에 놀라 노란 몸을 후드득 떱니다. 산수유는 팝콘이 튀겨 나오듯 노랑 망울들을 하늘에 쏟아냅니다. 이제 목련은 겨우내 입었던 솜털 옷을 벗어 하얀 속살을 드러낼 것이고, 진달래는 헐벗은 가지에 분홍 연정을 매달아 놓을 것입니다. 그러면 꽃들의 전쟁이 시작되어 온 세상이 천연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봄은 꽃이고, 꽃은 봄입니다. 상춘객들은 산과 들로 몰려 나가 꽃 사
느림의 미학 작고 정겨운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하는 정상의 뿔바위 '군산', 원시 모습을 간직한 제주의 감취진 속살 안덕계곡의 숨은 비경, 그리고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화순금모래해변 제주올레 9코스(대평포구~화순금모래해변)는대평포구를 시작으로 몰질 입구~대흥사 삼거리~약천암~군산오름 정상부~안덕계곡~올랭이소 정상~창고천다리~화순금모래해변까지 11.9km로 5~6시간 소요된다.올레 8코스의 종점이면서 올레 9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한 대평포구 변경된 제주올레 9코스, 의미 있는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본다.수천
제주에서 드릇마롱 또는 꿩마농이라 하는 봄나물은 달래 나물을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쉐터럭 마농이라는 이름은 겨울과 봄 사이 아주 가늘고 촘촘하게 어린 달래 줄기가 땅에서 보드랍게 올라오는데 ‘소의 털처럼 가늘다’해서 붙여졌다. 이것을 제주에서 ‘꿩마농’이라 하는 것은 겨울에 굶주린 꿩들이 땅에 앉아 흙목욕을 하다가 달래 나물의 동글동글한 알뿌리들을 주워먹기 때문이다.동의보감이나 여러 본초 서적들에서 소산이라는 것은 매운맛이 있는 작은마늘을 뜻한다. 우리나라에 자생종인 산마늘을 ‘산산’이라 하였으며 조선시대 외국에서 들여와 재배되고
서귀포에서 '청소년 책 활동가 '을 함께 하고 있다. 벌써 6년째다. 올해 처음으로 함께 읽은 책은 강석주의 소설집 『맹추선생』이다. 학생들과 함께 제주도 책 중에서 어떤 책이 좋을지 찾아보았는데, 이 책이 눈에 띄었다. 학교생활의 이모저모를 소설로 담은 책이라 함께 나눌 게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강석주 소설가는 제주도 현직 교사다. 이 책은 제주도교육청 우리 선생님 책 출판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만든 책이다. 현직 교사다보니 책에에는 학교의 현장감과 생동감을 잘 담아냈다. 토론 도서로 선정해서 읽기에 맞춤이었다.‘나를’
이제 작살은 거두어도 좋다. 물안경 하나면 족하다. 한참을 헤엄쳐 검은여로 가는 길에 조심스럽게 물속을 바라본다. 와락 덤벼들듯 모든 것이 가깝게 보인다. 두려움 속에서 살펴본다. 동그란 공기 주머니가 달린 모자반이 물 위로 오르는 듯 흔들거리는 사이로 자리돔 떼가 헤엄쳐 다닌다. 꼬리를 흔들며 살짝 방향을 바꿀 때마다 은빛 검은빛을 오간다. 노란색 초록색 줄무늬의 코생이, 어랭이 같은 물고기도 있다. 검은 바위 위에 크고 작은 수초들 사이에 빨간색 말미잘과 불가사리도 보인다. 바닷물 속을 볼 때마다 아득히 먼 옛날 어느 곳에 와
바야흐로 봄이 도래했다. 제주에는 올봄에도 샛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흩날리는 벚꽃 잎 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낭만을 만끽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봄을 노래하는 음악이 유독 한국에 많은데, 청춘을 상징하는 계절이기도 하며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피고 낭만을 누리기에 적합한 온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일까. 올봄도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그 속에서 봄을 대표하는 음악들이 감상될 것이다. 곧 다가올 따뜻한 공기 속을 가득 채우는 만개한 꽃들의 향기를 올해 유독 기다리는 이유는 그만큼 지난겨울이 추웠고 고되었기 때문이다.국
전업농이 아니었던 몇 해 전 내리 심기만 하고 거두어들이는 것은 거의 없었다. 씨앗을 들고 밭에 가는 것도 룰루랄라 콧노래 나오는 일이고 밭에 가 앉으면 세상에서 빠져나와 또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착각이 있었다.간간이 들려오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씨앗을 심고 또 심었다. 가끔씩은 완두콩이 심어져 자라고 있는 곳에 쪽파를 심기도 하곤 했지만 조그맣게 밭을 정리하고 씨앗을 심고 씨앗이 잘 자라주길 기도하는 마음이란. 그렇게 3년이 지났을까? 아직도 심는 것에 비해 거두어들이는 것은 미미했고
음악을 듣고 처음 “앗!”하며 놀랐던 곡은 Simon and Garfunkel의 ‘Sound of Silience’였다. 부유하는 음률의 기타 아르페지오와 그에 맞춰 노래하는 두 목소리의 화음은 천상의 소리마냥 신비로웠다.중학교 때 친구 집에서 처음 들었던 김민기의 ‘친구’는 TV에서 듣던 가요와는 결이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좀 더 차분ㅎ고 기품이 있었다. 소곤대는 목소리가 좋았다. 그 영향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이나 등에 수록된 옛 노래들을 따라 불렀다. 통기타 반주에 맞춰 아름
산지와 북부에 대설주의보 발효 중이라 쌓인 눈이 얼면서 도로가 결빙, 1100 도로 차량 전면 통제라는 안전 안내 문자 한라산 눈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누군가에는 긴장의 하루이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한라산 산간 눈 소식이 있지만 다행히 어리목 날씨는 맑음 눈 덮인 백록담 화구벽이 아른거리는 새벽, 7시 30분 첫차를 타고 가자! 어리목으로~어리목은 '길목'이라는 뜻으로 어리목 등반로를 따라 들어가면 사제비동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봄이면 산철쭉, 털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초원 겨울 눈부신 백설에 덮인 구상나무 군락지와 백록담 화구벽
섬의 한자 표기를 보면 섬과 새의 친연성을 알 수 있다. 새(鳥)와 산(山)이 결합해 새가 사는 섬(島)이 되었다. 그러니 섬은 새가 머무는 곳이다. 제주도 역시 새들의 고향이자 새들이 날아왔다 날아가는 곳이다.하도리 철새도래지에만 해도 해마다 겨울이면 철새들이 약 5,000여 마리 정도 찾아온다. 저어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흰물떼새, 큰기러기 등이 도래한다. 철새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직박구리, 물총새, 휘파람새, 방울새, 알락할미새 등도 볼 수 있다.이 책 『제주의 새』는 제주에서 관찰되는 새들을 총망라한 도감이다. 새
제주국제자유도시라는 신자유주의 정책 실험장이 된 제주. 제주의 현실은 주류사회가 추구해온 미래 모습이 아닐까? 청년들이 바라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제주투데이는 제주 청년 보배와 육지 청년 혜미가 나누는 편지를 통해 그동안 주류사회가 답하지 못한 자리에서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 협력으로 진행되는 [보혜미안편지]는 음악·영화·책 등 다양한 텍스트를 중심으로 10회 연재된다. 이들이 끌고온 질문에 우리 사회가 책임있는 답을 하길 바라며. 혜미님, 추천해주신 은 잘 봤습니다. 재미있게 봤지만,
사람과 강아지와 고양이가 같이 살면 어떤 마음일까. 이 책을 쓴 사람은 같이 살던 강아지와 고양이가 하늘나라에 가도 다시 만나는 꿈을 꾼다. 그곳에서는 서로 먹을거리를 나눠 먹고 이야기도 나눈다. 사람만이 먹을 수 있는 것도 우주식당에서는 같이 먹는다. 초콜릿 푸딩, 딸기 시럽이 덮인 치즈 케이크, 짜장면을 맛있게 먹는다.나도 광복이란 이름을 가진 5살 된 여자 강아지와 산다. 먹을거리를 먹을 때마다 광복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람들은 이것저것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데 우리 집 광복이는 그렇지 못하다. 강아지는 소금이 있는
5년 만에 치과에 갔다. 입안을 드러내어 진단을 받았다. 금이 간 치아가 있어 이를 뽑아내고 인조 치아를 심었다. 진단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 대선후보들이 잇달아 농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공약들이 본질적이고 효과적인 처방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는 농업·농촌의 위기와 환경변화를 바르게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농업이 당면한 가장 큰 위기는 기후변화다. 폭우·폭염·가뭄·한파 등 세계적인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었다. 이는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을 어렵게 해 곡물자급률 21.0%인 우리나라를 위협하고 있다. 온난화로 한라봉이 전
해안과 도심을 잇는 서귀포 올레서귀포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올레 6코스(11.6km)는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절경의 쇠소깍을 시작으로 외돌개로 이어진다.그 중간에 소천지를 시작으로 소정방폭포까지 겨울길을 걸어본다.솔향과 솔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솔길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바닷가의 작은 세계'소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