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태춘의 다큐 영화 제작사 이벤트에 응모하여 시사회 초대권을 받았다. 덕분에 개봉에 며칠 앞서 영화를 보았는데 그의 삶과 노래가 어우러진 한 편의 콘서트였다. 가슴이 벅차올라 숨쉬기가 힘든 구절도 있었고, 그의 데뷔 시절 모습이 전원일기의 농촌 총각 모습 같아 웃음이 나기도 했다. 앙 다문 입과 그의 굳은 표정은 마치 세상의 불의와 대결하는 권투 선수 같기도 했다.정태춘은 1978년 '시인의 마을'로 데뷔한 원로 가수이자 사회운동가이며 시인이다. 지금은 뮤지션이면서 투사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는 원래 서정적인 포크 가수로
※앞서 제주투데이에 진보후보 단일화 관련 두 번의 글을 올렸다. 주로 제2공항문제와 관련하여 지금 제주사회의 상황과 지역선거를 앞둔 선거판임을 최대한 의식하면서 진보후보 단일화가 현실적이지 못할 뿐더러 효율적이지 않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댓글이나 다른 지면에서 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논조를 보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후보단일화 요구나 압력은 본선거를 앞두고 그치질 않는다. 지난 글에서 특정후보나 단체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하였지만 이번 글은 그런 의식하지 않고 제2공항반대싸움을 둘러싼 지금 상황에서 비상도민회의와
저는 제성마을 왕벚나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제성마을 삼촌들 또한 뵌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제성마을을 지나가는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제성마을 왕벚나무가 무단벌목 당하고 제성마을 삼촌들의 통탄을 알게 된 후, 저는 지나가는 사람일 수 없게 되었습니다. 1941년 정뜨르비행장, 1980년 제주공항, 1987년 하수종말처리장, 총 세 번의 개발로 300년 넘는 몰래물 마을이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죽은 사람을 관에서 꺼내어 두 번 죽이는 것을 부관참시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 번 죽이는 말을 형용하는 말은 세상에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주시 을 보궐선거 후보로 김한규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낙점했다. 소문이 무성하던 ‘전략공천’이 사실이 되었다. 경선을 주장했던 홍명환·김희현 도의원 등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전략공천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다. 지역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우리 사회의 상식선과도 위배된다.이번 전략공천은 우리 정치가 얼마나 서울중심주의에 경도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역의 여론도, 지역의 가치도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울대 졸업과 김앤장 출신이라는 ‘김한규 전 비서
※먼저 어느 단체나 특정후보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고 선거 이후 막개발 드라이브가 불을 보듯 뻔한 제주사회에 대하여 진보라 칭하는 모든 개인단체들에 대한 고언이고 스스로도 고민의 지점임을 밝힌다.#선거기간 무엇을 할 것인가알다시피 이번 지역선거는 그 과정에 대통령선거가 들어감으로써 상대적으로 관심도 덜 받게되고 또 대선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와 녹색당의 경우 일찌감치 도지사후보를 정하여 지역선거를 예비하는 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급기야 원희룡씨가 국토부장관에 지명되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가했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왔단다. 그 와중에 지각도 하시고. 문득 그이의 심사가 궁금해진다. 4·3의 아픔과 전용기의 기쁨, 어느 쪽이 컸을까. 너무 빤한 질문인가. 이게 짓궂거나 야비하게 들린다면 당신은 꽤나 낭만적인 거다. 각설하고.윤 당선인의 참석과 연설 내용에 해석을 하고 의미를 붙이는 모양이다. 그러지 마시라. 언제부턴가 4·3은 제주의 아들 원씨조차 알뜰히 챙기는 공식행사가 되었고 또 그만큼 박제화 되어간다는 의미일 터. 윤 당선인이 지금 어딘들 신이 나서 못 다니겠는
“지금 주빈께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뒤늦게 추념식장에 들어서자 사회자는 이렇게 말했다. 10시 정각 추념 사이렌이 울린 뒤였다. 당선인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김부겸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뒤늦게 추념식장으로 향했다. 추념 사이렌이 울렸지만 그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거침없는 정치인들의 걸음은 1분의 추념이 거의 끝날 즈음에야 겨우 멈췄다. 카메라는 그들의 짧은 묵념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치인들이 추념식 앞자리에 앉을 때 초대받지 못한 유족들은 통제선 너머에 서 있었다. ‘주빈(主賓)’이라는 표
4·3특별법 개정으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나아가 실질적 피해회복이 이뤄지게 됐습니다. 올해 4·3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예산으로 1810억 원이 반영돼, 6월부터 보상금 지급 신청이 시작됩니다. 사실 조사를 통해 보상금 지급에 단 한 분도 누락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준비를 하겠습니다.올해 제74주년 추념식은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를 슬로건으로 해서, 4·3의 핵심 가치인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미래세대에 전승하고 국가추념일의 의미를 담아 치러질 예정입니다. 또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방역지침을 적용
평소 제주 청소년으로서 문화적 자본의 부족함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비상한 상상’에서 꿈 여행 장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장학생 모집을 주최한 양소희씨의 블로그 글을 읽었다. 그 글 속에서 ‘경험의 양극화’라는 단어를 발견했다.다양한 기회들이 수도권의 청소년들에게 치우쳐져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그 단어에 진심으로 동의했고 반가웠다. ‘비상한 상상’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학 프로그램이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꿈 여행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면접을 봤고 장학생으로 합격해 1월 말에 3
얼마 전 제주4·3평화공원 앞 도로에 ‘4·3평화로’라는 명예도로명이 부여된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명림로’라는 어려운 이름 대신에 ‘4·3평화로’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좀 더 쉽고 명확하게 장소를 기억하고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명림로는 번영로와 비자림로를 연결하는 도로로써 4·3평화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4·3’의 상징성을 생각해서 도로명 주소를 ‘명림로 430’으로 정하였다고는 하나, 어려운 도로명에서 ‘4·3평화공원’이라는 목적지를 유추해내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전국적으로 과거사와 관련한 도로명을 지정
▼ 연재순서① 여성 폭력 그리고 안전② 일터와 돌봄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정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 대선정국에서는 소위 ‘이대남’으로 대변되는 남성 유권자들의 표가 가장 중요한 결정권으로 여겨지고, 모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여성과 관련된 문제는 주변화되거나 적극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 지역 성평등을 위해 활동해온 와 는 2차에 걸쳐 대선 정국에서 드러나는 혐오와 차별의 정치에 문제제기하고, 성인지적 관점을 반영한 비전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에서 제주농업기술원의 후원으로 제주도 토종종자 실태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삼춘들의 씨앗 주머니속 이야기》를 발간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강나루 작가가 책자에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를 칼럼으로 전한다. 강나루 작가는 '일상의 씨앗들' 저자로 설치미술을 비롯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 작가는 자신을 '씨앗매개자'라고 소개한다.“우리 큰 똘은 이제 하나 줄여도 육십, 그 담은 오십여덟, 막내가 이제 마흔넷인데 스물여섯에 시집갈 때 똘들 다 목화 이불해줜. 이불집에서 껍데기영 사다강
최근 4·3 특별법 개정의 성과로 4·3유족들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지라도 보상을 받게 되었다. 올해 편성된 예산이 대강 1800억원이라 하니 1800여 명은 올해 보상금을 받게 될 것이다. 고령자 유족이 우선될 것이라 본다. 친정어머니는 올해부터 진행될 보상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어머니는 4·3 때 고아가 되었다. 외할머니는 경찰서 유치장 창살 빗물에 고문에 허갈난 목 축이며 “우리 족은년(작은딸) 어떵허코(어떡하냐)…” 하다가 돌아가셨다. 당시 12살이던 ‘족은년’ 어머니는 지금 스물네 명으로 늘어난 자손의 안위를 걱정하며
오늘 나왔던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 박찬식 제주도지사 후보의 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주장에 대하여 몇 가지 묻고 싶다. 참고로 나는 새내기 제주녹색당원이다먼저 후보단일화 주장이 제주가치 전체회원들의 뜻인지 알고 싶다. 후보검증 절차까지 거쳐 회원총회에서 도지사 후보로 선출되었는데 다른 당이나 단체와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전체회원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지 않은가.후보 단일화란 여러 후보들 가운데 가장 적합한 후보를 정하는 것인데 만일 제주가치의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회원들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 혹 그게
병원 임상 실습이 끝나자마자 쉴 틈 없이 구급차 동승 실습을 하게 되었다.병원 응급실에서 보았던 대부분의 환자들은 구급차를 이용하여 119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온 환자들이었기에 병원 전 응급처치의 과정은 어떨까 궁금증을 안고 실습에 참여하게 되었다.나의 첫 소방 실습 배정지는 동부소방서 남원119센터였다. 직원분들은 모두가 친절하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마음이 놓였다.실습 기간 동안 여러 번의 출동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출동은 교통사고 현장 출동이었다. 주변의 혼잡한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환자를 응급처치하고 사려 깊게 대하
기후변화가 제주농업을 강타하고 있다.지난해 제주지역 연평균 기온은 16.7℃로 2010년보다 1.1℃ 상승하였다. 일 최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이상고온 현상도 1월 7일 23.6℃, 11월 17일 26.7℃ 등 세 차례나 나타났다. 6월은 이른 폭염이 한 달 내내 지속되면서 폭염일수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상특보 발표 횟수도 2010년에 비해 22.4% 증가하였다. 장마는 49일이나 지속되어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고, 건조특보는11회나 발령되었다.이와 같은 이상기후로 농업재해보험 가입농가(21,858호)의 73.3%(16,02
지난 12월 9일, 우리는 대한민국 국회 본회의장에서 울리는 우렁찬 의사봉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른바 4·3특별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는 순간이었다. 올해 73주년 4·3추념일을 앞두고 지난 2월,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된 이래 10개월만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1999년 12월, 4·3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래 22년 만의 개가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유족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할 때만해도 과연 개선이 될 수 있을까, 좌불안석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11월
12월 18일은 유엔이 2000년에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International Migrants Day)’이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9년 12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기념하여 이주민 정책 10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그중 하나가 “이주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주정책에 젠더 관점 반영‘이다.한국에 이주민이 유입된 지 30년이 지나는 이 시점에, 주목해야 할 변화 중 하나가 이주여성 한부모의 급증 추세이다. 2018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의하면, 전국 결혼이민자·귀화자의 이혼·별거 비율(16.5%)이
2016년 119명이던 제주 영어회화전문강사는 2021년 4월 현재 44명으로 줄었습니다. 실용영어 공교육 완성이라는 교육정책의 꽃이었던 영어회화전문강사. 그 꽃이 지금은 교육정책이라는 이름으로 희생양이 된 결과입니다. 남아있는 44명 중 26명이 10년 이상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했습니다. 모든 영어회화전문강사는 5년 이상 학교를 지키고 있습니다. 청춘을 바쳐 실용 영어 공교육 실현을 위해 헌신했습니다.영어회화전문강사 존재에 대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서’에서는 사업의 효과성과 긍정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2020년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