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서 제정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폐지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이 지난 9월 제정됐다. 내년 3월 25일부터 본격 시행 예정이고, 지난 11일 시행령까지 입법예고 되는 등 정부는 제도적 뒷받침을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6월 전국 기초 지방정부의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이어, 9월 국회의 ‘기후위기 비상결의’, 그리고 10월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으로 이어진 흐름이 법제화된 것이다. 올해 5월에는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구성되어 8월에 2050탄소중립시
지하수가 제주 미래세대의 생사를 가르는 갈림길에 들어섰다. 유량이 풍부한 강이 없는 제주도는 생활용수의 84.0%와 농업용수의 95.1%를 지하수에 의존한다. 그러면서도 지하수를 화수분처럼 뽑아 쓰고, 지하수의 오염원차단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수자원관리종합계획에 의거해 지하수 함양량의 40.6%를 지속이용 가능량으로 설정하고, 16개 유역으로 구분해 지하수를 관리하고 있다. 그 중 애월·한림·한경·대정 등 6개 유역은 이미 취수허가량이 지속이용 가능량을 초과하였다. 특히 물을 많이 쓰는 농사철에는 서부지역을 중
어릴 때도 그렇고 자라서도 그렇지만, 제주도에 대한 기억은 늘 이국적이라는 느낌이다. 공항에서 보이는 야자수. 야자수가 있는 공항과 멀리서 보이는 한라산. 대학시절 처음 가본 제주도는 나에게 무척 이국적이었다. 이후에도 몇 번 기회가 있어 가 본 제주도는 갈 때마다 또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에 가는 곳은 거기서 배로 한 시간 남짓 가야하는 추자도라고 한다. 들어는 봤지만, 나와는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섬으로 가는 길은 그렇게 혼란스럽고 기대가 되면서도 불안한 복잡한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추자도로 가는 여정
가을철 농번기와 수확철은 몸은 바쁘지만 마음은 더없이 푸근해지는 시기이다. 그러나 그만큼 이른 시간 늦은 시간까지 농기계로 도로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2021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5년간 농기계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691명, 부상자는 6,652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도내 농기계 교통사고는 모두 70건으로 사망자 7명, 부상자 80명이 발생하였다. 특히 농기계 관련 교통사고의 경우 2020년에는 367건이 발생, 사망자는
저는 제주지방법원에서 공무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주지방법원 시설관리직으로 입사했으니 근무기간은 1년을 조금 넘겼을 뿐입니다.1년을 겨우 넘긴 제가 공무직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그런데, 법원에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저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이곳에서 경력이 몇 년씩 되고 많은 분은 20년을 넘긴 분도 계신데 제 월급과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20년을 법원에서 한결같이 일해왔던 분들의 월급이 이제 갓 입사한 신입 직원과 같았던 것입니다. 법원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일하는 사람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도저히
장소는 기억이다.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사라진다. 개발과 성장 이데올로기는 제주의 모습을 빠르게 지워하고 있다. 제주투데이는 계간 2021년 가을호가 마련한 '잊혀진 장소의 정치학' 특집 기사를 편집진의 양해를 얻어 전재한다. 이 글들이 제주의 장소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1. 상실의 비명여기 하나의 풍경이 있다. 오래 전 그곳은 해가 뜨면 바다가 먼저 일어났고 달이 뜨면 하루가 어둠으로 번져갔다. 용암처럼 뜨거웠던 바위가 파도를 만나 식어갔던 시간들도 있었다. 땅이 있어 엎드려 오늘의 양
전국 10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는 10월 20일 총파업에 나섭니다. 제주지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총파업에 동참합니다.급식실로 돌봄교실로 신나게 달려오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우리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서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저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문재인 정부 4년 내내 외쳐왔던 학교비정규직 차별해소와 교육공무직 법제화 요구에 대한 대답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규직대비 80%의 공정임금을 약속했던 정부건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서유럽에서는 42도 넘는 폭염이 한 달 동안 계속되었고, 남극은 섭씨 20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집중호우, 산불, 가뭄, 한파 등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이 많아지는 것도 생태계파괴와 지구의 온난화 때문이라고 한다. 이렇듯 기상이변으로 인한 전 세계적 기후재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기후위기가 더이상 미래의 일도 남의 일도 아닌 것이다.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과 미래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특히 노동자, 농민 그리고 저
지난 8월 내년 정부 예산안이 제출된 바 있다. 2022년 정부 제출 예산안에서 보건·복지·고용 사회공공성 분야의 증가율은 8.5%로 전체 예산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에서 보여졌던 보건·복지·고용 분야에서 연 평균 증가율인 11.4%와 비교하면 실제로는 후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긴급한 재난 상황에 맞물려 사회공공성 예산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 코로나19 재난 시국에 노동자 해고를 막고, 감염병 전문 병원 공공병원 및 공공의료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불안정 노동자를 위한 고
130년 전 세계 각국의 노동자들이 외쳤던 구호는 ‘하루 8시간 노동쟁취!’와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였습니다. 안타깝지만 지금도 세계 노동자들은 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노동의 가치가 여전히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이 잔인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는 노동에서 나옵니다. 부동산의 시세차익도 기업의 이윤도 노동자가 노동을 하지 않으면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임금 역시 사장님의 개인 돈이 아니라, 노동자가 노동을 통해 만든 이윤에서 노동자 스스로 만들어 냅니다. 그 많은 부를 일론 머스크와 이재용 회장이 만드는 것이 아니
상시지속 업무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정부 가이드라인 고용노동부는 2020년 11월 ‘기간제 및 사내 하도급 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을 통해 앞으로 사용자가 상시·지속 업무에 대하여 근로계약 체결 시부터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를 채용하도록 노력할 것을 안내했다. 상시·지속 업무란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를 말한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노사 권고안의 수준에 불과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못하는 한계가 뚜렷했다. 상시·지속 업무 직접고용 법제화를 꾸준히 주장해
민주주의는 계층, 계급, 성별에 구별 없이 참정권을 확대하며 발전해 왔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도 국민의 정치참여 보장으로 가늠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교원·공무원은 헌법으로 보장되어 일반 국민 누구나 누리는 정치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있는지 말해준다.3·15 부정선거에서 옳지 않은 일로부터 일선 공무원들은 보호받지 못했다. 교원·공무원이 동원되어 부정선거가 이루어졌다. 부정선거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4·19혁명 후 1960년 6월 15일 에는 공무원의 정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시민재해 영역까지 포괄하여 진짜 책임자에게 책임을 제대로 묻기 위한 법이다. 법의 취지에 맞게 시행령을 제정하라! 첫째,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시행령 5조2항1호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관한 점검을 위탁'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라!한 달에 한 두번 오는 대행기관 점검만 피하거나, 조작하면 경영책임자는 처벌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어야 기업살인을 예방할 수있다.둘째,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시행령 4조 4호 경영책임자의 의무로 예산을 편성, 집행, 관
최성희 강정마을 평화활동가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때쯤이면 악몽처럼 그 날이 떠올랐다. 올해 9월 2일은 강정 마을 구럼비 해안으로 가는 길목에 해군이 기지 건설을 위해 강제로 펜스를 친 지 10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 날 저항으로36명이 체포되고 4명이 구속되었다. 그 다음해 3월 7일 구럼비 발파가 시작되었다. 그 날을 직면하여 기억하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 날 이후 10여년간 확장된 폭력의 무게 때문이다. 한 때 구럼비로 불린 해안은 이지스 구축함, 잠수함, 강습상륙함등의 국내 군함들과 때로 미
요즘 국민지원금 지급대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온다. ‘주려면 다 줄 것이지 88%는 뭐냐?’, ‘부자 인증을 해줘서 감사하다. 그런데 집도 없고 차도 없는데, 내가 상위 12%라니 말이 안 된다.’ 국민지원금 25만원은 목마른 사람에게는 한 모금의 물처럼 갈증만 잠시 식히는 정도의 보잘것없는 지원이고, 소득이 안정된 사람에게는 나라가 주는 보너스 같은 돈이다. 정부형 2차 재난지원금처럼 국민 모두에게 20만원씩 지급해도 되는 것을 왜 하필 88%로 한정하였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정부가 나름대로 어려
상수도 5%, 하수도 20% 인상안 도의회 상정398회 도의회 임시회에서 상하수도요금 인상 내용을 포함한 ‘제주도 하수도 사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제주도 수도급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이제 본회의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상수도 요금 5%, 하수도 요금 20% 인상하는 내용이다. 상하수도요금을 인상하는 주된 이유는 요금현실화율이 낮다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요금현실화율은 19.9%이다.수도요금은 크게 4가지 항목으로 구성된다. 기본요금(계량기 구경별 요금) + 상수도 요금 + 하수도 요금 + 물이용 부담금이다
398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제주항공 유상증자에 따른 출자 동의안이 통과됐다. 절차상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최종 통과된다. 유상증자는 무엇일까? 기업이 새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로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부채금융에서 벗어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제주항공과 제주도는 어떤 연관성 있나? 제주항공은 제주도(민)의 이익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어떤 상관관계에 있길래 작년(40억)에 이어 올해도 40억 원을 추경하며 지원하려는 것일까? 제주항공이라고
부당한 공권력에 저항하는 제주도민, 엄문희안녕하십니까? 저는 제주의 민주주의와 난개발 문제를 우려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다가 최근에 공권력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혐의로 마치 ‘전문 갈등 유발자’로 가공된 시민입니다. 최근 성산을 지역구로 하는 고용호 의원이 발의한 초안을 읽다가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결의안은 문제적 내용이 수정되어 상정되었군요. 그러나 초안에서 묘사된 시민 배제의 언설에 대해 발의한 의원도, 서명한 의원도, 도의회 차원에서도 어떠
“제주에 성평등정책관이 생기면서 변화가 적지 않아요. 제주에 양성평등교육센터가 문을 열고, 강사들의 어려움을 듣고 역량을 높여주기도 하구요. 기업에서는 양성평등교육을 하고 싶어도 힘들었는데 문 두드릴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제주지역 성평등 교육 강사 “마을에서 성평등을 주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여성으로서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성평등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이야기가 처음엔 생소했고 어려웠죠. 그런데 교육을 받으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여성들도 마을 의사 결정에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업은 자연환경 및 기후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농업이란 하늘(天時)과 땅(地利)과 사람(人和)이라는 3재(三才)가 어울려 농업의 도(道)를 일군다”라며 농가에 이익이 되고 농민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연의 영향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늘날에도 그 해 농사가 잘되고 안 되는 것은 기후에 따른 농업재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큰 영향을 준다. 최근 몇 년간 제주는 이상 기후 변화로 가을 장마가 지속됐다. 매년 8~9월에 대형급 태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