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농가경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농가소득은 4503만원으로 전년대비 9.3%로 증가하여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농가소득은 4912만원으로 전년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농업소득은 감귤 및 마늘 등 월동채소 가격의 하락으로 319만원이 감소한 1209만원이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농가소득 변화를 살펴보면, 첫째, 농업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농가소득이 2000년 2390만7000원에서 2020년 4503만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이맘때가 되면 그리운 옥녀...오름으로 가는 둘레길에 광활한 무밭초록초록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바람결 따라 일렁이는 장다리꽃의 춤사위 진한 향기로 들녘 가득 채운다.장다리꽃 피는 4월~버림받은 무가 예쁜 장다리꽃을 피웠다.잔잔한 바람이 기분 좋은 봄햇살을 오롯이 담은 무밭에 장다리 하양, 보라 나비가 살짝 내려앉았다.연보라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이리 곱고 섬세한 꽃을 보지 못하고 식탁으로 올라왔구나... 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크기나 모양이 다양한 양치류들이 터를 잡았다.옥녀꽃대를 만나기 10m 전 이제
요즘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유튜브를 켠다. 유튜브 속 트레이너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을 시작하면 유튜브에서 카페 분위기가 날 법한 음악이나 잔잔한 피아노 음악을 제공하는 채널을 틀어 둔다. 식사 중에도 유튜브를 시청한다. 잠에 들기 전에는 유튜브로 이것저것 시청하다 모닥불 소리나 빗소리를 재생해둔 채 잠을 청한다.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튜브를 틀어 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에게 유튜브는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된 지 오래다.그런 유튜브가 언제부터인가 특정 아이돌 그룹 영상들을
애장품을 수집하는 편은 아니지만 버리기 아까운 것들은 몇 개의 박스에 따로 모아두고 있다. 대청소를 한답시고 켜켜이 먼저 쌓인 박스를 끄집어내면 대청소가 끝나는 시점은 장담하지 못하게 된다. 하루를 넘길 수도 있다. 박스에 담긴 물건 중 다이어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나는 1995년부터 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했다. 2005년 무렵까지 썼으니 장장 10년에 달하는 나의 시대가 거기 기록돼 있다. 나의 그 시기를 뭐라 불러야 할까. 오늘 소개할 책의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친애하는 20세기의 마지막 장’이라고나 할까.나의 기록에 따르
제주도가 먼저 일회용품에 대한 규제를 주체적으로 하게 된다면 다양한 이점들이 있다.(...) 국가 폐기물정책의 큰 진보를 가져올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제주도가 생활쓰레기 저감의 선도모델이 될 수 있다.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는 전 세계적 골칫거리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사용을 줄여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표주자는 우리에게 일회용품으로 제공되는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들이다. 빨대, 컵, 봉지가 대표적이다.제주도는 관광지라는 특성상 플라스틱
두부는 희고 무르다. 안을 보호하는 가죽도 없고 자신을 세우는 뼈도 없다. 그래서 95% 이상 소화되는 완전식품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른 두부가 여덟 개의 각을 잡아 모나게 존재한다. 무른 놈마저도 깨지지 않기 위해 날카롭게 각을 세우고 모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니 세상은 참으로 무섭다. 두부 중에서도 어머님의 노련한 손으로 만지지 않으면 문드러진다는 연두부를 페이스북 친구로부터 받았다. 연두부 100g의 시장가격은 1000원 내외다. 하지만 직접 콩을 골라 물에 불리고, 갈아서 끓인 뒤, 베주머니로 짜서 나온 콩물에 바닷물을 넣어
나는 올해 3월 2일부터 제주에 내려와 친구들과 선배들, 선생님 그리고 주변 마을 삼촌들과 함께 1년 동안 제주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각자 제주에 오는 이유와 목표는 다르겠지만 나는 건강해지기 위해서 제주를 선택했다. 육지에서는 불규칙한 생활로, 건강하지 못한 먹거리로, 미디어로 나태한 삶을 살았다. 육지에 있을 때는 학교 갔다 집에 오면 도착하자마자 가방 놓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침대로 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온종일 미디어만 했다. 육지 생활은 학교, 미디어, 학교, 미디어 무한 반복이었다.육지에서는 엄마 아빠가 바빠 우리를 챙길
승려 자장이 당에서 귀국할 무렵인 643년 봄에 신라는 9월 위기설에 휩싸였다. 삼국은 농업국가이다 보니 추수가 끝나면 전쟁이 시작된다. 추수가 끝나는 9월, 고구려와 백제의 연합군이 위아래로 신라를 공격할 것이란 공포에 신라인들은 떨었다. 선덕여왕은 그 길로 자장을 찾았다. 자장은 경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9층탑을 황룡사에 쌓을 것을 건의했다.9층탑은 신라를 괴롭히는 주변의 아홉 오랑캐를 의미한다. 신라를 벌벌 떨게 한 이 아홉 오랑캐의 나라 중 하나가 탁라 즉 탐라**이다.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바와 같다. 절실한 사람이 이
전설을 쫓아간 곳에선송당마을이 고향이랬다. 그곳은 두말할 필요 없는 신성의 발원지다. 선흘에서 만난 아주머니는 익히 알려진 금백조며 소로소천국의 본풀이와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송당마을에 있다는 오봉이굴왓, 그곳에 가면 여신 설문대가 거대한 솥을 안쳤던 화덕의 받침돌이 있을 것이란다. 어린 날 당신께서 고향마을에 살 때에는 그 바위를 ‘새덕앚인밧’이라고 불렀다며 지금은 아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물음표는 그길로 송당마을을 찾았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새덕앚인밧의 정체를 탐문했지만 아는 이가 없었다. 포기하려던 차에 전
텃밭 농사를 시작하고서 좋아하게 된 작물이 있다. 전에는 먹지도 않던 옥수수를 꼭 심고 가꾸어 늦여름 간식으로 즐긴다. 질기고 질기기만 했던 옥수수가 농사를 시작하고서는 세상에 없는 달콤함을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간식이 되었다. 한여름 작렬하는 태양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받아내어 알알이 영글었으니, 따자마자 쪄내면 순식간에 서너 개를 먹어 치운다. 올해도 여전히 옥수수를 심었다. 빠른 곳은 곧 옥수수가 나올 만큼 자라있기도 하던데 우리 옥수수는 이제 막 세상 구경을 마치고 자리 잡았다. 곧 뜨거운 태양과 함께 폭풍성장하겠지?내가 키우
폭우 속에 앉아있던 갸날픈 강아지 한 마리가 멈춰 세운 차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니네 집은 어딘데 이곳에서 떨고 있는게냐.' 일단 차에 올라탄 녀석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동물등록 칩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동물등록 칩 덕분에 주인을 찾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너 잠시 집을 나온 게로구나.'하지만 견주를 만나자마자 들리는 첫마디는 안도의 한숨을 불길함으로 돌려놓았다. " 에휴... 칩은 괜히 해가지고..."일단 못들은 척했다. "비가와서 놀래서 집을 나갔었나
숲길이 주는 푸르름과 하늘을 찌르는 울창한 삼나무 숲길 초록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허리까지 자란 연초록 조릿대가 길게 이어지고 작게 흔들리는 바람은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조릿대와 화음을 넣으며 숲이 주는 초록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한다.한라산 허리에 자리 잡은 조릿대에 점령당한 정상 남서쪽으로 드넓은 초록의 광야와 산방산을 중심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오름 능선의 아름다움에 시선이 멈춰 선다.그곳에 가면 만날 수 있겠지...계절 잃은 노랗게 피어난 세복수초 사이로 함지박 한 하얀 미소로 홀로 핀 '백작약'크게 웃어주는 순백의 모습
이주분야 인권교육 공부모임을 하고 있다. 자료를 읽고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눈다. 지난 번 주제는 인종차별이다. 제주 출신 친구의 동생이 베트남에서 온 친구와 결혼했을 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동네 삼촌들이 결혼잔치에서 신부를 보고 ‘한국사람처럼 생겼다, 예쁘네요’, ‘베트남사람 안 같다, 예쁘고 괜찮네요’ 같은 외모 ‘칭찬’을 아무렇지도 않게 많이 했단다. 흔히 볼 수 있는 피부색, 경제적 차이 등과 연결된 인종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낯설지 않다. 나도 여러 번 들어본 말이기 때문이다. 황색 피부를 가진 나는 여기서 한국
오늘은 조금 무거운 얘기를 할까 합니다. 이제 얼마 후면 6월 6일 현충일입니다. 현충일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한 날인데요. 제주에도 순국선열을 기리는 충혼묘지들이 있습니다. 그중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충혼묘지가 오늘 소개해 드릴 유적지 중 한 곳입니다. 남원에는 제주4·3을 기억하는 세 가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주4·3 당시 자국 군대에 의해 학살된 주민들의 무덤 현의합장묘.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새벽 기습을 감행했다가 토벌대에 의해 죽은 무장대(인민유격대)의 시신이 방치되었던 송령이골,
5월 꽃 냄새가 향긋하고 14년 주기로 찾아온다는 매미떼의 떼창이 파아란 하늘로 퍼져가는 사이로 사람과 사람간에 대화가 들리고 웃음소리가 들리는 요즘이다.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문으로 한미 간 미사일 제한거리 폐지, 경제 파트너십 강화, 국제 기후 연대 동참, 북한문제, 백신 생산의 교두보 역할 등 많은 의제들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와중에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식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국 기자들이 가장 많이 한 질문은 북핵문제가 아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질문이었다. 인구 약 900만명에 경상남북도를 약간 상회하
제주북초등학교는 제주교육의 발상지이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통감정치가 본격화되던 이듬해 ‘보통학교령’이 공포되면서, 1907년 5월 19일 ‘제주관립 보통학교(4년제)’가 개교하였다. 바로 이곳이 현재의 제주북초등학교 터전이다.“1895년 7월 2일 ‘소학교령’ 공포로 ‘제주목 공립소학교’가 1897년 4월 신학기에 맞춰 개교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목 공립소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1학급의 극소수 학생으로 1896년 11월 10일 전석규가 교원으로 임명되었고, 제주 관찰사이며 제주목 재판소 판사였던 이병휘가 학교장을 맡았다.
요즘 마을 어르신들의 핫이슈는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지난 4월에 이미 마을 사무장님이 75세 이상 어른들께 일일이 전화드려 동의서를 읍사무소에 전달했지만, 선흘2리는 접종 순서가 제일 마지막에 배정된 탓에 6월 1일에야 맞게 되었다.연로하신 어르신들이라 제주도에서는 관광버스를 대절했다. 75세 미만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6월 3일까지 직접 신청을 해서, 개인별로 인근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맞게 된다. 부작용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아서인지 접종을 포기(거부)하시는 분들도 있고, 포기했다가 다시 신청
택배가 왔다. 아내가 주문한 책들이다. 그중에서 눈에 들어온 책 한 권. 《무라카미 T》.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 내용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모아두었던 티셔츠들에 대한 에세이. 헐! 아니, 이제는 하루키의 티셔츠까지 알아야 돼? 하드커버에 박(箔)까지 입힌 양장본이다. 유광 커버에 띠지까지. 본문은 올 컬러. 종이는 고급지 종류.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돼? 책을 주문한 아내에게 물었다. 읽고 욕이나 실컷 할까? 아내가 흘긴다. 욕할 거면 읽지도 마! 쓰지도 마!왜 그랬는지, 공교롭게도 일본 소설들은 거의 읽지 못했다. 인문 관련 서적
#1 제주 시청앞 시위에 대하여지금 나는 두달 가까이 제주시청앞 조형물광장에서 제주민 다수의 제2공항건설 반대 결정에 반하여 국토부에 제2공항 건설 찬성입장을 전달한 도지사 원씨를 규탄하고 현재 우리 제주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고자 평일 점심시간에 시위를 하고 있다.이처럼 개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여론조사에서 어렵사리 다수의 제2공항 반대 결정을 얻었음에도 이후 도지사 원씨의 패악적인 작태에 대하여 비상도민회의를 비롯한 반대 측의 대응이 아주 미흡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제2공항 반대싸움은 단순히 제2공항 건설반대에 그
차페크는 1890년에 태어나서 1938년에 죽었다. 48살을 살았다. 그는 체코에서 태어났다. 그때는 히틀러 나치당이 세계를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 차페크 형제는 나치 전체주의에 반대하는 글을 쓰고 활동을 했다. 나치 게슈타포는 카렐 차페크를 ‘공공의 적 3호’로 불렀다. 그는 1939년 독일이 체코 프라하를 점령하기 몇 달 앞서 폐병으로 삶을 달리했다. 3살 많은 형인 요제프 차페크도 1939년 나치 수용소로 끌려가 6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 죽었다. 이렇듯 형제 모두가 나치 전체주의에 온몸으로 맞서 싸웠다.카렐 차페크는 자신이 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