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제주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얼핏 보면 제주평화대공원이 마냥 순항하고 있는 듯 여겨진다. 하지만 마냥 달갑지는 않다. 우려되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이다.제주도가 평화대공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서귀포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부지 소유권 내지는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국방부로부터 받아내야 하는데, 지난 14일 비로소 국방부와 협의를 마쳤다. 이날 제주도와 국방부는 국방부가 소유한 알뜨르비행장 부지 169만㎡를 10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며 10년 단위로 갱신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공
지난달 25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의미 있는 토론회가 있었다. ‘제주대학교 4·3학 석·박사과정 개설의 의미와 추진방안 특별토론회’가 그것이다. 아쉽게도 논자는 깜빡하여 참석하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대략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다. 4·3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후속세대가 양성되어야 하는데, 4·3연구는 특정 개별학문이 아니라 여러 학문의 학제적 접근을 요하는 분야이므로 관련 학과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협동과정의 석·박사과정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골자이다. 그리고 과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은 제주도를 포함한 뜻 있는
수준 미달이다. 제주포럼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싶은 정도다. 제주포럼이 일부 '망상 건축가'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14일 열린 제주포럼에서 믿어지지 않는 발제가 나왔다. 북한 두만강 하구 일대에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이 참여하는 ‘연합도시’ 건설 계획 제안이 그것이다. 발제는 명지대학교 이상현 건축학부 교수가 맡았다.‘두만강국제연합도시’는 그가 속한 사단법인 한반도평화경제포럼(명예이사장 김덕룡, 이사장 안봉락, 상임고문 김부겸)에서 제시해온 내용이다. 두만강 하구 접경지에 200만 명 규모의 도시를 건설하자는 것이다.두만강
서울시에서는 49종의 동식물을 보호야생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학술적・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생물들을 지정・보호하고 있는 것.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멸종위기종 생물과 다른 개념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관련 조례에 따라 야생생물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서울시가 ‘야생생물보호조례’에 따라 지정한 보호야생생물은 학술연구나 구조·치료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포획·채취·방사·이식 등이 금지된다.그럼, 제주도의 경우는? 제주도가 지정, 관리하는 보호야생생물은 단 한 종도 없다. 제주도는 120여 마리에 불과한 제주남방큰돌고
한계의 징후들위기는 갑자기 닥치는 게 아니다. 사전에 신호를 보낸다. 한계에 도달했다는 경고다. 그렇다면 그 신호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이어지는 것, 그게 신호다.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 말이다. # 1. 아란길 공영주차장 복층화 사업에 20억을 들여 19면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주차면 1개당 평균 1억 원을 썼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한 해 500억 원의 주차장 건설비용이 편성되고 있다. 납득하기 어렵다.# 2. 버스 준공영제 관련, 보조금 비리가 끊이지 않는다. 비리는 논외로 하더라도, 버스의 수송 분
제주도가 주민 참여에 필요한 정보 공개 강화에는 뒷짐을 지고 단순 통계의 공개를 늘리며 생색을 내는 모습이다.제주도는 29일 홈페이지에 있는 인구, 예산 등 지표를 통계 정보를 개편해 이용자의 편의성 향상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기존 51개 지표에서 10개를 추가했다. 추가된 지표는 △주민등록인구 △일반가구 △여성고용률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GRDP의 서비스업 비중 △일반 회계 중 사회복지 예산 비중 △일반가구의 주택소유율 △주차장 확보율 △일반폐기물 재활용률 등 총 10개다.이 정도의 통계 공개를
형편없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이번 제주시·서귀포시장 임명에 대한 상식적인 평가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3일 농지법 위반 의혹이 일고 있는 두 인사를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자리에 앉혔다. 강병삼 씨와 이종우 씨다.이제 두 인사를 어엿하게 시장으로 불러야 한다. 농지 전용을 막고 부동산 투기를 감시해야 하는 부하 공무원들은 이 둘을 ‘시장님’으로 ‘모시게’ 된다. 오영훈 지사는 도정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농지법 위반은 별다른 장애가 되지 못한다는 신호를 줬다. 준법정신을 갖고 살기보다는 선거 때 잘 모시는 것이 오영훈 도정에서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국민대통합’을 국정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강정마을을 찾았던 윤 대통령은 강정투쟁과정의 사법처리자 사면복권과 마을발전 사업을 공약했다. 오영훈 도지사는 지선 때에 제주사회의 갈등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취임이후 공약실천의 첫 행보로 강정마을을 찾아 전 도정과 강정마을의 협약과제를 성실히 지키고 사면조치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곧이어 개원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관련 강정마을 주민 사법처리자 사면복권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일단 국
꽤 오래 제주대학에서 시간강사로 학생들에게 제주지질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이 '제주'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제주에서 학교를 다니거나 제주에 거주한다고 반드시 제주를 상세히 알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의 자연과 역사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삶의 영역을 넓혀주는 길이 된다. 제주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화산섬이다. 화산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제주대학에는 아직 지질학과가 없다. 누구나 필요성을 말하고 있을 뿐, 관련 강좌도 없고 담당 교수도 없다. 제주의 대학은
4·3의 ‘전국화·국제화’가 다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전국화·국제화’라는 구호에는 제주 4.3 진상규명 운동이 그동안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역이라는 한계를 온전히 넘지 못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이는 2000년 제주 4·3특별법 제정 이후 진상규명운동과 명예회복의 법제화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동시에 그것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최근 발족한 ‘4·3 진실과 정의를 위한 국제네트워크’는 제주를 비롯한 일본, 미국, 유럽, 대만의 4·3단체들의 국제적 연대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4·3의
세계유산국제협약을 준수하지 않아 온 제주도오영훈 도정은 용천동굴하류지역을 원형을 보전하여 주십시오오영훈 도지사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세계자연유산 보존에 큰 관심을 가져 국회에서 제주 세계자연유산 보존과 관련된 행사와 도지사 후보시절에도 실질적인 세계자연유산 환경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유산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에 따른 지원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그리고 도민주권의 도정을 펼치겠다며 용천동굴하류 등재와 동부하수처리장의 문제는 세계자연유산의 보존가치와 주민의 입장에서 해결하겠다고 월정리 비대위와 마을회의 질의에 대한 답변
늦었지만 오영훈 도정의 출범을 축하한다. 출범을 앞두고 발표한 101개 도정과제에 모두 동의하진 않지만 임기 동안 성실히 실행해주기를 기대하면서, 그중 이른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 공약에 대해 생각해본다. 오 지사는 임기 2년 내 정책대안을 마련하고 도민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 선거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로드맵과 함께 정책대안으로 5~6개 기초자치단체가 적당하다는 견해까지 밝힌 바 있다. 기초자치단체 도입과 그 실천 로드맵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한다. 하지만 왜 5~6개의 기
34년 전에도 제주공항은 포화였던 모양이다“제주공항의 포화로 공군 및 민간 공항 건설은 관광개발에 고무적이다.”“공군기지 설치도 경제적으로 유익하다.”“군사기지의 용도는 한국 공군기지와 민간여객기용일 뿐, 미군기지는 아니다.”성산에 짓겠다는 제2공항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34년 전 워딩이다. 1988년 9월 13일, 모슬포 송악산 공군기지 건설반대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자, 간담회에서 당시 제주도지사가 했던 발언이다.34년 전에도 제주공항은 포화였던 모양이다. 군사 목적을 애써 외면하며 경제적 이득을 강조하던 행정관료의 처지가 딱해
대한민국은 21세기 현재, 윤석열정부체제가 공정을 화두로 출범하였다지만 언론에 드러나는 실상들을 보노라면 기득권이 저지른 전혀 공정하지 않은 비리들로 넘쳐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세상은 공정해야 올바른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세상이 공정치 못하면 각종 비리들이 판치게 되고 매우 오염된 사회로 전락해 국민들이 살기 매우 힘들어지고 국가 막장 테크를 탈 수 밖에 없다’는 말은 우리사회에서 공정이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엿볼 수 있게 한다.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넘어 자산 불평등으로 대두되는 불로소득의 존재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
윤석열 대통령이 6월7일 국무회의에서 “교육부는 과학기술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때만 의미가 있다” 라는 말을 하였다. 한때 ‘교육부’가 아닌 ‘교육인적자원부’로 불리던 때가 있었다. 교육의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인적자원을 공급하는 것이어야 하는가?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주시민을 키워내는 것이어야 하는가?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뛰어난 학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청소년 자살률 1위를 달리고 있고, 행복지수는 최하위이다.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 공부를 강요하는 나라에서 학문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
제주 6·1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났다. 타 지역에서 국민의힘의 승리와 대비되는 결과이다. 그런데 제주에서도 예외가 있었다. 정당과는 무관하지만 교육감 선거가 그것이다. 중도보수 진영의 단일후보를 자처했던 김광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일단 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이번 기회에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교육과정을 돌아본다. 당선자도 IB교육과정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상대적으로 진보후보로 알려진 이석문 후보의 1호 공약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IB정책은 이석문 후보의 낙
‘정치 축제’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제주지역에서 진보의 깃발을 내건 후보들은 단 한 명도 선택받지 못했습니다. 진보정당 득표율은 지난 선거에 비해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공고한 거대양당체제에 기반한 여러 요인이 먼저 거론됩니다. 하지만 그 외적 요인들은 이미 드러난 지 오래인 상수입니다. 시선을 진보정치와 진보정당 내부로 돌려 치열한 성찰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제주투데이는 지역 시민들이 직함과 대표성을 내려놓고 자신의 이름으로 얘기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제주지역 진보정치 및 진보정당의 한
잘못된 탄생애당초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이었다. 박진경 추도비를 말함이다. 1948년 5월 6일 부임하여 불과 한 달 열흘 뒤인 6월 18일, 부하들의 총에 맞아 숨진 연대장을 추도하는 비석이다.널리 알려진 그의 폭언 “제주도민 30만을 희생시키더라도 무방하다”는 전임 연대장 김익렬 회고록에 나온다. 박진경의 참모였던 임부택 대위의 법정 증언에서도 이 섬뜩한 취임사는 반복 소개된다.작전 한 달 만에 6000 명을 체포했다는 당시 언론 보도(, 1948년 6월 12일) 역시 그의 진압이 무차별적이었음을 암시한다. 미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