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안팎이었다. 그런데도 춥지가 않았다.2018년 2월 9일 저녁 8시에서 10시 사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열기는 올림픽 스타디움 한파를 몰아내고 추위를 녹여냈다.‘혹독한 추위가 몰아 칠 것’이라던 일기예보를 무색케 했다.개막식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내외의 반응이 그랬다.외신들은 격찬했다. ‘모든 공연이 세밀하고 세련됐고 매우 멋졌다“고 했다.“생동감 있고 화려한 불과 얼음의 개막식”이라는 찬사도 이어졌다.다양한 첨단 기술을 동원한 퍼포먼스는 ‘IT강국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1218
입은 거칠었고 내용은 독하고 매웠다. 듣기 거북한 막말과 욕설도 폭포수처럼 거침이 없었다.지난 26일 ‘벌레소년’이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린 ‘평창유감’ 노래 가사가 그랬다.정제되지 않은 날선 용어로 문재인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2030 젊은이’로만 알려진 ‘벌레소년’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남북 단일팀 문제 등 북에 속절없이 끌려 다니는 정부의 굴욕적 행태를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음악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가사 내용은 자극적이고 직설적이었다.‘지 맘대로 단일팀 강요’, ‘평화올림픽 검색어 올리기’, ‘최저임금 올
생살까지 드러난 발바닥 물집부상 투혼(鬪魂)은 안타깝고 눈물겨웠다.그러나 흐르는 땀방울은 보석처럼 빛났다. 열정은 뜨거웠고 도전 정신은 아름다웠다.한국선수로는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호주 오픈 남자 단식에서 ‘4강 신화’를 쓰고 어제(28일) 금의환향한 정현(22, 한국체대)선수 이야기다.113년 전통의 호주 오픈은 꿈의 테니스 무대다.프랑스 오픈, 윔불던, US오픈과 함께 세계 4대 메이저 대회로서 감히 아무나 넘볼 수 없는 선망의 영역이다.여기에 여드름투성이 스물두 살 한국 청년 정현이가 도전 했다.지칠 줄 모르는 그의 끈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에 ‘남북 단일팀’이 출전하게 됐다.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에서 확정했다.남북 선수단은 ‘코리아(COR)’명칭으로 개회식에 공동입장하고 단일팀 국기는 ‘한반도 기’, 단일팀 단가는 ‘아리랑’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올림픽에서 남북단일 팀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를 두고 ‘평화와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이를 계기로 남북간이 대화를 통해 화해의 물꼬가 트이고 북핵 문제 해결 등 한반도에 장구한
11일 오후 2시쯤부터 서울 광화문역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담긴 와이드 광고가 걸렸다.사진 광고에는 ‘1953년 1월 24일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 66번째 생일을 축하 합니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또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있는 동영상 광고판에도 문대통령 축하광고가 시간대에 맞춰 방영됐다. 동영상과 함께 생일축하 노래도 나왔다.‘Moon rise day'라는 계정의 트위터 이용자는 “이번 이벤트는 문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획했다”고 밝혔다.1월 24일은 문대통령의 66번째 생일이다
“북한 김정은은 강단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비합리적이고 크레이지(CRAZY 광기 있는)한 리더는 아니다. 상당히 일관성 있고 예측 가능한 인물이다”.김정은에 대한 인물평이다. 북한 선전매체의 선전용 찬사가 아니다.최근 문정인대통령외교안보특보가 한 말이다. ‘용비어천가식 김정은 찬가’라고 비웃는 이들이 많다.김정은에 대한 일반의 인식과는 너무나 깊은 심리적 협곡이 가로 놓였기 때문이다.겉으로 드러난 말뜻만 일별(一瞥)해서는 그렇다.‘강단(剛斷)있다’는 말은 사람을 칭찬할 때 쓰는 긍정 언어다.‘야무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사전
새날입니다. 2018년 새해 아침이 열렸습니다. 어둠을 밀어내고 빛으로 일어섰습니다.솟아오르는 태양은 참으로 찬란했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언제나 새로운 것은 축복입니다. 희망입니다. 그것은 설렘입니다. 새해 첫날 아침도 그렇습니다.이 아름답고 빛나는 축복의 아침에 평화를 노래하고 싶습니다.미움도 다툼도 새 빛으로 살라 버리고 골고루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들을 녹여내는 그런 ‘평화’를 짜 올리고 싶습니다.그것은 행복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공동체가 누려야 할 행복입니다. 이는 평화를 기름지고 살찌게 할 것입니다.지난해에
크리스마스, 본향(本鄕)은 그리스도교다. 예수 탄생을 기념하는 미사를 의미하는 기독교 전례의 최대 축일이다.기독교계만이 아니다. 이미 세계적 축제가 된지 오래다.‘하늘에는 영광을 돌리고 땅에는 사람들에게 평화를 기원’하는 축제다.예수 탄생의 메시지는 겸손과 사랑과 평화다.예수가 지극히 낮은 자세로 세상에 내려와 빛을 밝혀 어둠을 사르고 거기에 사랑과 평화를 심은 것이다.베들레헴이라는 작은 마을의 외양간에서 태어나 말 여물통(구유)에 뉘어진 성서의 예수 탄생 일화는 이를 상징한다.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에게 겸손한 자세로 다가가서 사랑
그날(11일), 서울의 아침은 영하 11도였다. 코에 고드름이 달릴 정도의 혹한이었다.그렇게 혹독하게 추운 날씨에 동대문구 답십리 시장 앞 길바닥에 어떤 할아버지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그러나 오가는 사람들은 못 본채 그냥 지나쳐 버렸다.그때 등굣길 중학생 3명이 할아버지를 보았다.정효균, 엄창민, 신세현 군. 전농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었다.그들은 할아버지에게 다가갔다. 할아버지의 얼굴은 백지장이었다. 손은 어름처럼 차가웠다. 숨소리도 들리는 등 마는 등이었다.학생 중 한명이 할아버지 상체를 일으켜 자신에게 기대도록 감싸 안았
“내게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보다 크다”.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훈련을 끝내고 갓 해병이 된 스물 한살 청년의 말이다.대한민국 해병 이병 홍찬의(21), 그의 이야기가 북한 도발에 의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전류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찌르르’ 관통하고 있다홍해병은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 유학생이었다.초등학생 때인 2008년 유학길에 올랐다. 캐나다와 미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녔다.‘SAT(미국 대학 입학자격 시험)’에서 만점(2400점)을 받았던 수재다.이로 인해 2015년 하버드대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 했다. 전액 장학
세 사람이 있다. 편의상 구분은 A와 B와 C다.A는 현금을 받아먹은 사람이다. B는 돈을 준 사람이다. C는 A에게 돈을 주도록 부탁한 사람이다이들 세 사람의 관계를 서울에서 발행하는 한 인터넷 매체가 기사화 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원희룡제주특별도지사 최 측근의 요청으로 제주도의 한 건설업체 대표가 선거 캠프에 관여했던 인사에게 총 2750만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는 내용의 보도 였다.기사는 도지사 최측근의 ‘제3자 뇌물 수수 혐의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여기에 등장하는 도지사 최측근은 C다. 건설업체 대표는 B, 돈을
평균나이 74세, 80대도 있었다. 그럼에도 목소리에는 주름이 없었다.음색은 고왔고 리듬은 부드러웠지만 팽팽했다.절제와 조화와 긴장감이 어우러져 제주의 늦 가을밤을 수놓았던 그들의 목소리는 나이를 잃어버렸다.‘옛 생각’과 ‘행복’과 ‘그리움’을 테마로 하여 아름다웠던 젊은 날의 아련한 추억과 분홍빛 그리움과 가정의 행복을 노래하는 열정과 연륜이 만들어냈던 무대였다.여기에다 단원들의 증손자뻘이나 되는 한라 초등학교 4~6학년 어린이들로 구성된 예술 동아리 ‘한라 마음소리 합창단’과 테너 황병남의 특별출연으로 엮어낸 어울림은 또 다른
‘마니 폴리테(Mani pulite). '깨끗한 손’이라는 이탈리아 말이다.정경 유착의 부정부패 고리를 끊는 반부패 운동을 말하는 용어로 이해되고 있다.1992년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 검찰청은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Antonio di pietro) 검사를 주축으로 고질적인 정경유착 비리 척결에 나섰다.1년 반 동안 진행됐던 마니 폴리테의 ‘부패와의 전쟁’에서 현직 총리를 포함한 국회의원 25%(177명)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정관계 인사 3천여 명이 수사 대상에 올라 1천4백여 명이 체포됐으며 1천여 명 이상이 법원에서 유죄
지인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행운의 편지’ 형식의 돈과 관련 된 내용의 메시지였다.‘돈으로 집은 살 수 있어도 따뜻한 가정은 살 수는 없다.돈으로 시계는 살 수 있어도 시간은 살 수 없다.돈으로 침대는 살 수 있어도 잠은 살 수 없다.돈으로 책은 살 수 있어도 지혜는 살 수 없다.돈으로 지위는 살 수 있어도 존경은 살 수 없다.돈으로 의사는 살 수 있어도 건강은 살 수 없다.돈으로 피는 살 수 있어도 생명은 살 수 없다.돈으로 쾌락은 살 수 있어도 사랑은 살 수 없다.‘네덜란드 속담에서 유래된 말이라 했다.이를 복사해 20명에
‘촛불은 위대 했고 촛불은 끝나지 않은 우리의 미래’라고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그랬다.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밝힌 ‘촛불 집회 1년’의 회고에서다.대통령의 회고대로 ‘촛불은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를 실현했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볼 수도 있다.지난해 가을 밤,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방방곡곡에서 타 올랐던 촛불은 ‘국정 농단 세력’에 대한 분노의 불꽃이었고 응징의 용광로였다."이게 나라냐"는 구호가 많은 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뜨겁게 뜨겁게 불꽃을 피워냈다.사실상 이러한 ‘촛불의 뜨
‘지방분권형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방의회, 각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지방분권형 개헌’과 관련한 토론회·세미나 등으로 봇물을 이루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의 잇단 ‘개헌의지 표명’이 촉발했다.대통령은 지난 26일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 하겠다”고 밝혔다.이날 전남 여수에서 열렸던 제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던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와의 간담회 자리에서였다.여기서 “강력한 지방분권 공화국을 국정목표로 삼고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의지는 강고 했고 제시한 로드
‘신고리 5·6호기 원전(原電) 문제'는 지난 6월 이후 첨예한 찬-반 논란을 일으켰던 국내 최대 이슈였다.원인 제공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탈(脫)원전’을 간판 공약으로 내세웠었다.대통령 당선 후에는 이를 군사작전 식으로 밀어붙였다.지난 6월27일 국무회의에서 ‘공론화 과정’을 이유로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던 것이다.해당 원전은 이미 공정률이 28%를 넘었다. 들어간 돈만 1조6000억 원이나 됐다.이런 상태의 에너지 안보 관련 최대 국책사업이 ‘대통령 공약 정책 추진’이라는 이름으로 손발을 묶어 버
제주공항은 포화 상태다. 수용능력이 한계 영역에 이르렀다.국토부나 KDI(한국개발연구원) 등의 항공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제주공항 이용객은 2010년의 경우 연간 1500만 명 수준이었다.이후 5년간 연평균 약 11%씩 증가했다. 2015년에는 연 2530만 명을 넘었다.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2800만 명 선을 넘어 설 것이라는 예측이다. 제주공항 수용능력의 한계선이다.이때부터 공항 운영의 혼란과 공항 이용의 혼잡 등 숨었던 문제점들이 기어나올 터이다.2020년에는 3211만 명, 2025년 3931만 명, 2030년 4
‘즐겁고 행복한 추석 연휴 되세요’.추석 연휴 첫날, 또는 그 전날, 지인들과 주고받았던 명절 덕담이 그랬다.전화를 통해서든, 카톡을 통해서든, “즐겁고 행복하게 지내시라”는 메시지 였다.그런 덕담을 주고받았던 이른바 ‘황금연휴’의 끝자락이다.오늘(9일)이 연휴 마지막 날이다.열흘간의 추석 연휴, 사람들은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보냈을까.처지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오랜만의 만남이 반가웠고 서로 나누었던 관심과 배려가 고맙고 즐거웠다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행복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다 그런 것은 아니다. 지치
추석 연휴다. 열흘 동안이다. 역대 최장의 황금연휴다.각종 매체에서는 벌써 추석 연휴 동안 ‘3000만명이 대 이동을 할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그만큼 큰 명절이다. 설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다.온 나라가 들썩이고 온 백성이 설레는 민족 최대 축제라 할 만하다.음력 팔월대보름, 찌는 듯 했던 무더위가 사그라지고 소슬 바람이 기분을 간지르는 삽상(颯爽)한 가을이다.들판에는 영글어 고개 숙인 쌀 익는 냄새, 나뭇가지마다 농익은 과일은 주렁주렁 향기를 뿜어 몸살 나는 풍성한 절기다.풍요롭다. 넉넉하다. 사람들 마음 역시 정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