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로 인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바다를 삶터로 삼는 해녀들은 행정과의 싸움에 주체로 나섰다. 그들은 도청 앞에서 밤낮을 보내고, 공사 예정지 진입로에서 돌아가며 보초를 서며 포크레인 앞을 막아섰다. 제주바다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가장 먼저 목격한 이들은 하수처리량을 늘리면 안된다고 5년 넘게 소리쳤다. 이미 충분히 오염됐다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되돌릴 수 없다고.월정리 막내 해녀 김은아(48)씨는 여러차례 총대를 매고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 40년, 50년 계속 고향에서 물질을 하고
제주에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서귀포시 대정읍의 저류지에 소들이 고립됐다 구조됐다.30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집계된 폭우 피해건수는 모두 9건이다.이 가운데 서귀포시 대정읍에서만 접수된 신고만 6건이다. 특히 오전 10시25분께에는 대정읍 보성리 소재 저류지에서 불어난 물에 소 6마리가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출동한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한 결과, 소들은 다리가 다 잠길 정도로 차오른 물에 오도가도 못하하는 상황이었다.소방당국은 소들을 안전한 곳으로 유인, 이날 오후 1시께 모두 구조했다. 고립된 소 5
“아, 이번 달 영화는 뭐보지.”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내뱉는 말이다. 그러다 공교롭게 두 사람에게서 한 영화를 적극 추천받았다. 2014년 일본 영화 이다.포털창에 영화를 검색하면 이라는 제목도 함께 소개된다. 영화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이, 이 영화는 ‘임업'을 다룬다. 임업이라는 생소한 세계를 보여주는 은 일단 분위기, 유머코드, 가족과 스승, 그리고 마을을 대하는 태도 등 지독히 일본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을 만든 감독은 우리에겐 2004년 작품인 ,
제주시가 도로공사 과정에서 제성마을 일대의 수십년 된 벚나무를 벌목하면서도, 한쪽에서는 벚나무를 심는 행사를 개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모순적 상황을 두고 강병삼 제주시장을 규탄하고 나섰다.제주참여환경연대는 14일 성명을 내고 "사라봉에는 벚나무를 심으면서, 제성마을 벚나무는 학살하는 강병삼 시장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이 단체에 따르면 제주시는 이날 오전 제주시 연동 제성마을 입구 근처 도로에 심어진 마지막 벚나무의 그루터기를 뽑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해당 나무는 제성마을이 세워질 당시 주민들이 심은 10여 그루 중 마지막 수목이었
“우리의 걸음만큼 세상은 움직인다”지난해 시민들로 구성된 제주기후평화행진이 내건 슬로건이다. 기후, 평화, 행진. 이 단어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며 어떻게 결합돼 있을까. 이들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후위기를,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를 지역사회에 알리기 위해 꾸려졌다. 그 방식은 정치·자본권력이 아닌, 시민들이 주도하며 사회 구성원, 나아가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물들이 배제되지 않는 평화로운 과정이어야 한다. 바다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이나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등 (주로 권력이 원하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제주를 포함, 전국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을 연이어 벌이고 있다. 전국 시민사회단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공안정국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전국 82개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전날인 18일 공동성명을 내고 "노동자의 공식조직인 민주노총에 대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규탄한다"고 말했다.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소재 민주노총 본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것에 대한 반발이다. 민노총 조직국장 A씨가 그 대상이다. 혐의는 역시 국가보안법이다.국정원과 경찰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소재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
"제주에서 이뤄진 개발은 도민의 기억이 국가와 자본의 폭력으로 치환되는 과정이었다."제주시 삼도2동 소재 주차장. 이곳은 본래 도내 최초의 극장 '현대극장'의 자리였다. 1944년 개장 이후 70년만에 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철거됐다.현대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했던 연인, 예술발표회를 했던 학생 등은 건물이 사라졌음에도 근대 문화예술의 성지이자, 원도심이 갖고 있는 장수성을 증언했던 장소로 기억한다. 반면, 그 외 사람들은 평범한 주차장으로 인식할 뿐이다. 그리고 미래에는 주차장으로만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아질 것이다.이처럼 장소가 사라
얼마 전 처음 가본 제주 돌문화공원은 다른 평범한 공원들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늠름한 오백장군상들, 웅장한 방사탑들, 수많은 돌하르방들이 풍기는 신성한 기운이 나를 경건하게 만들었다.설문대 할망과 오백장군 신화를 표현한 예술적인 돌들, 연못들, 초가집들이 제주의 돌문화를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 정말 잘 만든 공원이라 생각하며 걷고 있는데 공원의 분위기를 깨는 뜬금없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저 멀리 보이는 빨간 하트 포토존은 공원의 분위기를 깨는 것으로 모자라 눈에 너무 잘 띄었다. 돌한마을 가는 길에 있는 웃는 얼굴 항아리도 분위기
“제일 돈 없는 사람들이 여기 왔대니까…. 그때는 여기 허허벌판에 아무것도 없어신게 신광부락에서 여기까지 수도관을 하려고 며칠을 땅을 팠어. 여자들은 목괭이로 돌을 파냈는데 어찌나 돌이 많아서 힘들었던지…. 괭이가 콱콱 박힐 때마다 울었어.”-김병생 할머니(87)최근 제주시 제성마을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40년이 된 벚나무 열두 그루를 제주시가 주민과 합의 없이 베어낸 것이다. 일주도로를 넓혀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자 주민들이 제주시청 앞까지 가서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연동에서 오일장으로 이어지는 일주도로 가로수
미국에서 한의사 생활을 하면서 누리는 기쁨중에 하나는 전 세계 다양한 국적을 가진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그동안 내 한의원을 방문한 이들의 나라만 따져도 아마 40여 개국이 될 듯하다. 아시아의 필리핀, 베트남, 중국을 비롯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아와 북한 출신 새터민에서부터 멀리 아프리카의 모로코,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를 비롯 변방 유럽의 슬로베니아까지 참으로 역동적인 삶의 현장 속에서 사람 구경 실컷 하는 팔자 좋은 한의사라고 환자분들이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다.이민자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이 미국 땅에 도착을 했기
홍명환 제주도의원의 관련 협약서 공개로 이미 많은 언론이 제주시(엄밀히 말하면 제주시장은 제주도지사의 지휘를 받는 임명직으로 제주도지사의 권한으로 보는 것이 맞다)의 오등봉공원 등 민간특례사업자 선정과 진행 과정에서 그 위법성과 중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아무 책임이 없을까. # 민낯 1장면 하나, 지난 4월 28일 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도의원들의 오등봉공원 및 중부공원 민간특례사업 현장방문 자리. 아파트에서 나오는 하수처리 대책을 의원들이 묻는다. 이미 도두동 하수처리장이 포화상태여서 현재 처리용량으로는 이 곳에서
산더미 같은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버튼을 누른다. '쏴아' 하는 물소리와 함께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에 행복해진다. 생뚱맞게 웬 빨래타령인가 싶어 의아한 분들이 계실까 모르겠다. 그런데 동물보호 단체 일이라는 게 그렇다. 동물과 마주하는 일 외에도 참 많은 일들을 해야한다. 길고양이 중성화를 위한 포획작업이나 구조작업(보통 한마리 구조에도 열 개 이상의 포획틀을 준비해야 한다.)에 나갔다 온 후 포획틀 세척과 덮개 빨래도 그 중 하나다.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목장갑이나 조끼를 빠는 일도 그렇다. 깨끗한 상태일 때도 있지만 때로는 동물들
올해는 장마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릴 거라는 기상청 예보와는 달리 7월 이후 역대급으로 짧게 흐지부지 끝나는 듯했다. 맑은 날을 좋아라하는 나로서는 천만다행이었다. 그런데 장마 후 당연히 햇살 쨍쨍한 폭염이어야 할 8월이 뒤통수를 쳤다. 반짝 무더위인가 싶더니 8월 초순부터 지금까지 때 이른 가을장마가 이어지고 있다. 중산간 350고지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지형적인 이유로 해안지역보다 훨씬 비가 많이 내렸다. 마을 인근에 설치된 기상청관측자료시스템(AWS) 자료를 확인해보니 8월 중 비 내린 날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8월 25일)
요즘 마을 어르신들의 핫이슈는 ‘코로나19 예방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지난 4월에 이미 마을 사무장님이 75세 이상 어른들께 일일이 전화드려 동의서를 읍사무소에 전달했지만, 선흘2리는 접종 순서가 제일 마지막에 배정된 탓에 6월 1일에야 맞게 되었다.연로하신 어르신들이라 제주도에서는 관광버스를 대절했다. 75세 미만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6월 3일까지 직접 신청을 해서, 개인별로 인근 병원에서 백신 접종을 맞게 된다. 부작용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아서인지 접종을 포기(거부)하시는 분들도 있고, 포기했다가 다시 신청
2018년 여름,천그루의 나무가 무참히 잘려나간 자리에나무가 된 사람들이 있었다2020년 봄,사람들 모여 아이들과숲 베어진 빈자리에 나무를 심었다2년 전 잘려진 나무도모아이*로 태어났다낭심는 사람들예술가들도 다양한 방식으로잘려진 나무들을 위무하였다2021년 봄,기후위기와 팬데믹 시대지구의 날을 맞아 다시 숲에 모였다어린 나무들은 모아이보다 높이 자랐고아이들은 더욱 여물어졌다삼나무 숲을 지나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 천미천에 들었다뜨거운 용암이 흐르며 만든 비경 속에아이들의 흙피리 소리가 잔잔히 흘렀다기나긴 천미천도 하천정비 사업으로포
1월의 마지막날.휴식년 통제전 마지막 새벽안스러워 발길 끊었던 용눈이오름에 들었다.오름 초입 반갑게 맞아주던 무덤도 빈집 되어 새벽 여명에 스산하다.부드러운 곡선의 실루엣 위로 아침해 붉게 떠오른다. 햇살에 드러난 능선 등짝 깊은 상처선명한 수술자국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굼부리 안 무덤 하나멀리 설산 눈길 아래 안온한데오름 기슭 무덤 하나포크레인 삽날 아래 위태롭다.저 능선에 넘실대는 인파잠시 쉰들 온전히 치유될까돌아서던 발걸음 멈추고 가만히 돌아본다.어쩌면 지금은화산섬 전체가 멈추고돌아볼 때가 아닐는지. 김수오제주 노형에서 한의원
“정중히 모시겠습니다.” 그러고는 사지를 번쩍 들어서 내다 버린다. 경호권 발동해 가벼워진 단식자를 들고 나가던 공권력은 계속 “다치시면 안 됩니다”를 연발한다. 그 침착한 말투에 모욕감이 든다. 저 침착한 말투가 서글픈 이유는 감정조차 제거되어 동요하지 않는, 아니 동요할 이유 없는, 그리하여 실제론 이 아우성 속에서도 아무런 상관없는 기계적 관계임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송경동은 외친다. “언론! 어디 있나요?” 계속 몸부림친다. “내 의지에 반해서 날 어디로 보내?” 그러나 그는 순식간에 허깨비처럼 끌려나갔다. 2
제주특별자치도 감사위원회는 도내 항·포구, 도로·교통시설, 유원시설 등 3개 생활안전 분야 안전관리 실태 점검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이번 특별점검은 도민의 생활에 밀접하고 관광객의 자주 접하는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 및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2020년 5월 11일부터 7월 31일까지 실시했다. 감사위는 점검결과 시정·통보 등 총 8건의 행정상 조치를 하도록 요구하였다.이번 특별 점검결과 주요 항·포구 및 방파제에 안전난간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도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일부 파손되어 있는 곳이 20개항으로 확인됐
50대 동갑내기 두 친구가 제주의 신당을 찾아 함께 걷는다. 제주의 신을 찾는 순례길에 오른 셈. 그 길에서 마을을 지켜준 신들과 만나기도 하고 30년 전 20대 청년의 ‘나‘를 만나기도 한다. 1만8천의 신과 함께 해온 제주인의 삶과 지금의 나 그리고 우리의 삶은 어떻게 맞닿아 있을까. 매주 금요일 ‘제주신화산책’ 코너에서 작가 여연의 ‘한라산의 신들’과 홍죽희의 ‘제주의 돌에서 신성을 만나다’를 돌아가며 싣는다. 제주 신화를 접하다 보면 제주 민중들의 진솔한 경험 세계와 인생살이의 속살을 알 수 있다. 화산섬 특유의
50대 동갑내기 두 친구가 제주의 신당을 찾아 함께 걷는다. 제주의 신을 찾는 순례길에 오른 셈. 그 길에서 마을을 지켜준 신들과 만나기도 하고 30년 전 20대 청년의 ‘나‘를 만나기도 한다. 1만8천의 신과 함께 해온 제주인의 삶과 지금의 나 그리고 우리의 삶은 어떻게 맞닿아 있을까. 매주 금요일 ‘제주신화산책’ 코너에서 작가 여연의 ‘한라산의 신들’과 작가 홍죽희의 ‘제주의 돌에서 신성을 만나다’를 돌아가며 싣는다. 저 혼자 먹고 사는 모습밖에 보여주지 못한 소천국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