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음력 2월 초하루는 하늘의 북쪽 끝 영등나라에서 이곳 제주까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바람의 신 천하를 바람으로 움직이는 영등할망이 오시는 날이다.영등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에 찾아오는데 할망이 맨 처음 도착하는 바람 길의 올레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이므로 제주사람들은 복덕개를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영등올레라 부른다.영등할망이 오면 한라산과 세경너븐드르(뭍의 밭), 그리고 바당밭까지 씨를 뿌리고 영등달 15일에 영등할망을 실은 배가 우도를 떠나야 제주에 봄이 온다.그 때문에 제주사람들은
또 비다.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지만 올겨울은 더 유난하다. 어릴 때 기억으론 겨울이 건조하단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도무지 건조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칙칙한 나날들의 연속이다. 어렸을 적 중산간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무말랭이 만드는 작업을 겨우내 했다. 무를 썰어 찬바람에 자연건조했다. 앙상하게 마른 무말랭이를 거둬들이고 커다란 마대 자루에 담는 작업을 하노라면 손끝이 다 헐었다. 겨울 찬바람에 손등이 트고 그것도 모자라 손끝과 손톱도 모두 헤졌다. 요즘의 날씨라면 과연 무말랭이를 앙상한 가지처럼 말릴 수 있을까? 여름이나
먼낭은 감탕나무과 상록 활엽수 먼나무의 제주말이다. 키는 약 10미터 정도 자라며 가지는 사방으로 균형있게 뻗는다.어린 가지는 암갈색이며, 굵은 가지와 줄기는 회백색이다. 진록색의 두꺼운 타원형 이파리와 함께 하얀눈 내리는 겨울에도 빨강색 열매는 싱싱한 생명력으로 다가온다.먼나무의 주산지는 제주도이며 전라남도의 보길도에도 자생한다. 제주도에는 서귀포 천지연 난대림에서 시작, 한라산 해발 400고지 아래 상록수림대가 주 자생지다. 그 외로는 곶자왈 상록수림대에서 가끔씩 볼 수 있다.꽃은 5월 하순부터 6월사이 백색계통의 작은 꽃들이
2023년은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된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수개월 동안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현상에 의한 것이라고도 여겨지지만, 무엇보다도 그 원인은 온실가스배출에 의한 지구기온상승의 영향임이 명백하다고 지구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산업화이전 평균기온보다 섭씨 1.5도를 넘은 날도 있었고, 11월에는 처음으로 2도를 넘는 날을 기록했다고도 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인 온도상승한계를 넘은 기록이다. 다만 아직은 일시적인 상승일 뿐,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이에 따라 가뭄, 홍수, 폭염
힐링 여행지 '아름다운 섬 속의 섬, 우도' 섬 전체가 하나의 용암지대(현무암)로 완만한 경사와 비옥한 토지, 풍부한 어장, 우도 8경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한 구좌읍 종달리에서 약 2.8km 떨어진 제주도 동쪽 끝자리에 위치한 섬이다.제주도의 부속도서 유인도(8개) 중 면적이 가장 큰 우도(6.03㎢)는 1986년 우도면으로 승격되면서 섬 전체가 우도면에 속해 있고 우도봉 자락에 자리 잡은 우도의 관문 '천진리' 우도에서 가장 먼저 아침햇살을 맞이한다는 '조일리' 서쪽으로 지는 해가 곱게 비친다는 '서광리' 5개의 자연부락으로
제주 한라산 첫 단풍은 10월 22일, 단풍 절정은 한라산 정상 기준 80%가량 물들었을 때를 말하는데 올해 절정시기는 10월 29일( 2023년 단풍지도)로 지난해보다 2일 늦다.관음사 등반로에서 만날 수 있는 왕관릉의 단풍 원하는 날짜는 예약이 벌써 끝나버려 급하게 등산 일정을 앞당겼다.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정상에 이르는 탐방로 중 첫 번째로 꼽은 관음사 탐방로 '한산길' 등반로 입구에는 한라산이 기억하는 사람 부종휴 선생님이 늘 기다려주고 한산길은 이곳 부종휴 광장을 시작으로 백록담까지 이어진다.꽃이 진 자리마다 익어가는 가을
수확의 계절, 가을이다. 제주도는 사실상 수확의 계절이 따로 없지만 그래도 전통적인 수확의 계절은 뭐니 뭐니 해도 가을이다. 월동무를 비롯해 당근, 감자 등이 주 작물인 이곳의 풍경은 한참 파종기를 지나 수확을 향해 작물이 폭풍 성장하는 시기이다. 벼농사를 짓지 않으니 황금빛 들녘도 없고, 귤 외에는 과일도 딱히 없으니 벼농사, 사과농사, 배농사 짓는 곳과는 사뭇 다른 풍경일 테지만 그래도 수확의 계절인 것만은 분명하다. 여성농민회는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2023 추수한마당 축제 ‘여성농민 우리들의 토종씨앗’을 연다. 행사는 1
"산호만큼 바다 상황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종은 없습니다. 수많은 종이 기대어 사는 만큼, 산호가 변하면 모든 종에 변화가 일어날 정도로 영향력은 지대하죠. 그런데 현재 위기입니다."육상의 기후변화를 언급할 때 고착생물인 나무의 서식지 이동을 말한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산호의 변화는 바다생태계의 변화를 가장 빨리 감지할 수 있는 척도다. 그런데 산호가 위험하다.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수온 상승 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2~3배나 높다. 서해와 남해, 동해 나눌 것 없이 수온은 모두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중위
당근 파종을 하고 계시던 옆 밭 삼촌이 우리 밭의 수박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신다. 비료를 안 한 것 맞냐며 확인도 두 어 번 하셨단다. 당신도 텃밭에 수박을 길러 여름 내내 드시지만 비료를 안 하고는 해보지 않으셨단다. 그도 그럴 것이 크게 열매를 만드는 수박은 다비성(거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성질) 작물이니 비료나 퇴비를 많이 필요로 한다. 밑거름을 넉넉히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그런 상식을 가지고 계실 삼촌도 우리 밭에 자라고 있는 수박이 그저 신기하신가 보다. 우리 밭에는 비료나 퇴비를 하지 않는 줄 알고 있었는데 수박이
23일 오후 4시 제주시청 앞에서 ‘923 제주기후정의행진’이 열렸다. 참여자들은 종이박스를 활용해 만든 피켓을 들거나, 플라스틱 일회용 페트병을 부딪혀가며 일대 도로를 행진했다. 도내 시민사회단체 26개와 개인 등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 세대인 어린 아이들, 청소년들이 행렬에 앞장섰다.피켓에는 정부와 국회, 제주도, 제주도의회, 기업 등에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정책 추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구체적으로 보면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일본 정부의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한국 정부의 탈핵 선언 ▲식량주권 확보 ▲모
기후위기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이미 반복적으로 그리고 강력해진 가뭄, 폭염, 대형산불, 폭우, 홍수, 태풍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도 잦은 산불을 시작으로 최근 긴 장마와 많은 비로 인해 전국이 물난리를 겪었다. 이에 더해 태풍 카눈 역시 이례적인 경로로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리며 이미 피해를 입은 곳곳에 또 한 번 상처를 남겼다. 기후위기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넘어 농업 등 1차산업을 붕괴시키고 있다. 이는 곧 식량의 위기, 고물가의 위협으로 수많은 국민들을 시름에 몰아넣고 있다. 기후위기는 대응하지 못한다면 정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약 7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제주지역 당원과 인사들이 혁신조직을 출범시켰다.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혁 비서관과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등을 중심으로 한 ‘더민주제주혁신회의(이하 혁신회의)’는 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이들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이에 맞서 민주당의 단결과 혁신을 통해 총선에서 압승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더불어민주당의 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현역 의원 중심인 폐쇠적 정당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대중정당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
여름철 태풍이 지나가고 숲속에서 들리는 우렁찬 매미소리.. 무더운 날씨, 강한 햇살을 피해 그늘지고 시원한 곳을 찾는다면 걷기에 좋은 길, 역시 한라산 둘레길이 최상이다.5.16 도로변, 기계소리와 땀으로 범벅이 된 검게 그을린 얼굴 여름 가지치기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그저 고맙게 느껴진다.자연을 만나는 환상숲길 '한라산 둘레길' 수악길은 돈내코 탐방로에서 이승악 사이 11.5km 구간으로 수악(물오름), 보리오름, 이승이오름 등이 분포하고 수악길 중간에 있는 신례천은 한라산 사라오름 남동쪽에서 발원하여 보리오름 서쪽에서 합류
제주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신화들, 그 중 먼지에 쌓여 존재감이 희미해진 이야기들을 다시금 햇살 아래로 끌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꼬닥꼬닥_마을신화]연재를 시작한다. 구술 채록된 제주 마을의 신화 가운데 서사를 갖춘 이야기를 중심으로 동료 연구자들과 토론도 하고 답사도 진행했다. 마을에 전해오는 신화를 공유하고 보전하는 것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자연의 신성성을 되찾는 작업이 될 것이라 믿는다. 중문이 하로산또가 진궁부인과 부부 연을 맺은 후 딸아이가 태어났다. 딸아이는 천하일색으로 얼굴이 고왔지만 행실이 궂어서 부모 속을 썩
지난 10일, 제주도 전체가 예민하고 조심한 날이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에 제주의 동쪽 지역이 직접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다.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예보되는 태풍의 경로를 예의주시했다.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피해에 대해 염려와 걱정의 마음이 가득했던 이날. 다행히도 태풍은 제주 바다에 거친 으르렁거림을 살짝만 보여주고 사라졌다.이날 태풍으로 인한 염려와 걱정이 극한에 달했을 사람이 평대에 있었으니, 그 주인공은 뮤지션 태히언님이다.그는 올해 첫 여름 7월 6일부터 8월 17일까지 그 주의 목요일 오후 6시에 평대
제주도가 도내 구국도 및 지방도 11개 노선을 신설 및 확장하는 계획을 두고,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주녹색당은 11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가 지난 9일 고시한 '제2차 구국도 도로건설 및 관리계획'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이 계획은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모두 1조5616억원을 들여 도내 구국도 4개 노선과 지방도 7개 노선을 확장하거나 신설하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계획 노선은 중산간에 몰려 있다. 확장되는 구국도는 ▲봉개동~와산리(8.79km) ▲귀덕리~상가리(7km) ▲신례리~수산리(32.2km) 등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함에 따라 제주에 비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하늘길과 바닷길엔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피해신고도 속속 접수되고 있다.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서귀포 남동쪽 약 210km 해상에서 시속 12km로 북북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20분에 기해 제주도남쪽바깥먼바다와 제주도남동쪽안쪽먼바다에 태풍경보를 발효했다. 제주도전지역과 제주도남서쪽안쪽먼바다, 제주도앞바다, 남해서부서쪽먼바다에도 태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제주도남쪽먼바다를 중심으로 물결은 3~5m로 매우 높게 일고
지난 8월 5일 토요일 저녁 7시 서귀포 칠십리야외공연장에서 스카밴드 사우스카니발의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었다.사우스카니발이라는 이름은 이젠 제주도민들에게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서귀포의 대형 야외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감행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도민에게 있어 존재감의 의미와 설명을 다한 것이 아니겠나?사우스 카니발은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속의 시간을 활동하며 제법 무게감 있고 굵직한 행보를 보여왔다. 일찌감치 제주 인디 씬에서 '스카(ska)'라는 색이 분명한 음악 장르와 제주방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도만 그런 게 아니다.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끓고 있는’ 중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 7월 온도가 기온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하였다. 아르헨티나·칠레·페루 등 남미 국가는 한겨울임에도 기온이 30도 넘게 치솟는 무더위가 덮치고 있다.바닷물 온도도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갱신 중이다. 바닷물 온도의 상승으로 바닷물 흐름이 멈춰서서 2025년쯤이면 기후재앙이 닥칠 것이란 경고도 들려온다. 남극의 바다얼음(해빙) 면적도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최소치를 기록하였고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여름입니다.매년 기록되는 숫자가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이상기후가 지배하는 세계를 기후위기 시대라고 부릅니다. 인간이 산업활동을 통해 배출한 과도한 이산화탄소가 만들어낸 지구적 변화입니다.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여내지 못하면 2050년도가 되기도 전에 궤멸적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올해 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중부와 남해안 지역이 식수도 없어 허덕이다 장마가 시작되자 수많은 범람과 산사태, 침수로 인해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삼가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