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코앞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초)저출생과 지방인구소멸, 청년 관련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앙당 차원에서는 여야를 떠나 관련 공약과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제주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은 이와 관련 어떠한 대안과 정책을 제시할지 주목해볼 일이다.저출생 대책, 누가 어떤 정책을 말하는가?엄밀히 말해 저출생 및 지방인구소멸 위기, 청년 관련 문제는 특정 ‘세대’가 아닌 우리 ‘시대’의 문제이다. 우리 사회에서 저출생은 어제오늘에 나타난 현상은 아니지만, 이처럼 짧은 시간에 지
줄상낭은 측백나무과 상록수 누운 향나무의 제주말이다. 줄은 줄기를, 상낭은 향나무를 가리킨다.높은 산 아고산 지대와 고산지대의 서늘한 곳에서 자라는 누운 향나무는 거치른 토양과 암반위에 붙어서 납작하게 누워 줄기처럼 가지가 사방으로 뻗는다. 그래서 한반도 내륙 사람들은 '누운 향나무'라 했고, 제주사람들은 '줄상낭'이라 했던 것이다.한라산이 제주도 한복판에 우뚝 서 있음에도 옛 탐라인 들은 한라산에 함부로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비구름과 안개가 많아 멀리서 바라보는 신비로움이 탐라인 들에게는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했을 것이다.조선시대
남편은 죽음의 처리에 관해 고루한 생각을 가진 남자였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화장장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외할머니도, 아버지도 벽제에서 화장하고 산에 뿌렸다. 남편은 매장 외에는 다른 방식의 장례를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남자였다. 화장은 결단코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었다. “뜨겁잖아.” 이게 10년 전쯤의 일이다.그 사이 가족들의 죽음이 두 번 있었다. 시대적 흐름을 받아들여 모두 화장을 했다. 남편은 대세에 떠밀려 화장장을 받아들였다. 화장 후에는 가족묘지에 안장하는 것으로 만족했다. 가족들의 미래 묫자리도 예비되어 있었다.
재즈 뮤지션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리얼북(RealBook)이라는 책이 있다. 여기엔 여러 400여개의 스탠다드곡들이 수록돼 있다 'Jazz Standard'란 뮤지션들이 자주 연주하는 곡들을 뜻한다. 스탠다드 곡은주로 3-40년대의 브로드 웨이 뮤지컬과 영화음악이었고 후에 듀크 에링턴이나 몽크 등 재즈 작곡가의 곡들이 추가된다.재즈 곡들은 일반 팝에 비해 다소 복잡한 코드진행과 키를 넘나드는 전조, 독특한 화성 등으로 인해 (즉흥)연주를 하기에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재즈는 스탠다드 곡을 익히며 시작되고 잼세션을 할 때에도 대부분은
어떤 정치가 사람을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만들까.북유럽에 있는 작은 나라 덴마크는 자연 오염을 최소화 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 35%가 자전거를 타고 일터에 간다. 5킬로미터가 안 되는 일터에 갈 때는 59%가 자전거를 탄다. 덴마크는 맑은 날이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미세먼지는 없다. “코펜하겐 중앙역 앞은 자전거 수천 대가 놓인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 모습을 보노라면 덴마크에는 사람보다 자전거가 더 많다는 말이 실감난다.”(137쪽) 그 나라에는 핵발전소도 없다. 핵쓰레기를
또 비다.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지만 올겨울은 더 유난하다. 어릴 때 기억으론 겨울이 건조하단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도무지 건조하단 느낌이 들지 않는다. 칙칙한 나날들의 연속이다. 어렸을 적 중산간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무말랭이 만드는 작업을 겨우내 했다. 무를 썰어 찬바람에 자연건조했다. 앙상하게 마른 무말랭이를 거둬들이고 커다란 마대 자루에 담는 작업을 하노라면 손끝이 다 헐었다. 겨울 찬바람에 손등이 트고 그것도 모자라 손끝과 손톱도 모두 헤졌다. 요즘의 날씨라면 과연 무말랭이를 앙상한 가지처럼 말릴 수 있을까? 여름이나
제주의 난개발과 환경 오염 이슈에 대해 더이상 깜짝 놀라지 않는다. 관련 이슈는 "또 그 얘기?" 라는 말과 함께 옆으로 밀린다. 경각심이 마비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제주투데이는 [헐! 제주] 코너를 통해 제주의 다양한 환경 문제를 예민하게 바라보고자 한다. [헐! 제주]에 싣는 기고는 '생태적지혜'와 '프레시안'에 함께 게재된다.1. 제주도 초지와 공동목장의 생태적 가치제주도 자연경관의 특징 중 하나는 독립 화산체인 오름과 곶자왈, 광활한 초지가 펼쳐진 중산간 지대이다. 제주도 중산간 지대는 해안 지
이번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김정숙, 판사 박종웅, 판사 강미혜)의 2022구합6387 판결[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 무효확인]은 제주도의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절차에서, 월정리 주민과 해녀들의 환경권을 인정했다.자연 환경보호를 위하여 필수적인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 2017년도 ‘공공 하수도 설치(변경) 고시’가 무효라고 판단한 것이다.환경영향평가법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 또는 사업을 할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평가해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과 건강하고 쾌적한 국민 생활을 도모’하기 위한
먼낭은 감탕나무과 상록 활엽수 먼나무의 제주말이다. 키는 약 10미터 정도 자라며 가지는 사방으로 균형있게 뻗는다.어린 가지는 암갈색이며, 굵은 가지와 줄기는 회백색이다. 진록색의 두꺼운 타원형 이파리와 함께 하얀눈 내리는 겨울에도 빨강색 열매는 싱싱한 생명력으로 다가온다.먼나무의 주산지는 제주도이며 전라남도의 보길도에도 자생한다. 제주도에는 서귀포 천지연 난대림에서 시작, 한라산 해발 400고지 아래 상록수림대가 주 자생지다. 그 외로는 곶자왈 상록수림대에서 가끔씩 볼 수 있다.꽃은 5월 하순부터 6월사이 백색계통의 작은 꽃들이
최근에 영국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다. 지구의 대멸종에 관해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였다. 지구는 정말 오래전부터 생명을 품은 행성이었다. 수십억 년의 시간 동안 지구는 생명을 품어왔고 그 과정에서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한 생물의 대멸종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그중에서 가장 최악은 페름기-트라이아스기에 일어났다. 이 페름기 대멸종으로 인해 지구상의 육상생물 70%와 해양생물의 96% 이상이 사라졌다. 지구라는 행성이 존재해온 시간 동안 가장 끔찍한 최악의 대멸종이었다. 물
서른 살 무렵, 이태원의 재즈 클럽에서 기타 트리오 연주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아! 15년 정도 연습해야 저 무대에 설 수 있겠구나'재즈는 내가 하던 락 음악과는 연주 형식이 많이 달라 기존의 습관을 버리는 데만 2여년이 걸렸다. 즉흥연주가 중심인 재즈 연주는 유리처럼 투명했다. 실력이나 감정을 감추거나 덧칠할 수가 없었다. 조금 쉬운 길로 가려다 와르르 무너져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당시 연습일지의 맨 앞 장엔 웨스 몽고메리의 이런 말이 써 있었다."음악이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건 당신이 음악에게 주었던 것들 뿐입
2024년은 전 세계적으로 ‘선거의 해’이다. 유럽연합을 포함한 64개 국가에서 전국 단위의 선거(national election)가 치러진다. 이들 국가의 인구수를 모두 더하면 세계 인구의 절반에 이를 정도다. 지난 1월의 대만 총통 선거에 이어, 2월에는 파키스탄에서 총선이 실시됐고, 인도네시아에서도 대선과 총선이 진행될 예정이다. 3월에는 전쟁 중이라 불확실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4월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에서도 총선이 실시된다. 유럽연합에서는 6월 유럽의회 선거, 일본에서는 9월 자민당
2024년의 시작은 매콤한 겨울한파와 함께 했다. 그 유명한 제주 바람에 얹힌 겨울의 한기 가득한 히스테리는 온몸을 경직하게 만들었다. 몸속 혈관들이 얼어버리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나는 이 겨울의 겨울다움이 반가웠다. 인류의 어리석음으로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한 후세대는 추운 겨울 계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의 기록에서 열람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때마침 추위에 움츠린 몸과 마음에 뜨거운 피를 돌게 할 반가운 공연 소식을 접했다. 지난달 27일 저녁 08시 신제주 레드제플린에서 열린 '빅 대디'와 '오믈락 밴드'의 공연
토종 푸른독새기콩을 수확하고 판매를 고심한 적이 있었다. 한 알에 100원씩 받아도 내 인건비는 안 나올 만큼 적은 양이었다. 첫 농사에 첫 수확물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책상 위에 펴 말리면서 콩이 다 마를 때까지 어찌 팔아야 될까를 한참 고민했다. 씨앗을 심고, 밭고랑 사이를 누비며, 검질을 매고, 콩이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은 컸으나 막상 수확을 하고 나니 머리가 조금씩 아파왔다. 그렇다고 콩 한 알에 100원씩 팔 수는 없는 노릇. 그 후로도 며칠을 고심하다 청국장을 띄우기로 결정했다. 물론 나는 청국장을 먹어본 적이
제주의 난개발과 환경 오염 이슈에 대해 더이상 깜짝 놀라지 않는다. 관련 이슈는 "또 그 얘기?" 라는 말과 함께 옆으로 밀린다. 경각심이 마비되고 있다는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제주투데이는 [헐! 제주] 코너를 통해 제주의 다양한 환경 문제를 예민하게 바라보고자 한다. [헐! 제주]에 싣는 기고는 '생태적지혜'와 '프레시안'에 함께 게재된다.지도를 반 바퀴 돌려보자! 제주도, 특히 제주 바다는 태평양을 향한 ‘맨 앞’으로 한반도에서 쿠로시오 난류가 가장 먼저 닿고 수온 변화가 가파른 곳이다. 탁 트인 푸른 바다
마음이 평화로우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족이 있습니다》는 돈이 없고, 몸이 튼튼하지도 않고, 권력도 없고, 이름이 나지 않아도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바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삶이다.사람이 개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그린이는 말한다. “가족은 꼭 부부나 형제자매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마음을 나누는 상대라고 생각합니다.”평생 바다에서 일을 하면서 혼자 살았던 할아버지는, 먹을거리와 잠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개와 한 식구가 된다. 할아버지와 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같이 봄꽃 놀이를 가고, 여름
몰마롱고장은 수선화과 수선화를 기리키는 제주말이다. 아래아 발음 'ㅁ'과 'ㄹ'은 동물 말을 뜻한다. 마롱은 마늘을 뜻하며, 고장은 꽃의 제주말이다.식물 이름에 동물 말을 갖다붙이는 것은 크다는 뜻이며, 큰 마늘같이 생긴 꽃피는 식물이기에 몰마롱고장이라 한 것이다.수선화의 이름은 물 수(水), 신선 선(仙), 꽃 화(花)다. 해석해보면 물가에서 신선놀음하는 꽃, 또는 물가에 신선처럼 피는 꽃이 된다.한국 본토 육지에서 수선화의 계절은 만물이 생동하는 봄철에 꽃을 피운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12월 부터 이른봄 3월까지다.북풍이 사납게
2024년 새해 첫 도정 현안 및 정책 공유회의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지역사회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직 내부에서 불거진 성비위 관련 문제를 언급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성인지 감수성’ 함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무쪼록 새해 벽두부터 강조된 사안인 만큼, 공직사회를 시작으로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성인지 감수성을 이야기하는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단지 말이나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상영 선흘2리 전 이장은 20년간 학교에서 지리와 사회를 가르치다 제주로 이주했다.선흘2리에 야생동물 사파리를 조성하는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반대하며, 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후 이장으로 선출됐다. 주민들과 함께 전임 이장과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의 비위를 밝혀내는 성과를 올렸다. 1973년생인 그는 제주 지역 첫 70년대 생 '육짓것' 이장이다. 3년 동안 이장으로 일하면서 제주 지역 마을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의 마지막 '이장일기'다. 수고 많으셨습니다.오랜 고민
2023년은 가장 무더운 해로 기록된다.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수개월 동안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현상에 의한 것이라고도 여겨지지만, 무엇보다도 그 원인은 온실가스배출에 의한 지구기온상승의 영향임이 명백하다고 지구과학자들은 지적한다. 산업화이전 평균기온보다 섭씨 1.5도를 넘은 날도 있었고, 11월에는 처음으로 2도를 넘는 날을 기록했다고도 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의 목표인 온도상승한계를 넘은 기록이다. 다만 아직은 일시적인 상승일 뿐,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이에 따라 가뭄, 홍수, 폭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