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신 어떻게 내 이름을 알았어?” 해군기지 안으로 몸을 날렸다. 관함식 기간이었고 해외 군함들이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가득 정박 중이었다. 민간인 출입 행사 기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출입은 다른 의미였을 것이다. 때는 깊은 밤이었고 가을밤은 추웠다. 군대가 그어놓은 선 안으로 들어간 나는 큰 소리로 시위했다. 사람을 찾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잠든 운동장에다 호소했다. 관함식이 열리기 며칠 전이었다. 관함식 진행을 위해 육지 등에서 임시로 파견된 군인들이 많았다. 강정마을 사람들은 기만적으로(이 이야기는 다음에 자세히 하겠
지난번 그 벽, 강정마을의 벽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얼마 전 바닷바람 쐬고 싶어서 강정에 마지막 남은 공유수면, 멧부리를 찾아갔다. 서울에서 온 친구도 함께 있었다. 강정천 물줄기 따라 바다 방향으로 따라 걷다가 숲에 난 오솔길 끝에 이르면 갑자기 너른 주상절리 언덕이 펼쳐진다. 마을 제단이 있어서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해군기지에서 강정천 사이 얼마 안 되는 땅이 모두의 공간으로 비어있다. 그곳에서 처음 숨비꽃을 보았고, 범섬과 썩은섬 광경이 아름다워서 마을에 찾아오는 친구들을 데리고 자주 가곤 하였다. 그런데, 오솔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어떤 자리에서 나를 설명할 때, “강정마을‘에’ 사는”이라며 인사를 시작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강정마을‘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강정’은 어떤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불러오는 이름이 되었고, 사건의 대명사가 되었다. 내가 그 이름을 내 이름 앞에 수식하며 산다는 것은 강정이란 말이 가리키고 있는 어떤 일을 겪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선가, 사람들은 나의 첫 마디로 나에 대해 상당 부분을 파악하거나 판단하는 것 같다.그런데 ‘강정’이란 이름 역시 ‘마을’이라는 또 다른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