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33) 사건으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성폭행과 강·절도행각을 일삼아 온 대학 축구 선수들이 경찰에 검거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경기 남부 일대를 돌며 부녀자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아 온 경기 지역 A대학교 축구부원 B씨(22)와 C씨(21) 등 2명에 대해 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25일 오후 9시께 수원시 한 옷가게에 침입해 40대 여주인을 위협, 성폭행한 뒤 신용카드를 빼앗아 1057만여 원을 인출해 사용하는 등 2차례에 걸쳐 부녀자들을 성폭행하고 1107만여 원 상당의 금품을 강탈한 혐의다.

이들은 또 지난해 5월1일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서 D씨(28·여)의 차량을 턴 혐의다.

이와 함께 B씨는 같은 달 2일 자신의 모교인 안산 모 고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후배 9명의 지갑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1~2개월 이어지는 합숙 이후 외출이 허락되는 틈을 이용,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장애인인 어머니가 이혼, 15만 원인 축구부원 회비를 못 낼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 범행을 시작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은행 현금인출기 CCTV(폐쇄회로) 화면 분석과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B씨 등을 용의자로 특정,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학교 앞 PC방과 합숙소에 있던 이들을 16일 오후 5시께 붙잡았다.

경찰은 이들이 3~4건의 범행이 더 있다고 자백함에 따라 여죄를 캐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18일과 이날 잇따라 총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여는 등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학교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당사자 징계는 물론 축구부 해체까지 검토 중이다.

학교 관계자는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당혹스럽다"면서 "학교 명예를 실추한 부분에 대해 축구부 해체 등 강력한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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