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초등학생 12명이 서울 뭍나들이를 다녀왔다.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니다. 이들이 다녀온 곳은 바로 청와대. 27일 저녁 제주공항에 도착한 이들의 손마다에는 '대통령 할아버지'의 화구 선물이 소중히 들려있었다.

청남대 개방이 화제가 됐지만 이들 어린이들에게 청와대는 이미 푸른 잔디에 코스모스가 가득 핀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이었다.

어린이들은 청와대 초청으로 '전국 초등학교 어린이 그리기 한마당' 행사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밤이 다 되어 돌아오느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마중나온 부모님의 손을 잡고서는 저마다 청와대안 정원이며 대통령을 만난 얘기로 얘기꽃을 피웠다.

"나 오늘 대통령 할아버지랑 악수도 했다"며 김다은 학생(한라초등학교 1학년)은 뿌듯함에 들뜬 모습이었다.

김양은 "대통령 할아버지는 정말 좋았는데 청와대에 계신 경찰 아저씨들은 아무 얘기도 안해서 재미 없었다"며 투덜거리기도.

이날 학생들의 인솔을 맡은 강경문 제주도교육청 장학사는 "다은 학생이 대통령 캐리커처가 그려진 옷을 입고가서는 대통령께 직접 자랑하기도 했다"며 "전국에서 2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청와대를 방문했는데 제주학생들이 가장 총명한 것 같았다"고 이날 함께한 학생들 자랑이 대단했다.

다른 어린이들도 "청와대안에 있는 녹지원 정원의 멋진 소나무며 코스모스 길이 너무 멋있었다"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다.

전혜수 학생(외도초등학교 4학년)은 "청와대가 너무 깨끗하고 초원 같은게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오늘의 들뜬 마음을 전했다.

최 완 학생(함덕초등학교 4학년)도 이에 질세라 "나무가 많아서 제주도보다 공기가 더 좋았다"며 "나중에 거기서 살고 싶다"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어느새 부모님들의 손을 잡고 학생들이 하나둘씩 공항을 떠나가자 강 장학사는 "어린이들에게는 교실안에서의 수업 만큼이나 교실밖 체험학습이 중요하다"며 "오늘의 경험이 우리 어린이들이 자라는데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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