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또 세상을 달궜다. 지난 8일 제주도내 시민단체에 의해 결식아동에게 지원되는 도시락이 부실하다는 성명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사진이 공개된 후 순식간에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놨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비롯해 서귀포시 홈페이지, 각 포털 사이트에 비난의 글이 폭주했고, 강상주 서귀포시장은 두차례나 공식 사과를 했다. 담당 과장이 직위해제 되고 도시락 공급업체가 바뀌었다. 정치권도 잇따라 서귀포시를 방문해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지자체를 통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 인구는 3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의 최근 하루 접속 건수는 850만건에 이른다고 한다.

부실 도시락 파문 때문에 서귀포시 홈페이지는 네티즌들로부터 난타을 당한 끝에 ‘다운’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단 몇 시간 만에 수백만명이 사이버 공간에서 그 문제에 대한 사실과 의견, 평가를 접한다. 세계적으로도 정말 드문 일이다.

제주도청의 한 공무원은 “부실 도시락 파문으로 인터넷의 힘이 얼마나 큰 지를 서귀포시나 강상주 시장이 절실히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일어나는 일이 다 뉴스는 아니다. 언론사에서 선택한 것만이 뉴스가 된다. 굉장히 역설적이지만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언론사에서 보도를 하지 않으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언론의 영향력이 변하고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온라인 저널리즘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회를 ‘네이키드 소사이어티, 발가벗긴 사회’라고 정의한다. 인터넷을 통해 이제는 비밀이 있을 래야 있을 수 없는 실시간 제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환경을 오프라인시각에서 조명한다든가, 디지털 사고를 아날로그식의 우격다짐으로 꾸겨 넣는 식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영상매체의 위력이 세질수록 인터넷언론이 대안매체로서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을 이번 부실 도시락 파문을 통해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끼면서, 또한 의무가 막중함을 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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