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31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평화포럼에서 "무엇보다 평화에 대한 제주도민의 소망은 매우 간절하다"며 "비극적인 제주4.3 사건은 우리에게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께 '동북아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한 30여분간의 기조연설에서 "55년 전 이 곳 제주에서는 격렬한 좌우 대립이 발생해 수많은 주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며 "정부는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평화에 대한 제주도민의 소망이 매우 간절한 것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냉전시대의 깊은 상처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대립과 갈등의 잔재를 해소하고 평화와 화해의 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평화와 화해 위한 대립과 갈등 해소는 역사적 책무'

대통령은 또 "이러한 염원이 '제주평화포럼'의 시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포럼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에 평화공동체를 건설해가는 활발한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대통령의 4.3 관련 발언은 '4.3의 역사적 사실과 의미'만을 간단히 언급하는 등 매우 간결하게 이뤄졌다.

따라서 이날 오후 12시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리는 '제주도민과의 대화'에서 4.3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찬을 겸해 열리는 제주도민과의 대화에서는 제주4.3을 포함해 감귤, 관광, 여성 등의 테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은 기조연설이 끝난 후 별도로 마련된 VIP룸에서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 총리,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해 국내.외 관계자 등이 참가한 가운데 40여분 동안 환담을 나눴다.

대통령은 환담이 끝난 오전 11시 10분께 오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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