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당선 후 3번째 제주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걸음은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분 모두 관심을 갖고 지켜본 제주4.3사건문제에 대해 지난 봄에 정부의 공식 입장표명을 했으면 했는데 4.3 정부위원회 조사가 미처 마무리 안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또 내년쯤 4.3 기념식때 입장 발표를 생각했는데 한편으로 보면 제주도민들 마음도 급하고 그때는 선거를 임박하게 둔 시점이어서 적절치 않은 듯 싶어서 오늘 4.3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식으로 표명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과 유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55년 전, 평화로운 이곳 제주도에서 한국 현대사의 커다란 비극중 하나인 4,3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국제적인 냉전과 민족 분단이 몰고 온 역사의 수레바퀴 밑에서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을 입었습니다.

저는 이번 제주방문 전에 4.3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각계인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2년여의 조사를 통해 의결한 결과를 보고 받았습니다.

위원회는 이 사건으로 무고한 희생이 발생된 데 대한 정부의 사과와 희생자 명예회복 그리고 추모사업에 적극적인 추진을 건의해왔습니다.

저는 이제야말로 해방직후 정부수립과정에서 발생했던 이 불행한 사건의 역사적 매듭을 짓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에서 1947년 3월1일 기점으로 해서 1948년 4월3일 발생한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 그리고 1954년 9월21일까지 있었던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무고하게 희생됐습니다.

저는 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무고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며 삼가 명목을 빕니다.

정부는 4.3평화공원 조성, 신속한 명예회복 등 위원회의 건의사항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과거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억울한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비단 그 희생자와 유족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건국에 기여한 분들의 충정을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역사의 진실을 밝혀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진정한 화해를 이룩하여 보다 밝은 미래를 기약하자는데 그 뜻이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4.3사건의 소중한 교훈을 더욱 승화시킴으로써 평화와 인권이라는 인류보편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하겠습니다.

화해와 협력으로 이 땅에서 모든 대립을 종식시키고 한반도의 평화와 나아가서 동북아와 세계화의 길을 열어나가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께서는 폐허를 딛고 맨 손으로 이처럼 아름다운 평화의 섬 제주를 재건해 냈습니다. 제주도민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제주도는 인권의 상징이자 평화의 섬으로 우뚝 설 것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전국민과 함께 우리도 함께 돕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주도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이 모임을 마칠 때쯤 해서 여러분의 말씀 끝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정부의 이 사과가 모든 과거의 매듭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과거를 정리해 나가는 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제 과거를 정리하는 노력과 함께 이제 또 제주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함께 우리 제주도의 미래를 함께 얘기하는 시간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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