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의 함장이 지난 2006∼2007년 외설스러운 내용의 비디오를 자체 제작한 뒤 이를 폐쇄회로를 통해 승무원들에게 보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해군은 이에 따라 부적절한 비디오 방영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비디오가 제작될 당시 중동 해역에 배치돼 있던 엔터프라이즈호의 부함장 오원 어너스는 지난 5월 함장으로 승진됐다. 어너스는 미 탑건 조종사 출신이다. 엔터프라이즈호는 수주일 후 다시 중동 해역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버지니안-파일럿지는 지난 1일 이 같은 비디오 방영 사실을 전하면서 홈페이지에 편집된 비디오 일부를 게시했다. 비디오에는 어너스 함장이 동성애자들을 비방하고, 자위 행위를 흉내내거나 여 승무원들의 샤워 커튼을 제치며 함께 샤워하자며 들이대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3∼4년 전의 사건이 왜 이제 와서 갑자기 불거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버지니안-파일럿지는 비디오가 방영됐을 당시 승무원들 일부가 이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었다고 전했다.

비디오를 보면 어너스는 비디오 제작 이전부터 부적절한 행동과 관련, 승무원들로부터 여러 차례 불만을 샀던 것을 알 수 있다. 어너스는 비디오 초반 부분에서 "수년 간 많은 불만들을 들어왔다"고 밝히는 내용이 있다.

미 해군 대변인 크리스 심스는 "이러한 비디오는 당시는 물론 지금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해군이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어너스 함장은 지난 1983년 미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탑 건으로 알려진 미 해군 전투기무기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1961년 취역한 엔터프라이즈호는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5800명 이상의 승무원이 탑승할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호는 두 차례 더 배치된 후 2013년 퇴역할 예정이다.<뉴시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