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한 개인의 개성이 미국이라는 한 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에 크나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책이나 국정운영 노선은 정당이 다르고 또 일정부분 그나라 국민들의 선택적 사항이라는 점에서 그다지 개인적 관심이 없는데 대통령이라는 한사람이 갖는 개성이랄까 인간적인 측면의 인상은 그 막강한 영향력 때문인지 적지않는 관심이 간다.

지난 2대에 걸쳐 미국의 대통령 자리를 나란히 이어오고 있는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두 사람은 이러한 점에서 좋은 비교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50대의 동년배이면서도 정당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고 개성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두 사람은 우리들에게 긍정적, 부정적 인상과 영향을 여러 면에서 주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개인적 목표를 향한 인생의 오딧세이에서 성공한, 능력과 정열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생관,사회관이 다르고 출신 배경 또한 전혀 다르다.

한 사람은 훌륭한 가문의 뒷받침을 배경으로 개인적 노력이 기울여져 백악관에 입성한, 예측 가능한 여행을 했다면 다른 한 사람은 유복자라는 결손가정에서 나고 자라면서 정신적 압박을 받는 성장과정을 거쳤고 자신의 엄청난 노력과 열정으로 아칸소 주의 호프에서 백악관에 이르는 불가능해 보이는 여행을 했다는 점에서 뚜렷이 대비된다.

한데 개인적으로 빌 클린턴에게는 그의 약점까지도 사랑할수 있는 인간적 매력과 함께 호감을 느끼는 반면 부시에게는 무언가 모르게 싫은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어쩔수 없다.그것은 정책적인 측면이 아닌 정치를 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한 차이에서 우러나오는 순전히 비정치적 관점의 측면인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자리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권위는 배격하는 자유분방함,유머있는 태도,부드러운 인상 등이 빌 클린턴으로 하여금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개성있는 정치인으로서의 호감을 이끌어낸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출판된 그의 자서전 ‘빌 클린턴의 마이 라이프’ 책머리에는 다음과 같이 나의 마음을 끄는 구절이 있다.

‘나에게 삶에대한 사랑을 주신 어머니,사랑의 삶을 준 힐러리,모든 것에 기쁨과 의미를 부여해 준 첼시,사람들이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경멸받는 사람들을 존경하라고 가르쳐 주신 외할아버지께 이 책을 바친다.’

우리나라, 아니 우리 제주도의 정치인,행정가 들에게도 이제는 이러한 개성있는 인물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어쩌면 이러한 감정이 지난 시절, 우리의 정치인들에게서 중앙에 기대는 의존적 자세와 권위를 내세우는 듯한 후진적,구태적 자세를 많이 보아온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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