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의 사랑이야기] 불행도 행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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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의 사랑이야기] 불행도 행복도
  • 제주투데이
  • 승인 200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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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독신 남자가 있었다. 그의 바람은 일생에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행복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매일 기도를 했다. 행복하게 해 달라고.

어느 밤 그 남자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누군가 하고 문을 열어 봤더니, 기도의 보람이 있어서인지 행복의 여신이었다. 남자는 뛸 듯이 기뻤다. 그는 행복의 여신에게 들어오라고 했다.

그러자 여신은 “내게는 여동생이 있는데 언제나 함께 다니고 있다”고 하며 뒤에 서 있는 여동생을 소개했다.

남자는 그 여동생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름다운 언니와는 달리 흉측한 얼굴이었다.

“당신의 친동생입니까?”하고 남자가 물었다.

“예. 말씀드린대로 친동생인데 이름은 불행의 여신이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당신만 들어오시면 안되겠습니까?”라고 남자가 말했다.

“안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함께 다니지 않으면 안됩니다”라고 여신이 대답했다.

남자는 난처해졌다.

“곤란하시면 저희 두 사람 모두 돌아가겠다”고 행복의 여신이 말했다.

남자는 정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이것은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에 있는 행복의 여신과 불행의 여신의 이신동체에 대한 일절이다.

누구든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는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축복을 받았다고 해도 언젠가 불행이 닥칠 때가 있다. 그럴 때 거기에 휘말리지 않고 희망을 품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다’는 말처럼 겨울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는다. 화창한 봄은 혹독한 겨울 다음에 온다. 괴로움, 시련 그런 것들을 넘어서.

젊었을 때는 고생을 사서하라는 말도 있다. 고생한 만큼 성장한 뒤에 즐거움이 늘어난다. 과거의 불행이랑 현재를 비교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고생을 모르는 사람은 불행이라고 할 수 있다. 고생없이 편하려고 한다든가 즐거우려는 것은 그 근본부터 잘못된 일이다. 괴로워함으로서 정말 살아가는 기쁨을 알 수 있으니까.

행·불행을 느끼는 선악의 마음은 자기 이외의 곳에 존재하는 게 아니다. 우리들의 마음자세에 따라 어느 쪽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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