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반정부 시위 무력 진압에 따른 유혈 사태가 이어지면서 리비아가 내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리비아는 이미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수류탄이 투척되고 탱크가 동원된 외에 전투기까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하는 등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최근에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장악력 약화에 따른 내부 분열의 조짐을 보이면서 42년 철권통치의 몰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1일(현지시간) 현재 리비아는 수백 명의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사실상 내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상자 수는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 확실하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리비아 군 당국은 이날 수도 트리폴리 곳곳에 공군 전투기와 헬기 등을 투입해 반정부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무장한 아프리카 용병들이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리비아에는 이들 용병들이 시위대원 한 명을 사살할 때마다 9000유로(약 138만 원)을 받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프랑스 옵저버지는 보도했다. 용병들이 받는 상금은 1인당 370유로에서부터 2만2000유로에 달한다는 것까지 다양한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이러한 소문들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옵저버는 덧붙였다.

카다피 국가원수 지지자들도 무장한 채 거리에 나와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대규모 유혈사태가 발생하자 리비아 고위 관리들은 잇따라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법무장관이 사임했으며, 해외 주재 대사들의 사임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유엔 주재 리비아 차석대사 등 리비아 외교관들은 리비아 유혈 사태를 조사해 달라며 국제형사재판소에 카다피 정권을 고소했다.

군 당국의 균열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공군 조종사 2명은 전투기 2대를 몰고 인근 몰타에 착륙한 뒤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며, 일부 군 장교들은 장병들에게 국민의 편에 서서 카다피 국가원수를 축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또 카다피 정권에 반기를 드는 일부 부족들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 같은 리비아 내부의 분열 움직임은 카다피 국가원수의 장악력 약화에 따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카다피 국가원수의 장악력 약화로 인해 리비아에서 결국 내전이 발발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카타르 도하 브루킹스 연구소의 샤디 하미드는 "카다피 정권이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에 리비아에서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변호사 사드 드제바는 "카다피 국가원수는 자신의 부족으로 군대를 구성할 것"이라며 "그는 군대를 위해 가능한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연구소(EIU) 중동 분석가 필립 맥크럼은 "리비아 내 카다피 정권에 대한 반대파의 규모가 작고 이질적이라 새로운 정치적 질서가 설립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양한 경쟁 관계에 있는 각종 부족과 군, 이슬람교도, 자유주의자 등의 권력 다툼이 극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크럼은 "카다피 국가원수는 궁지에 몰린 동물과 같다. 그의 과거 통치를 비춰볼 때 반대파에 대해 아무 거리낌 없이 무자비한 탄압을 보였다"며 "그는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리비아에서는 유혈이 낭자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카다피 국가원수가 끝까지 권력을 붙잡고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장악력 약화에 따른 내전으로 인해 결국 몰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가 반정부 시위대의 손에 넘어간 것으로 보고됐으며, 시위대가 접수한 소규모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사 사드 드제바는 "리비아 국민들은 서로 학살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카다피 정권은 싸움으로 침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석가 제프 포터는 "카다피 국가원수는 튀니지 지네 알-아비디네 벤 알리나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와는 달리 갈 곳이 없다"며 "그가 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또 다른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는 짐바브웨뿐"이라고 평가했다.

포터는 이어 "카다피 국가원수는 대안이 없다"며 "결국 사담 후세인처럼 수렁에 빠져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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