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의원
한ㆍ일 의원연맹 소속의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16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한ㆍ일과 역사'라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에서 고조된 반일(反日)감정의 원인은 일본이 제공했다"며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고언(苦言)했다.

원 의원은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신사참배, 주한 일본대사의 다케시마 발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왜곡시키는 내용의 후소사 역사교과서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이런 행동은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쓰라린 상처를 다시 쑤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의원은 또 일본인들에게 “지금 이웃 나라들에게 폐를 끼치고 이로 인해 따돌림의 대상이 돼 가고 있는 일본 내의 일부 세력을 준엄하게 꾸짖어 달라”고 말했다.

원 의원은 아울러 "이웃 나라들이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막고 나선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존경을 받기는 커녕 거꾸로 고립과 비난에 직면해있다는 경고에 다름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 원희룡 의원 일본 아사히신문 기고문

일본 국민들께 드리는 글

저는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迷惑をかけてはいけない)" 는 “스미마셍의 문화”가 일본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 번 일본을 방문했을 때,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소란을 피우면 부모가 호되게 꾸짖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일본인 친구들의 설명에 따르면, 만약 자기 아이가 공공장소에서 그런 행패를 부리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다면, 그 아이가 따돌림의 대상이 될 것이므로,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더욱 더 엄하게 대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반일감정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원인은 일본이 제공했습니다. 일본이 침략전쟁의 피해자인 한국의 상처를 자극한 것입니다.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 주한 일본 대사의 다케시마 발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과거 침략의 역사를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왜곡시키는 내용의 후소사 역사교과서 문제 등등. 이런 일본의 행동은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쓰라린 상처를 다시 쑤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부 일본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일본 내정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국민에게는 국가주권의 문제이자 역사 속에서 자기 정체성(아이덴티티)의 문제입니다.

이웃의 상처를 자극하고 악화시키는 일본의 행동으로 인해 일본과의 우정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까지도 할 말을 잃어 양국 간의 대화 채널이 막힐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한국에서의 반응이 난데없는 1회성 발언도 아니며, 국내용 발언 또한 아닙니다. 한국민이 특별히 어그레시브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또 일본은 이 같은 한국 내 분위기가 잠시 들끓었다가 가라앉을 뜨거운 냄비라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이 과거에 집착한다고 하지 마십시오. 한국의 식민지지배의 상처는 현재에도 너무나 아픕니다. 친구가 아프다고 하는데, 아프니까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외치는데, 왜 아파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거나, 무시하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것은 진정한 친구가 아닐 것입니다.

지금 일본의 행동은 일본의 자존심과 국제적 지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결과는 이웃 나라들로부터 따돌림과 원성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웃 나라들이 일본의 UN상임이사국 진출을 막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는 것은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자존심과 존경은커녕 반대로 고립과 비난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일본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지금 이웃 나라들에게 폐를 끼치고, 또 그로 인해 이웃 나라들로부터 따돌림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일본내의 일부 세력을 준엄하게 꾸짖어 주십시오. 이웃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할지언정 상처를 덧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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