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주 중산간에 성(性) 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이 들어설 수 있을까?

제주시 도깨비 도로 일대에 성(性)을 테마로 한 '러브랜드'(LOVE LAND)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제주시는 지난 6월 문화예술단체 관계자 간담회를 가졌으나 찬반 여론이 만만챦아 금기의 영역으로 여겨온 '성' 상품화를 둘러싼 논쟁이 서서히 달아오를 전망이다.

▲ 성(性) 조각공원 안착할까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피엔드브이 아트(대표 최은주)는 제주시 연동(해안동) 680-26 일대 '신비의 도로' 공원 근처에 9000여평(2만9750㎡) 면적을 확보, 인간의 성을 주제로 한 테마조각공원 '러브랜드(LOVE LAND)'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비 100억원이 들어가는 이 러브랜드 사업에는 구상.추상 조각을 비롯해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조각물), 촉각 체험 조각품, 영상 작품 등 100여 점의 다양한 조각품이 세워진다.

또 500평 규모의 실내전시장에는 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100여점을 설치, 금기의 성을 현대 예술로 승화한 예술작품을 내보일 계획이다.

내년 1월 착공해 그 해 6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하는 러브랜드는 또 야외 조각품과 함께 야간조명과 이국적인 조명을 도입해 공원 전체를 '대지예술화'(랜드아트)한다는 방침이다.

작품제작에는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안수 부산교대 미술교육학과 교수와 김형수 충북대 미대 강사 등 국내외 중견 및 신인작가 2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주민 공람 2주간 돌입
이에따라 (주)피엔드브이 아트는 지난 6일 제주시에 최근 국립공원지역으로 있는 사업예정지에 대해 도시계획시설(문화시설)로 결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제주시는 11일부터 2주 동안 입안 공람을 통해 지역주민을 비롯한 각계 단체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또 공람절차가 끝나면 환경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제주시도시계획위원회에 이를 상정, 본격 심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앞서 (주)피앤드브이는 천마목장측과 토지매매에 합의하고 공원조성사업을 위한 필요한 행정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 '성' 테마 아직은 '낮설어'...'양성화' 바람직 의견도
(주)피엔드브이 아트측은 "러브랜드가 완성되면 이 곳에서 세계 조각가 심포지엄, 조각체험 캠프, 신혼여행 페스티벌, 조각 사진 경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관람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추가로 성 박물관과 게스트하우스를 설립해 특색있는 테마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도내 문예단체들은 "문화적 측면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예술성을 도외시한 채 상품화에만 치중함으로써 자칫 외설적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성 조각공원이 외설적이거나 포르노 같은 저급의 예술작품이 아니라 건강하고 한차원 승화된 예술품'이라면 음지의 성을 양성화한다는 순기능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챦다.

더욱이 젊은 예술인과 원로 예술인 사이에서도 찬반 입장이 엇갈리는 등 성 테마공원 조성 문제가 묘하게  '보수'와 '진보'적 사고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조각가 정모씨는 "급속히 성문화가 일상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무조건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성의 순수함과 고결함, 신비함을 얼마나 작품속에 담아내느냐가 관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술인은 "단순히 성을 형상화한 예술작품이라면 큰 의미가 없다"며 "인문학적으로 성 문화사를 고찰하고 주제의식을 고민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다가서는게 보다 효과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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