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 도법스님이 기조연설에 앞서 인사말을 건내고 있다. <제주투데이>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스님은 "강정마을에 생명평화의 꽃을 피우게 하자"며 "제주4.3과 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도법스님은 "지난 해 생명평화결사 100일 순례의 첫 행선지를 제주도로 잡은 것도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고 아픔의 땅이기 때문에 그 아픔을 치유하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상황은 갈수록 이러한 저의 염원과 멀어지고 있다"며 해군 측의 일방적인 공사 강행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도법스님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제주4.3사건 때 아버님을 여의었다"고 말하며 "해군기지를 반대한다고 주민들을 무차별 체포하고 사법처리 하는 것을 보고 이런 아픔이 다시 재연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 안타까운 심정에 속이 타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군기지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정부와 해군, 강정마을에서만 찾아선 안 된다"며 "먼저 제주도민이 이 문제를 도민 전체의 일로 보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도법스님은 "제주도 도지사를 위시해서 진보, 보수를 망라한 모든 도민의 이름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다루고 행동해고 힘을 모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자꾸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강정마을은 제주도민만의 문제가 아니며, 강정마을의 소중한 공동체가 파괴되는 것을 외면하거나 방치하게 된다면 한반도 모든 구성원이 꿈꾸고 실현시킬 수 있는 희망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법스님은 "4.3 영령들의 염원이 무엇이겠냐, 현재 강정마을 주민들의 바람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그는 "그들의 염원은 생명평화 세상이 이뤄지는 것이고 갈등과 대립을 끝내고 생명평화의 고향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염원과 바람에서 해답을 찾도록 머리와 가슴을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이곳 제주가 생명평화의 꽃을 피우는 장소가 될 수 있도록 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 모든 분들로부터 염원과 기원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화쟁위와 종회의원 스님들은 행사 후 강정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 위해 강정으로 향했으며, 25일에는 구럼비 바위 해변을 방문할 계획이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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