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 내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의 화쟁위원회 종회의원 스님들이 강정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제주투데이>

24일 개최된 제주국제평화회의에 참석한 대한불교조계종 내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의 화쟁위원회 종회의원 스님들이 강정해군기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행사의 1부 순서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을 이용해 기자회견을 가진 화쟁위 스님들은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점점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 불교계는 깊은 우려의 뜻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지용스님은 "정부의 일방적인 공사 강행에 대해 반대하는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하는 사태와 천주교 신부님들을 사법처리한 것에 대해 같은 종교인으로서 사태의 심각성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용스님은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다가 파국으로 끝났던 사례들로 인해 다 아물기도 전에 우리 사회를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중생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 동체대비행을 다하지 못한 불교계에 대해 참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러한 극한적 갈등과 대립을 풀기 위해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해결해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갈등을 일으키는 사태에 대해 반본환원하여 본연의 역할과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먼 미래 남의 나라와의 전쟁을 막겠다고 지금 내 나라 국민들과 전쟁을 벌이려 해선 안될 것"이라는 말로 정부의 공사강행을 비난하면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용스님은 "4.3의 상처를 다시 덧나게 해서는 안되며 분쟁의 화약고로도 만들어서는 안될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을 군사시설로 파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정부를 향해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결코 선택해선 안되며 해군기지를 백지화하는 것까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들은 "오늘 행사를 계기로 갈등과 대립이 종식되고 평화의 기운으로 넘쳐나길 위해 조계종 종회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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