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이틀앞둔 감자 주산지 농민들의 마음은 한가위가 야속스럽기만하다.

구좌읍 하도리, 종달리 일대 감자재배 농가들은 불과 한달전 풍요로운 결실을 기대하며 파종했지만 잦은 비날씨가 농민들의 기대를 송두리째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밭이랑은 ˝한해농사를 망쳤다˝는 깊은 시름으로 채워져 있을 뿐이다.

예년에 비해 많은 비가 감자재배 농심에 검은 멍을 들게 했다. 피해가 적은 농가들의 경우 20%정도 폐작했고, 피해가 큰 농가들은 재파종까지 하고 있다.

농민들은 ˝농사는 날씨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지만 올해는 해도 너무 한다˝며 하늘만 원망하는 기색이다.

감자 밭을 일구던 강희방씨(44·구좌읍 하도리)는 ˝지난달 15일 파종했는데 16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된 비로 폐작률이 40%나 된다˝며 한숨만 몰아쉬었다.

강씨는 ˝작년에 평당 5000원 받았지만, 올해는 생산량이 적어  평당 1000원 정도 오를 것 같다. 그러나 감자가격이 오르는 것에 비해 폐작으로 생기는 손해가 더 클 것 같다˝고 했다.

또 고두철씨(66·구좌읍 하도리)는˚작년에는 폐작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 집중호우로 20%정도 폐작될 것 같다˝며 ˝더 큰 피해를 입어 재파종하는 농가들이 있어 피해를 입었다고 말할 정도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곳 일대 중산간 포장에서는 해안가보다 10일정도 이른 8월 12~15일경에 파종을 했으나 이후 계속되는 비 때문에 많은 피해를 입었다.

일부 농가에선 감자재배를 포기하고 무로 대체해 파종했으나 무 가격이 불투명해 마음을 놓고 잠자리에 들지 못하고 있다.

채봉철씨(50·구좌읍 종달리)는˝올해 종달리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며 ˝현재까지 20%정도 폐작이 예상되지만 추석연휴때  북상하는 태풍영향으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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