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오 경찰청장.

조현오 경찰청장은 6일 제주지방경찰청을 방문해 "학교폭력 문제를 근절시키려면 교권확립이 최우선"이라며 "경찰이 해야할 일은 교사의 역할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학교폭력 근절 어우러정 국민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조현오 경찰청장은 "교권이 제대로 설 수 있게 하려면 학생들의 신고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간담회 자리엔 조현오 경찰청장을 비롯해 5명의 패널과 학교 관계자, 학생, 경찰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조 청장은 간담회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국내 치안은 외국관광객들이 밤 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인 반면에 학생들의 안전은 전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학교폭력'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법률전문가와 일반인, 교사, 학생들 사이에 다 다르다는 문제점을 공유하는데서 토론을 시작했다.

▲ 6일 오전 10시 제주지방경찰청 4층에서 조현오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폭력 근절 어우러정 국민과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제주투데이>

황정익 탐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 문제는 결국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고 다뤄져야 하는데 문제는 학생들 사이에서 자행되는 폭력이라는 것이 법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을 수 있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교수는 "그러다보면 경찰이 개입할 수 없는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고 폭력이라 규정할 수 있는 개념인식의 범위를 모두가 같은 수준에서 인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이번 4월에 학교폭력예방대책법이 개정되는 내용에 따르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신체적 폭력은 전부 다 물리적 폭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왕따나 욕설 등도 모두 학교폭력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 모든 것들이 학교폭력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문제는 학생들 자신이 하는 행위가 학교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청장은 "예전에도 학교폭력은 공공연히 있어왔는데 예전과 다른 지금은 조직화된 폭력서클이 학교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데 그 차이가 있다"며 "폭력서클에 찍히면 아무리 모범적인 학생일지라도 살아남기 위해 그 행위에 동조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발생하게 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청장은 "절대 근절은 되지 않는다. 다만 경찰에선 근절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라며 "학교사회의 주역들이 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응해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 청장은 "학교내 교사들이 이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경찰의 역할"이라며 "그러기 때문에 교권확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그러기 위해선 신고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경찰이라는 곳이 '나를 도와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학생들이 갖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강정마을회는 이날 조현오 경찰청장과 면담을 하겠다며 제주지방경찰청에 신청을 했으나, 제주경찰청은 "조 청장의 정해진 일정이 있어 힘들다"며 거절해 면담은 무산됐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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