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은 해군기지 공사장 외곽 펜스를 손괴한 혐의로 활동가 1명을 연행하기 위해 차량을 대기시키고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했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14일 '제11회 해군기지반대 전국시민집중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참가해 자신들을 통제하려는 경찰들에게 항의하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이날 충돌로 활동가 1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해군기지 외곽 펜스를 손괴한 혐의로 1명이 오후 6시10분께 연행됐고, 오후 7시께는 11명이 구럼비 바위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충돌해 연행됐다.

경찰에 연행되던 이들은 "우리가 연행돼도 풀려나면 또 다시 (해군기지 공사장으로)들어가겠다"이라며 "고작 11명 가지고 되겠느냐.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구속하라"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 14일 해군기지반대 집중행동의 날 행사가 진행되며 행진을 하던 도중 경찰과 부딪혀 격렬한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정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은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의 결의와 각오는 계속 넘쳐날 것"이라며 "여러분들의 힘이 모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남은 10일(해군기지 청문 결과에 따른 공사정지 행정명령이 최종 결정되기 까지의 기간)동안 도지사의 답을 듣기 위해선 매일 도청 앞으로 모여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욱식 전국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정부는 해군기지건설 목적이 해적으로부터의 안전과 이어도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다 허구"라며 "정부는 가짜 안보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제주해역 인근 해적들은 이미 다 사라진지 오래이며 이어도는 국제외교로 해결 가능하다고 밝힌 마당이기 때문에 제주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정부를 믿고 이 싸움을 그만둘 수는 없다"고 행사에 참가한 이들을 독려했다.

▲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박정섭 가로림만 조력발전건설 반대대책위원장이 서로 같은 입장을 공유하며 연대의식의 포옹을 하고 있다.
또한 제주해군기지 문제처럼 6년여 동안 정부의 국책사업(가로림만 조력발전 댐 건설)에 맞서 싸우고 있는 박정섭 가로림만 조력발전반대 대책위원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가로림만은 태안반도 북부에 위치한 만(灣, 바다가 육지 쪽으로 굽어 들어온 곳)으로, 정부는 현재 이곳에 조력발전 시설을 짓기 위해 댐을 건설하려고 하고 있다.

댐이 건설되면 그 아래 조성된 갯벌은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나서 반대운동에 나선 상태다. 

박정섭 위원장은 "여기 제주 와서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을 보니 고향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하며 "그간 투쟁에선 반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주민들을 서로 싸우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주민들끼리 갈등이 깊어질 때 정부는 공사업체들을 불러들여 그들의 배를 채워주고 나면 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반드시 고향 사람들이 합심해서 지켜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날 경찰은 대규모 경찰버스(40여대)를 동원, 강정포구로 가는 길가에 배치해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원성을 샀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항의하고 있는 모습.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인간은 자연과 어울려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이명박 정부는 전 국토를 뒤집어 엎으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강 회장은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이 세상을 바르게 만들어 가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치고 난 후 이들은 강정포구까지 행진을 하며 오후 7시에 기획된 공연에 참가해 같이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행진 도중 몇몇 활동가들은 해군기지 외곽 펜스를 가격하며 지나가자 이에 경찰과 마찰이 빚어져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투데이>

▲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임수경(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경북 고령)도 이날 행사에 참가해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입법활동을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강정포구에 배치된 경찰차량들.
▲ 경찰이 바리케이트를 치고 막아서자 강정주민 한 분이 항의하고 있다.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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