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 계획 연구에 따른 토론회가 15일 제주도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열렸다.<김영학기자>
"연구원들이 왜 문학쪽 일색이냐" "요식행위 토론회라면 뭐하러 하나"

15일 제주향토문화예술진흥 중·장기 계획연구에 따른 연구보고서 토론회가 열린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시청각실은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문화예술재단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고성기 한국문인협회 제주도지회 부지회장과 박경훈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제주도지회 부지회장이 토론자로 나와 연구보고서에 대한 질의를 벌였다.

연구원으로는 김병택 제주대 교수를 비롯해 문충성(제주대 명예교수), 좌혜경(민요학회 회장), 정수환(전 예총제주도지부장)씨가 참석했다.

▲"재정확충방안 제시 너무 미약하다"

고성기씨는 "도내 자치단체의 문화예술행정은 인력배치면에서나 재정투입면에서나 말을 꺼내기가 부끄러울 수준"이라며 "전문직을 확충하고 재정확충방안에 대한 제시가 너무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주의 지역문화를 알릴 수 있는 관광코스에 대한 코스의무화와 생활체육과 연계한 문화정책 추진이 절대로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의견제시 전혀 반영 안돼"

두번째 토론자로 나선 박경훈씨는 전반적으로 연구보고서 내용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민예총 등의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데다 추상적인 제시에 그치고 있다고 연구진들을 몰아세웠다.

박씨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육성기금 확충방안 500억원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제시되고 있지 않고 이사회의 인선구조가 폐쇄적이고 예술인회관 건립추진도 전체적인 예술인 동의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씨는 영상예술의 진흥방안이 극히 미진하며 특히 앞으로 제주문화예술을 이끌어 나갈 청년예술인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하나의 장으로 만들어 연구보고서에 삽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식적 토론회 불과"에 "그럼 뭐하러 하나" 반발

문충성 연구원(제주대 명예교수)은 답변을 통해 "우리는 아무 권한도 없다. 도로부터 과제지시를 받고 수행할 뿐이다. 의견이 반영안됐다는 등의 말은 도에 가서 하라"고 말해 긴장감이 돌았다.

더구나 문 연구원은 "이런 토론회가 어쩌면 요식행위에 불과한 부분도 있지 않느냐"고 말한데 대해  고성기 토론자가 "그러면 오늘의 토론회를 뭐하러 하느냐"고 반발하면서 장내가 술렁이기도 했다.

또한 답변에 나선 정수환 연구원(전 예총제주도지부장)은 박경훈씨의 질문에 대해 조목조목 공박하면서 설전을 벌였다.

정 연구원은 "지적한 사항의 대부분은 원문에 있는 세부항목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데 따른 오류"라며 "문예진흥기금의 지원도 설문조사도 '다수가 금액이 적더라도 많은 사람에게 배분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연구원들 왜 문학쪽 사람 일색이냐"

방청석 질문자로 나선 강문칠씨는 "토론자와 연구원 모두 문학쪽 사람 일색으로 구성됐다"며 연구원 선정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화살이 문화예술재단과 도로 향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참석했던 한동주 도문화예술과장은 "도에서는 연구원 선정 등에 관해서 전혀 관여한 적이 없으며 연구보고서도 법과 재정 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는 "연구원 선정은 전적으로 문화예술재단 자체적으로 한 것이며 각 단체에 공문을 보내는 수순을 밟았다"고 해명했다.

▲제주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 연구보고서는 무엇인가

제주문화예술진흥 중장기계획 연구보고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제56조에 규정된 전통문화예술진흥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용역과제이다.

도가 지난 4월 제주문화예술재단에 용역을 의뢰했고 6월 연구진과 자문위원 구성을 마치고 이번에 중간성과물인 연구보고서 초안을 내놨다.

전체 104쪽 분량으로 구성된 이 보고서에는 계획의 목적과 범위, 부문별 진흥계획, 계획의 집행·관리 등으로 짜여져 있다.

가장 핵심인 부문별 진흥계획에는 향토문화예술진흥에 관한 기본시책 및 계획에서부터 전통문화예술의 보존 전승계발, 향토예술단체의 지원, 문화예술 관련시설의 확충 및 정비, 문화산업 육성, 제주문화의 정체성 확립 및 문화복지기반 구축 등을 담고 있다.

이번 용역에는 김병택 제주도 교수가 책임연구권으로 참여하고 있고 문충성(제주대 명예교수), 좌헤경(민요학회 회장), 정수환(전 예총제주도지부장), 양상호(탐라대 교수), 고창균(제주관광대 교수), 유철인(제주대 교수), 김영호(중앙대 교수),정수현(전 도의회 사무처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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