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없는 조종사 노조 파업

  7월 5일과 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가 벌인 준법투쟁과 파업은 서민대중은 물론이고 대다수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분노로 밤잠을 못이루게 만들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조종사들의 파업과 관련하여 분노하는 것은 항공사 소유와 연관이 있거나 자주 항공기를 이용하는등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있어서가 아니다.

 일반국민들로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억대가 넘는 초고액 연봉을 받는 조종사들이 귀족적 권력노조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상식적이고 황당한 극단적 이기주의의 극치인 과도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막가파식 파업을 벌였기 때문이다.

 평균 1억2천만원(대한항공 최저7500~최고1억7천만원,아시아나항공최저8500~최고1억9천만원)이라는 초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끝없는 경제불황과 고유가에 허덕이는 경제현실과 파업 부적절이라는 국민정서를 무시하고 오로지 한푼이라도 더 쥐어짜내 호의호식 하겠다는  왕밥그릇 투정을 부리는 자체도 그렇지만 국민 비난여론에 비록 철회하였다고 하나 처음 이들이 파업조건으로 내걸었던 요구 사항을 보면 이들이 과연 항공기 조종사인지 항공사 사장인지 승객을 볼모로 항공사와 협상을 벌이는 협박전문 무뢰한 들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다.

조종사인가 항공사 사장인가

  이들 조종사 노조가 논란이 일자 철회했던 요구조건을 보면 항공사와 승객 그리고 국민정서는 안중에도 없다.항공사는 사기업이면서 공공성을 지닌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이다.

  따라서 항공사는 요금을 받고 승객을 목적지까지 편하고 안전하게 모시는게 수익창출 못지않은 중요한 경영목표다.

  당연히 항공사 소속의 여객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는 이러한 회사의 경영이념과 목표에 부응하여 최선을 다한 조종솜씨로 비행기를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시키는 걸 최고의 가치로 여겨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사 조종사 노조원들은 이러한 조종사로서의 기본책무보다는 자신들의 권익을 극대화시키는 데만 몰두하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상식적으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황당한 요구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승객을 볼모로 파업을 할 수 있는지 정상적인 상식으론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어 며칠전 스스로 철회한 이들이 내걸었던 요구조건을 보면 대표적으로 아시아나 항공사 조종사 노조의 경우 자신들의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가족용으로 매년 비즈니스석 10장을 포함 왕복 항공권 14장을 무료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러한 날강도 같은 요구조건을 어떻게 들고 나왔는지 기가 찬다. 금액으로 쳐도 5000만원에 달한다고 하니 평균 1억2천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조종사의 경우 1억7천만원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야말로 회사 항공기를 조종사들이 자신들의 가족 항공기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왕복 항공권 14장이면 매월 1장,추석이나 설 명절이 낀 달은 두장씩 쓰겠다는 것인데 승객이 이용해야 할 좌석이자 항공사의 수입 창출원을 조종사 자신들 가족 전용석으로 만들겠다니 이러고도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기적이다.

 조종사들은 또 조종사가 개인적으로 여행할때 여유 조종석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였다.억대의 연봉을 개인적으로 한푼 쓰지 않고 사적인 여행마저 회사 항공기를 개인 비행기처럼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외국 선진 항공사를 예로 들어 새삼스러운 요구가 아니라고 하였지만 우리나라가 외국인가.회사측의 조종사들에게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국민정서가 지지를 보내면서 결국노조가 이문제도 철회하긴 하였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또한 조종사들은 기내 안전을 위해 기장에게 객실 승무원의 교체 권한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였지만 명백한 경영권 침해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회사측의 반발에 부딪쳐 성과를 얻지 못했다.조종사들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인사권을 쥔 항공기내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승무원들을 하인처럼 부려 먹기 위함은 아닌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노조는 현행 만 55세인 정년을 만 61세로 연장해줄것과 여성조종사가 임신을 임신을 하여 2년을 휴직할 경우 비행수당,상여금등을 포함 월급 100%를 지급하라고 요구하였다.

 몇개월도 아닌 2년동안 월급 수억원을 지급하라니 제3자가 보더라도 양심에 검은털이 나지 않는한 이럴수는 없다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자 노조는 정년을 57세로 연장하고 여성조종사 출산 3개월 휴직 월급 지급으로 수정안을 냈다고 한다.

 만약 여성조종사 출산 관련 최초 요구안을 계속 밀어부쳐 관철시켰다면 여성조종사들은 좋겠지만 회사로서 경영부담이 된다면 어느 회사가 임신 할때마다 2년동안 수억원의 공돈을 퍼부어야하는 여성 조종사를 선발하려 하겠는가.이는 자신들만의 이득을 얻으려다 여성 취업의 문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애시당초 부적절한 요구였다는게 중론이다.

 그리고 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모든 출장지 숙박호텔에 골프를 쳐야하니 골프클럽세트를 4세트 이상 비치하라는 요구였다.이들은 평소 안전운행을 위해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줄것을 요구했으면서 휴식을 취해야할 시간에 에너지가 소모되어 피로가 가중되는 골프를 치겠다고 한것이다.

 이러한 어이없는 주장에 삼척동자까지 나서서 비난을 퍼붓자 철회하긴 하였지만 스스로 조종사의 명예에 치명타를 가하는 자충수가 되었다는 점에서 노조 지도부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되지 않았나 싶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비행훈련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영어 자격증이 없어 국제선 탑승이 불가능한 조종사들의 고용을 보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행훈련 심사결과 조종술이 미숙하여 탈락한 사람에게 항공기 조종간을 맡겼다가 만약 항공 참사가 발생할 경우 노조가 책임지겠다는 것인가.그리고 국제선 조종사는 외국 비행장에 랜딩하기 전이나 비행중 돌발사고 발생시 관제탑과 영어로 송수신을 하여야 하는데 콩글리시 조종사가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승객의 안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할 조종사들이 집단의 이기를 위해서라면 불안전이 무슨 대수냐는식의 무책임이 그저 무서울 따름이다.

극한적 집단이기주의 단호한 대처 필요

  조종사 노조의 이와같은 요구조건들을 보면 승객이 죽든 말든 회사가 망하든 말든 먼지털 하나까지 챙길수 있는한 죄다 챙기겠다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물론 조종사 노조도 그러한 요구를 하기까지는 치열한 내부검토를 거쳤을 것이고 그결과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에 제기하였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미안스럽게도 일반 국민들은 조종사 노조의 요구에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다.조종사 노조의 요구 조건은 누가 봐도 주객이 전도된 비상식적인 요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종사 노조가 사장이고 항공사는 조종사 노조 뒤치닥거리나 하는 마당쇠가 아니라면 이러한 요구가 나올수는 없다.조종사 사모님,왕자와 공주님등 해외 왕복 항공권 14장을 마련하여 바치고 잠자는 호텔에 휴식시간 축내기용 골프채를 비치하라는 지시형 요구는 사장급 정도의 상전이 라해도 가당찮기 때문이다.

 이처럼 욕심이 목까지 차오른 조종사들을 고용하여 경영을 해야하는 항공사 관계자들이 불쌍하다.그럴수야 없겠지만 차라리 항공사를 폐업해버렸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무튼 국민적 비난여론에 굴복하여 골프채 비치,가족항공권 지급등 집중적 비판을 받았던 14개 요구조건을 철회하긴 하였지만 앞으로도 조종사들은 돈먹는 하마처럼 가져다 먹으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회사가 자신들을 필요로 해서 고용했으면 줄수 있는건 모두 주어야 한다는 자기 중심적 판단과 당위적 욕심을 부리기 앞서 회사가 자신을 고용해 주었기에 억대의 고액 연봉으로 고급승용차 굴리며 남부럽지 않게 가족 부양하고 살수 있게 되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아야 할 것이다.

 향후 항공사도 파업위협에 굴복하여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무조건 들어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그들의 끝없는 요구를 들어주는데 소요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항공요금을 올릴 수 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만약 여유자금이 있다면 지상근무 직원 몇명이라도 더 채용하여 실업난 해소에 기여하거나 국내 신규사업에 투자하여 일자리를 창출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게 의미가 있을 것이다.

 노조와 항공사는 국민정서와 여론 경제상황등을 고려하여 기준과 원칙,상식을 무너뜨리지 않고 상생의 정신 아래 조속하고 원만하게 사태를 해결하여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립하는 계기로 만들길 바라마지 않는다.
 
 
2005/07/07 [11:41] 김환태 논설위원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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