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중현 연구원.
윤중현 제주고고학연구소 연구원은 16일 "항파두리 토성 중심 토루(土壘, 성벽 등을 흙으로 쌓아서 만든 구조물)를 조성하기 위해 거푸집을 제작했음을 알 수 있는 영정주 및 목주흔 등이 확인됐다"며 "이를 통해 고려시대 판축(版築, 토벽 등을 쌓을 때 흙을 얇은 층상으로 다져서 쌓아 올리는 방법)토성 축성 방법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제주시 애월읍 상귀리 소개 항파두리서 열린 '항몽유적지(사적 396호) 토성 발굴조사 중간보고 및 자문검토회의'서 "현재까지 토성의 기본적인 구조는 확인됐지만 내외측구와 판축용 틀의 정확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그 외 기저부축석열, 와적층, 내외피 성토면 등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 항몽유적지 토성 발굴조사 현장.
윤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향파두리 항몽유적 토성 복원사업을 위한 발굴조사"라며 "또한 제주도 최초로 이뤄진 향파두리 토성에 대한 순수 학술발굴"이라고 토성 발굴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토성에선 토성의 기본구조인 중심 토루, 내외피 토루, 기저부 석축열, 와적(瓦積)층, 영정주 초석 등이 확인되고 있다"며 "각 지점마다 중심 토루는 비교적 잘 남아 있으나 내외피 토루의 경우 감귤 경작과 급한 경사에 따른 자연적인 유실로 상당부분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윤 연구원은 "기저부 석축열은 성벽 내외측에서 모두 확인됐다"며 "내외측 석축열 간의 너비는 507~548cm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윤 연구원은 "내측 석축열은 외측 석축열에 비해 높이가 26~129m 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동쪽의 1지점에서 서쪽인 5지점으로 갈수록 높이의 차가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윤 연구원은 "중심 토루는 한 번에 축조된 것이 아닌 단계적으로 판축해 쌓았다"며 "하지만 횡판목흔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향파두성 동·서쪽엔 고성천과 소왕천이 깊은 계곡을 형성한다"며 "방어에 유리한 지형을 갖춘 곳이다"고 소개했다.

한편  대몽항쟁의 대표적 유적지인 항파두리 항몽유적지 토성 발굴조사는 오는 8월 6일까지 진행된다.

발굴조사는 상귀리 781-1번지 외 6필지 1000㎡에서 이뤄지는데 동쪽에서 서쪽까지 1~5지점 나눠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조사 구간.
제주시는 (재)제주고고학연구소에 용역 의뢰했다.

시는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 기저부 형태, 판축기법, 중심 토루와 내외피 토루, 내외측 수로, 판축용 틀의 사용여부 등 토성의 축성방법과 규모, 기존 성폭 단면 등을 파악해 구체적인 기초자료 확보, 추후 토성 정비·복원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엔 차용걸 충북대 역사교육학과 교수, 이청규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신석하 제주국제대 건축디자인과 교수, 권상열 구립제주박물관장이 참석, 설명을 들은 후 발굴 현장을 둘러봤다.<제주투데이>

<박수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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