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윤 의원.
김재윤 민주통합당 의원은 19일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 질문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정부는 2008년 제주해군기지를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무늬만 '미항'이지 사실상 '군사기지'라는 비판과 지적이 계속돼 왔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제주도민들은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반대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군사기지를 관광미항으로 포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가 단독 실시한 해군기지 15만톤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해 국회 예결특위 제주해군기지사업 조사소위는 제주해군기지가 15만톤급 크루즈선 2척의 자유로운 입출항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는지 여부를 제주도와 협의해 실시하고, 필요시 제3의 전문기관을 통한 검증을 위해 검증위원회를 국무총리실에 두라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무총리실에서 기술검증위원회를 구성 운영한 결과 선박의 통항 안전성과 접안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며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여야 함에도 국방부는 국무총리실 기술검증위원회가 구성되기 전부터 제주도의 참여 없이 단독으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장관에게 묻겠다"며 "제주도가 추천한 전문가 등의 참여나 제3의 전문기관 의뢰 등 국회 권고를 무시하고 국방부가 단독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김 의원은 또 "국무총리실 기술검증위원회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는데 기술검증위원회가 구성되기 전부터 제주도와 협의 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연구용역을 실시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주도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제3의 전문기관에 의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방부가 단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시뮬레이션 결과가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가 단독으로 진행한 시뮬레이션 결과는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그 결과에 대한 제주도의 검증 요청을 거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거듭 물었다.

김 의원은 "국방부 주장대로 15만톤급 크루즈선 입·출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제주도 추천 전문가들이 직접 참여하여 확인할 수 있도록 제주도의 요구사항을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며 "또 적절한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실시되도록 제주도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제주해군기지 조감도.

김 의원은 이날 국방부 시뮬레이션 결과 신뢰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방부는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을 일방적으로 실시해 올 2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며 "그리고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국방부가 실시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에서 중대한 문제점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며 "말하자면 현재의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크루즈선의 입출항이 불가능해 정상적인 민항 기능을 수행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무늬만 민항이고 사실상 군사기지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방부는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을 '항만 및 어항 설계기준'과 '해상교통안전진단 시행지침'에 따라 실시했다고 밝히고 있다"며 "그러나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의 결과보고서를 보면 기준이나 지침을 위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 방향과 조건 등에서 심각한 오류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토해양부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출항 시 항만 입구부의 선박속도가 항만과 어항 설계기준 상의 입항 기준 선속을 2배 이상 초과해 실시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은 사고발생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을 다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있다"며 "그런데 국방부의 선박조종 시뮬레이션 결과보고서에 나타난 출항 시의 제주해군기지 항만 입구부의 선속(船速)은 최고 15.4노트로 기준 선속을 2배 이상 초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사안전법에 근거한 '해상교통안전진단 시행지침'에 따르면 시뮬레이션은 주·야간을 같은 비율로 해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방부가 실시한 선박조종 시뮬레이션에서는 야간 시뮬레이션이 단 한 차례도 수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금 설계대로 항만 공사가 완공된 뒤에 크루즈선이 제대로 입출항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다면 정부, 그리고 국방부는 극도의 불신을 받게 되고 엄청난 예산 낭비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더 이상 늦기 전에 공사를 중단하고 시뮬레이션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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