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종여성 수사본부가 설치된 성산읍 시흥리 마을회관.
21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마을회관에 마련된 '실종여성 수사본부'엔 초조한 긴장감이 흘러 넘쳤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이 수색에 투입된 터라 수사본부엔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있다.

이날 수색에 나선 인원은 305명. 경찰과 특공대, 특전사 군인들이 동원돼 실종된 지점과 신체일부가 발견된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다.

수색에 나선 7일 동안 총 1617명의 연인원이 동원됐다.

시흥리 마을회장과 주민들도 수색에 도울 것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며 수사본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확한 수색위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 범인이 악용할 수 있어서다.

양수진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확인 중에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극도로 보안유지에 나선 상태다.

특히 김녕리 만장굴 버스정류장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가 강씨의 것으로 판명된 것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감식결과가 조사중이다"는 말로 자세한 설명을 아꼈다.

양 과장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휴대전화에 곤혹스러워하기도 했다.

경찰은 작은 단서 하나라도 발견되면 신속하고 예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후 1시께는 종달리 소재 패밀리마트 인근 골목길 구석에 날파리들이 심하게 괴어 있는 것을 발견, 경찰들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급히 감식작업을 벌였으나 조류 사체로 판명되기도 했다.

▲ 경찰은 마을회관 출입문에 '관계자외 출입금지' 팻말을 걸어 이곳이 수사본부임을 알렸다.

범인의 대담한 행위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보란듯이 버스정류장 의자 위에 실종된 강씨의 신체 일부를 올려 놓고 사라진 것 때문이다. 아직 강씨가 들고 나갔다는 가방과 휴대폰, 기타 악세사리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목격자도 전혀 없어 수사경찰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실종된 지점에서 만장굴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는 약 16km. 구좌읍 지역엔 CCTV가 전혀 없다는 점도 수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성산읍을 가기 전 제주 동쪽 지역 CCTV는 조천읍 북촌초등학교 앞에 있는 것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 클린하우스 CCTV만 있는데 범인이 지나쳤을지 알 수 없다.

현재까지 나온 단서는 범인이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운동화 한 켤레와 신체 일부 뿐이다.

실종자 강씨의 동생은 "블로그(http://blog.naver.com/deatholle)를 새로 개설했다며 자신이 쓴 글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날 수색작업 결과엔 별다른 특이점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경찰이 엽기적 범죄행각의 단서를 찾아낼지 전국적 이목이 수사본부에 쏠려 있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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