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20일 "9월 2일 안으로 당내 문제를 수습할 예정"이라며 "패권주의 청산 없이는 혁신재창당을 결코 이룰 수 없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날 오후 7시30분 제주웰컴센터 1층 강당에서 개최된 '강기갑 당대표와의 만남'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혁신재창당 선결조건으로 ▲구당권파(패권세력)의 백의종군 ▲5.12 폭력사태 장본인들은 당직과 공직에서 물러설 것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등 3가지를 제시했다.

강 대표는 "패권주의 청산 못하면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며 "패권주의 청산으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가 무엇보다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구당권파는 '이석기·김재연 자진사퇴' 이외에는 들어줄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이날 강 대표와의 대화에 나선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당원들은 강 대표가 제시한 '발전적 해소' 방안으로 불거지는 '분당(分黨)'이나 '탈당'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던졌다.

현창래 당원은 "정치는 타협과 협상인데, 한 두 사람 사퇴하고 당권 포기하고 백의종군 하는 것이 과연 혁신인지 의심스럽다"며 "따로 길을 가는 것이 혁신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대표는 "공감을 하지만 핵심비대위원장을 맡아 그 2명(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만나 하소연도 많이 하고 사정도 했지만 그들은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20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도당 당원들과 대화에 나서 당 대표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어 강 대표는 "지금 그 두 사람 때문에 수많은 당원들은 한숨과 절규를 토해내고 있다"며 "만인은 한 사람을 위하고 한 사람은 만인을 위한다지만, 이 정도의 사안으로 최고 의결기구에서 정했다면 수락했어야 국민들이 수긍하고 진보정당 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강 대표는 "현재 7000여명의 당원들이 떠났다"며 "물론 배려하고 양보도 해야 하지만 지금 이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혁신'이 아니라 '봉합'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화합과 혁신은 같은 것이지만 절충안으로는 근본적인 혁신을 할 수 없다"며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제명하지 않으면 민심을 돌릴 길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발전적 해소'라는 것은 분당과 탈당을 막기 위한 안"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불에 타버린 이 집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데, 무너진 집을 버리고 다른 곳에 집을 짓는 것은 분당"이라며 "다 타고 남은 폐가에서 잡초를 뽑고 새로 기둥을 들어올리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혁신재창당'의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기갑 대표와의 만남 자리에는 강경식, 허창옥, 김영심, 박주희 의원 등 통합진보당 제주도당 당원 50여명이 참석해 2시간여 동안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통합진보당은 9월 2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의 운명(혁신재창당)을 결정지을 예정이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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