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작가 한묵씨가 이중섭을 위한 헌시 '바다'를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재불작가 한묵씨는 지난 16일 '서귀포시립이중섭미술관'을 찾아 이중섭을 위한 헌시 '바다'를 휘호하고 그 자리에서 직접 시를 낭송했다.

시 제목 '바다'는 한묵과 이중섭이 오산에서 생활할 때 같이 거닐고 찾았던 바다를 서귀포에서 다시 찾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묵씨는 원래 서울 태생이지만, 해방 후 의금강 온정리에 살면서 원산에 사는 이중섭과 인연을 맺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남으로 피난, 부산과 서울에서 이중섭과 함께 지냈던 절친한 친구다. 특히 1955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는 정릉에 하숙방을 얻어놓고 이중섭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현재 한묵씨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매년 개최하는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올해의 작가 2003 : 한묵'전 참석 차 프랑스에서 일시 귀국했으며 지난 9월 18일에는 서귀포시에서 주최한 '이중섭 세미나'에서 이중섭에 대한 회고 강연을 한 바 있다.

한편 이중섭미술관에는 가나아트에서 기증한 한묵 작가 작품 '교회'와 '새' 그림이 소장 전시되고 있다.

<다음은 시 전문>

바    다
                韓 默

바다는 젊은이의 가슴인가
그 숨결은 드높아.....
억세게 들여 끌었다가는
왈칵 달겨드는 드세움이여!
암벽을 물어뜯을 뻔하다가는
알알 부서지고 마는 안타까움이여!
오- 그것은 천길 솟구치려는 바램을
안고서 다 하지 못하는 괴로움이랴!
그러나,
바다는 항시 푸르러 항시 부풀어
한결같이 고함쳐 달겨든다….

2003. 11. 16 이중섭을 위하여 서귀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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