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제주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던 태풍 '매미(MAEMI)'는 중심기압 950hPa,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의 강풍으로 역대 최고 풍속으로 기록됐다.
태풍 '볼라벤'도 최대풍속 기록에 근접한 강풍이 일 것으로 전망돼 제주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당시 제주에 상륙하기 전 '매미'의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41m였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 '볼라벤'의 위력은 역대 최대급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볼라벤' 중심부 최대풍속은 초속 53m다. 시속 191㎞의 속도로 기왓장을 뜯어버리는 것은 물론 사람과 바위까지 날려버리는 위력이다. 차를 타고 얼굴을 밖으로 내민 채 시속 190㎞로 달린다고 상상하면 된다.
제주에선 태풍 '매미'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37동의 건물과 농경지 15㏊·농작물 2㏊가 침수되거나 유실됐으며, 비닐하우스 33동·축사 11동이 파손됐다.
특히 강풍으로 180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졌고, 옥외광고물 25개, 교통신호기 71개, 가로등 5개가 파손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강풍으로 인해 파도가 크게 일면서 어항시설 4곳 파손, 선박 8척이 전파되기도 했다.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당시 도내 14만2000가구의 77.6%인 11만223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공포의 밤'을 보내야 했다.
현재 태풍 '볼라벤'의 중심기압은 920hPa, 강풍반경이 550㎞로 매우 강한 대형 태풍급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대풍속 초속 53m를 유지한 채 제주남해먼바다에서 8m가 넘는 파도를 달고 제주로 곧장 북상하고 있다.오는 27일 오후 9시께가 되면 '볼라벤'은 서귀포 남남서쪽 약 220㎞ 부근 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후 '볼라벤'은 28일 오후 9시께 평양 북쪽 약 5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해 제주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이때 '볼라벤'은 강풍반경 400㎞의 중형 태풍으로 세력이 약해지지만 초속 41m의 풍속으로 여전히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다.
또한 기상청은 강풍과 함께 시간당 30㎜의 폭우로 제주 전역에 300㎜, 산간엔 최대 5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제주는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까지가 최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내 각 기관에서 비상대책상황실과 본부를 마련하고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주지방은 28일 늦은 오후, 볼라벤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