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를 기록한 제14호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한림읍 수원리 화훼재배 하우스 농가. <제주투데이 DB>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의 위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 2003년 제주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던 태풍 '매미(MAEMI)'는 중심기압 950hPa, 순간 최대풍속 초속 60m의 강풍으로 역대 최고 풍속으로 기록됐다.

태풍 '볼라벤'도 최대풍속 기록에 근접한 강풍이 일 것으로 전망돼 제주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당시 제주에 상륙하기 전 '매미'의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41m였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 '볼라벤'의 위력은 역대 최대급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볼라벤' 중심부 최대풍속은 초속 53m다. 시속 191㎞의 속도로 기왓장을 뜯어버리는 것은 물론 사람과 바위까지 날려버리는 위력이다. 차를 타고 얼굴을 밖으로 내민 채 시속 190㎞로 달린다고 상상하면 된다.

제주에선 태풍 '매미'로 인해  2명이 사망하고 37동의 건물과 농경지 15㏊·농작물 2㏊가 침수되거나 유실됐으며, 비닐하우스 33동·축사 11동이 파손됐다.

특히 강풍으로 180그루의 가로수가 쓰러졌고, 옥외광고물 25개, 교통신호기 71개, 가로등 5개가 파손된 바 있다.

이와 함께 강풍으로 인해 파도가 크게 일면서 어항시설 4곳 파손, 선박 8척이 전파되기도 했다.

정전피해도 잇따랐다. 당시 도내 14만2000가구의 77.6%인 11만223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공포의 밤'을 보내야 했다.

▲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예상 이동경로. <제주지방기상청 자료제공>
현재 태풍 '볼라벤'의 중심기압은 920hPa, 강풍반경이 550㎞로 매우 강한 대형 태풍급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대풍속 초속 53m를 유지한 채 제주남해먼바다에서 8m가 넘는 파도를 달고 제주로 곧장 북상하고 있다.

오는 27일 오후 9시께가 되면 '볼라벤'은 서귀포 남남서쪽 약 220㎞ 부근 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후 '볼라벤'은 28일 오후 9시께 평양 북쪽 약 50㎞ 부근 육상으로 진출해 제주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이때 '볼라벤'은 강풍반경 400㎞의 중형 태풍으로 세력이 약해지지만 초속 41m의 풍속으로 여전히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다.

또한 기상청은 강풍과 함께 시간당 30㎜의 폭우로 제주 전역에 300㎜, 산간엔 최대 50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제주는 27일 오후부터 28일 오전까지가 최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내 각 기관에서 비상대책상황실과 본부를 마련하고 태풍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주지방은 28일 늦은 오후, 볼라벤의 영향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