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화여객 파업현장. 지난달 10일 파업에 돌입한 후 47일째다. 남들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바다로 산으로 떠나고 있다.

그러나 대화여객 조합원 120여명은 일말의 기대 속에 노사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아픔과 배고픔과 정신적인 고통을 무릅쓰고 파업의 대열을 지키면서 투쟁하고 있다.

2004년 9월부터 현재까지 19억원의 임금체불로 조합원들은 생활고와 소중한 가정이라는 보금자리마저 해체되는 현실에 직면하는 등 노동자의 인내는 이제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거듭된 투쟁도 노동자들의 고통을 지우기에는 역부족. 임금체불로 생계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건설공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제주시내 버스업체인 대화여객㈜이 지난 18일 면허 취소처분과 지난 26일 대표이사 임모씨의 구속으로 인해 사실상 조합원들은 체불임금을 받기가 어려운 입장에 처해있다.

이에따라 조합원들은 당장 생계를 위해 다른 직장을 찾아야 할 상황이지만 전업이란 게 어디 말 같이 쉬운 일인가?

일부 조합원들은 제2의 버스회사를 운영할 사업자가 나타나 그들의 절박한 생계를 해소해 주길 바라고 있다.

또 체불임금을 받아내기 위해 서울에 있는 변호사에게 모든 권한을 이임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제2의 버스사업자가 나타난다고 해도 고용승계 문제가 뒤따르게 돼 있어 이 문제 또한 쉽게 해결될지 미지수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보는 시민들의 눈길이 부정적인 데다 행정기관도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등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버스회사가 탄생하기에 힘든 부분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

제주시청 홈페이지에는 불편을 호소하며 사측과 제주시를 비난하는 글을 비롯해 사태해결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뤄왔지만 지금은 뜸한 상태다.

또 이제까지 대화여객의 파업 때마다 제주시가 행정기관 차원에서 중재를 하고 사측에 임금 인상분 만큼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파업을 막아 왔지만 이제는 그럴 상황도 넘어서 있다.

이제는 시민 모두 수긍할 수 있는 버스노선, 요금체제, 운영체제가 마련돼야 할 시기다.

신규 버스업체가 생긴다 할지라도 운행계획과 실적관리, 운송수입금 등은 행정당국에서 관리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타 지역에서 시행하는 환승버스 제도를 행정당국이 도입해 외곽지역에 거주자들이 시내중심노선에도 별 무리없이 이용할 수 있는 노선의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며, 지금의 사태를 기회로 삼아 행정당국과 시민단체, 교통행정 전문가, 현 버스업체 관계자 등을 통한 의견을 수렴해 시민의 발이 되는 시내버스의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이 사회의 약자다. 밀린 월급 청산도 중요하지만 막힌 미래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힘없는 근로자들만 다 죽게 생겼는데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없다”

대화여객 파업현장에서 만난 40대 가장의 울분이 귓가를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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