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을 비롯한 마을회 주민들이 2일 제주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적인 연대로 반대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2일, 서귀포시 강정동 구럼비 바위에 펜스가 설치되면서 출입통제가 된지 1년이 지났다.

강정마을회는 2일 오전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과 사업단 정문 앞에서 '펜스설치 1년에 대한 입장' 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강정마을회는 "지난해 바로 이 날 새벽 무장경찰들이 중덕삼거리에 투입돼 펜스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던 주민 등 36명이 연행되고 3명이 구속됐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강정마을회는 "그렇게 난리법석을 떨며 추진한 지금의 해군기지는 수만톤에 이르는 해양폐기물로 전락해버렸다"며 "태풍으로 인해 케이슨이 전부 깨져 흉물스런 강정 앞바다로 변해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또한 강정마을회는 "당장 국회는 국정감사를 실시해 해군기지 사업 부실공사의 책임을 물어 공사를 중단시키고 남은 예산을 전액 회수조치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해군기지 사업 책임자와 인권유린한 경찰을 처벌하고, 우근민 제주지사도 공사중단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 강정마을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자회견에 앞서 9시30분부터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주변 도로를 돌며 '해군기지 공사중단 기원'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정마을회는 곧이어 개최될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맞물려 9월 첫째 주를 '해군기지 반대 국제행동주간'으로 정하고 전 세계에서 제주로 오는 이들과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현재 이러한 운동으로 미국과 일본, 필리핀, 영국, 독일, 대만, 인도 등지에서 20여개 단체가 연대를 선언하기로 했다"며 "이 중엔 영국 녹색당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정마을회는 "이번 국제행동주간에 각 나라에서 단체행동이 계획돼 있다"며 "인도는 대중모임을,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도 오는 8일 단체행동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상에서도 국제평화활동가들이 인터넷을 통해 제주해군기지 건설반대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히 강정마을회는 "미국의 영화배우이자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도록 하는 청원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지난 8월말께 세계자연보전연맹 측에 총회 기간 중 홍보부스 설치를 공식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는 "신청 거부는 전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며 "WCC에서 강정주민들의 발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기자회견 말미에 강정마을회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펜스를 세워놓고 이를 부스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강정마을회는 "동아시아 바다에 회귀해야 할 것은 낡은 군사주의가 아니라 평화"라며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한 협력으로 평화와 생명의 바다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정마을회는 제주의 환경적 보전가치와 천부인권을 강조하며 집회결사의 자유가 수호돼야 한다며 "지난 세기의 비극이 다시 재현되지 않기 위해서 협력과 공존의 새시대로 나아가려는 염원을 가진 사람들과 연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 마을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삼보일배를 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 중단을 기원했다.

또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 강정마을회 관계자들이 스티로폼으로 된 펜스 모형을 부수는 퍼포펀스를 벌이기도 했다. <제주투데이>

<김명현 기자/저작권자ⓒ제주투데이/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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