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8일 서울 주요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고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귀성행렬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하루 5만여명의 귀성객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터미널에는 오전부터 귀성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귀성객들은 인근 상가에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등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렸다.

상가 앞은 귀성객들이 고향으로 가져갈 짐과 부모님께 안겨드릴 선물을 쌓아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녀와 함께 고향을 찾는 부부, 학생,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등으로 활기를 띈 고속터미널은 하루종일 귀성객들로 북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학 졸업반인 장영석(26)씨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고향에 갈까 고민을 하다 결국 가기로 했다"며 "부모님께서 안오면 오히려 걱정하실까봐 나왔다. 그래도 터미널에 오니 오랜만에 뵐 부모님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터미널을 찾은 주부 김모(38)씨는 "남편이 장사를 해 딸과 함께 먼저 내려가게 됐다"며 "내일은 명절 음식을 장만해야 해서 오늘 일찍 내려가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부모님께서 손녀를 유독 예뻐하셔서 추석을 많이 기다리셨다"며 환하게 웃었다.

고속터미널 관계자는 "오늘 귀성객들이 가장 많이 귀성길에 오르겠다"며 "지난해 연휴 전날 이용객 보다 다소 많다"고 밝혔다.

서울역 대합실도 이른시간부터 몰려든 귀성객들로 발 비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귀성객들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이 묻어났지만 고향에 내려간다는 생각 때문인지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선물 꾸러미를 두손 가득히 들고 자동승차권 발매기 앞에 줄을 선 30대 남성의 얼굴에선 싱글벙글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그는 표를 뽑자마자 고향 앞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나온 한 어린 아이는 기차를 탄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모습이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자랑하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대합실에 앉아 햄버거나 미리 준비한 김밥 등으로 늦은 아침을 먹는 이들도 간간히 있었다. 배를 채우는 이들의 눈과 귀는 열차 출발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과 안내방송에 쏠려 있었다.

또 색동옷을 곱게 차려입은 한 아이는 아침 일찍 일어난 탓인지 엄마 품에 안겨 칭얼거렸다. 짐을 끌며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의 아빠는 아이를 품에 안고 대합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달래기 바빴다.

가족과 함께 부산행 기차를 기다리던 회사원 이지훈(32)씨는 "이번 추석 보너스로 부모님께 드리려고 송이버섯을 샀다"며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만큼 이번에 내려가서 확실히 효도를 해드리고 싶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연휴가 시작된 28일 오후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를 타고 있다.
이씨는 이어 "오랜만에 어머니께서 손수 지어준 집밥을 먹을 생각에 아침도 걸렀다"며 "내년에는 며느리를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동에 사는 박나연(29·여)씨는 "고향인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온지 10년이 다 됐다"며 "벌써 마음은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가 있다"고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역 관계자는 "오늘 오전 10시 이후 추석 기간 내 열차표는 모두 매진된 상태"라며 "현장에서는 입석표만 구입이 가능하지만 그것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부터 귀성차량이 급증하면서 주요 고속도로 곳곳에서는 지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고속도로를 통해 수도권을 빠져나간 차량은 22만여대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 총 45만여대가 빠져나가고 32만여대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돼 하루종일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간 요금소 기준 서울까지 예상 소요시간(승용차 기준)은 ▲서울~강릉 3시간 20분 ▲서울~대전 3시간 40분 ▲서울~광주 5시간 20분 ▲서울~목포 5시간 40분 ▲서울~부산 6시간 40분 등이다.

또 경부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 259.16㎞ 구간이 막혀 곳곳에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기흥나들목~수원나들목 4.62㎞ 구간, 판교나들목~양재나들목 9.06㎞ 구간, 양재나들목~반포나들목 4.37㎞ 구간 등에서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경부선입구(한남)~잠원나들목 1㎞ 구간, 잠원나들목~반포나들목 0.89㎞ 구간, 오산나들목~안성분기점 12.46㎞ 구간, 안성분기점~안성휴게소 3.16㎞ 구간, 안성휴게소~안성나들목 1.36㎞ 구간에서도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 중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방향 서서울요금소~안산분기점 0.9㎞ 구간, 화성휴게소~발안나들목 1.28㎞ 구간, 발안나들목~서평택분기점 6.91㎞ 구간, 서팽택분기점~서평택나들목 6.35㎞ 구간 등에서 지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월곶분기점~군자요금소 4.78㎞ , 군자요금소~서안산나들목 2.77㎞ 구간, 서안산나들목~안산나들목 3.66㎞ 구간, 동군포나들목~부곡나들목 2.44㎞ 구간, 부곡나들목~북수원나들목 3.12㎞ 구간에서도 정체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오전에는 정체가 심하진 않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정체가 심해질 것"이라며 "내일 오전까지 귀성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 기간으로 정한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전국의 이동인원이 총 2925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1일 평균 이동 인원은 487만명, 추석 당일인 30일에는 최대 609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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