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납골당에서 유골을 훔친 뒤 돈을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4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4일 전남 무안경찰서와 영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무안군 일로읍과 영암군 시종면 한 야산에 설치한 가족납골당에서 유골함이 도난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납골당 입구에 채워진 자물쇠는 절단기로 뜯어져 있었으며 안에 있던 유골함은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납골당 내부에는 "지역신문에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하겠다"는 황당한 내용의 쪽지가 들어있었다.

피해 가족이 범인들의 요구대로 지역신문에 '유골함을 찾는다'는 광고를 내자 실제로 발신지가 중국인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범인들은 불러준 계좌번호로 수 천만원을 입금하면 유골함을 돌려주겠다며 3차례에 걸쳐 협박 전화를 했으나 수상히 여긴 피해자가 송금하지 않았다.

'유골함 보이스피싱'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삼향읍과 일로읍에서 2건이 추가 발생했다.

범죄 유형도 "지역신문에 연락처를 남기면 전화하겠다"는 내용의 쪽지가 들어있는 등 모두 같았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중국 발신번호를 추적하는 한편 피해 납골당에 진입한 차량들을 조회하는 등 범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사기범들이 기존의 보이스피싱이 먹혀들지 않자 유골함을 훔쳐 돈을 요구하는 신종 수법으로 전환한 것 같다"며 "유골함을 도난 당하더라도 돈을 송금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해야 추가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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