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인체의 신비'(Body worlds) 전시회로 유명한 독일의 해부학자 군터 폰 하겐스 박사(67)가 자신의 병세가 점점 더 악화돼 가고 있으며, 숨진 후 자신의 시신도 플라스티네이션 기법으로 처리해 전시되기 원한다고 밝혔다.

플라스티네이션은 하겐스 박사가 개발한 약품을 이용해 인체 또는 동물체에서 수분과 지방을 제거한 뒤 합성수지를 채워 보존하는 기술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하겐스 박사는 독일 '빌트'(BILD)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내가 플라티네이션되는 과정을 지도하게 될 것이며 자신도 전시될 하나의 표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1년부터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하겐스는 대중의 시선 속에서 사라져 있었고, 최근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보시라이가 다롄(大連)시에 재직하던 당시 하겐스 박사의 회사와 다롄시가 협력해 만든 다롄시신표본제작회사가 중국에서 시체를 밀거래해 사형수의 시신을 전시용으로 만들어 폭리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살해한 아나운서 출신의 보시라이 정부 시신을 넘겨받아 임신한 여인 모습의 전시용 표본으로 만들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날 인터뷰에서 하겐스 박사는 "평생 도전 정신으로 충만했지만 질병 앞에서는 무력함을 느꼈다"며 "현재 스스로 신발 끈도 묶을 수 없을 정도로 손이 떨리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죽음이 가깝게 다가온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플라스티네이션 기법이 파킨슨병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 과정에 쓰이는 특정 화학물질이 이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며 실험 당시 마스크를 하지 않은 것을 너무 후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플라스티네이션 기술을 개발해 '죽음의 의사'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 그의 전시는 지금까지 3300만 명의 관람객이 봤지만 윤리와 도덕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2002년에는 런던의 한 극장에서 공개 부검을 하고 이를 중계토록 하기도 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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